“인간과 기계가 대화하는 미래 세상의 디자인”
“나는 방금 당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약속 일지를 확인했습니다” 일과가 끝난 후 차에 올라타자마자 자동차가 말한다. “이제 자유 시간입니다. 그래서 나는 고속도로 대신에 당신이 아주 좋아하는 그 커브길이 있는 전망 좋은 길로 설정했습니다. 당신이 드라이브를 즐길 거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선정했습니다”
“이봐” 당신이 떠날 채비를 하는 어느 아침에 당신의 집이 말한다. “왜 그래, 바빠? 내가 쓰레기를 꺼냈어. 고맙다는 말도 못해? 그리고 내가 일전에 사진을 보여 준 근사한 최신형 조종 장치에 관해 이야기 좀 할까? 그게 있으면 나는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당신도 알다시피 존의 집은 이미 그걸 가지고 있어”
미래에는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기계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기계문명을 묘사한 공상과학 영화에서는 똑똑하고 지능적인 기계나 로봇이 등장해서 인간을 도와주기도 하고, 재난을 초래하기도 한다. 미래에는 기계가 인간과 마찬가지로 똑똑해질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똑똑한 기계와 인간은 반드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우리 곁에 있는 휴대전화, 컴퓨터, 자동차 내비게이션, 전자레인지 등과 우리는 편안한 관계에 있는가? 기계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하게 되면서 기계와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이 종종 힘들어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기계로 인해 삶의 체험, 주체성, 세상과의 상호작용 방식 등이 변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이런 관심사의 최전선에 있는데, 그들이 바로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간공학, 심리학 및 디자인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은 ‘미래 세상의 디자인’에서 집주인 생활습관에 따라 자동으로 온도를 높이고, 불을 꺼주고 음악을 틀어주는 지능을 갖춘 집, 알아서 운전해주는 자동차 등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오늘날의 디자이너는 이전 어느 때보다 더 그들 행동의 사회적 영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자동화가 왜 필요한가? 많은 과학기술자들은 세 가지 주요한 이유를 언급하는데, 이는 지루한 것, 위험한 것 그리고 더러운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답변에 논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많은 것들이 다른 이유들로 자동화된다. 그것은 복잡한 과제를 단순하게 하는 것, 노동력을 줄이는 것 혹은 단지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 때문이다.
성공적인 자동화도 늘 대가를 치른다. 한 가지 일련의 과제들을 떠맡는 과정에서 예외 없이 새로운 일련의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동화는 종종 만족스럽게 과제를 수행하지만 유지·관리를 위한 필요를 증가시킨다. 어떤 자동화는 숙련된 노동자의 필요를 관리자의 필요로 바꾼다.
간단한 과제의 자동화조차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노먼은 커피를 끓이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일을 예로 들고 있다.
“나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물을 끓이고, 자동으로 커피콩을 갈아 커피를 추출하고, 찌꺼기를 버리며 커피를 끓이는 자동 기계를 사용한다. 그 결과는 내가 아침마다 커피를 끓이는 약간의 단조로운 일을 내 자동 기계를 유지·관리하는 더 성가신 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물과 커피콩 보관함을 채워야 하고, 기계의 내부 부품들은 주기적으로 분해하여 청소해야 하며, 물이 닿은 모든 부분에서 커피 찌꺼기와 칼슘 침전물을 닦아내야 한다.”
처음부터 실제로 그리 힘들지 않은 특정 과제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왜 이 모든 노력을 들여야 하는가? 이 경우에 그 답은 자동화가 주의에 대한 요구를 시간 이동시킬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불편한 시간-막 깨어 아직 졸릴 때, 서둘러야 할 때-에 해야 할 약간의 일을 편의대로 일정을 세울 수 있는 나중에 해야 할 상당한 양의 일과 교환하는 것이다.
현재 자동화되고 있는 과제 및 활동의 수로 보거나 그 과제들을 떠맡는 기계들의 지능과 자율성으로 볼 때 멈출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동화는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자동화가 우리에게 그렇게 많은 결함들과 문제들을 주어야 할 이유가 없다. 막대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지루한 것, 위험한 것 그리고 더러운 것을 진정으로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미래 사회를 그리는 작품은 많이 볼 수 있지만,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세세하게 관찰하여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더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위해 깊이 있게 성찰한 작품은 흔치 않다. 이러한 물음에 대해 도널드 노먼은 ‘미래 세상의 디자인’에서 현실적인 연구와 사례를 바탕으로,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심리에 관한 통찰을 더해서 진지하게 답을 하고 있다.
미래 세상의 디자인
Donald A. Norman 저 | 박창호 역 | 신국판 | 296면 | 12,000원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
인간공학, 심리학 및 디자인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은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컴퓨터 과학과 심리학과 교수이자, 디자인과 인간 심리에 관한 여러 대중적 저술의 저자이다. 애플 컴퓨터의 부사장을 역임하고, 닐슨 노먼 그룹의 공동 경영자로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 관련 기업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활동하는 현장의 실천가로 잘 알려져 있다. 2006년에는 컴퓨터·인지과학 분야의 벤저민 프랭클린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의 디자인에 관한 저서들 중 ‘디자인과 인간심리’(학지사, 1996), ‘생각 있는 디자인’(학지사, 1998), ‘보이지 않는 컴퓨터’(울력, 2006), ‘이모셔널 디자인’(학지사, 2006), ‘미래 세상의 디자인’(학지사, 2009) 등이 번역되어 있다. 그 중‘디자인과 인간심리(The Psychology of Everyday Things)’는 IEEE Spectrum online(2008년 7월)에서 ‘10대 걸작 기술서적’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학지사 개요
인간 심리의 탐구와 마음의 치유를 지향하는 출판사. 1992년 창립 이래 학술서적의 전문화와 질적 향상을 추구하여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 인간의 건강한 정신과 삶의 향상을 위해 전문지식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또한 심리검사연구소, 정담미디어, 인문학자료관, 뉴논문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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