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상사, 재해보험금 탈 수 있을까?”

서울--(뉴스와이어)--복상사(腹上死),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성교 중 동맥경화나 심장마비 따위로 여자의 배 위에서 죽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풀면 배(腹) 위에서 죽는다는 얘기다. 의학적으론 남녀가 성교 중 또는 끝난 뒤 몇 시간이 지난 때까지 잠자면서 숨지는 것을 뜻한다. ‘위에서 죽는다’는 말 그대로 대개의 경우 남성이 주인공이고 여성이 목격자일 때가 많다. 물론 체위에 따라 복하사(腹下死)도 생길 수 있다.

재판이 벌어지는 법정을 그려보면 재미있다. 엄숙과 권위를 상징하는 법관들이 근엄하게 앉아 있고 예리함과 달변으로 무장된 변호사들이 입씨름을 펼치는 모습이다. 쟁점은 사망자가 과연 업무 중의 과로나 스트레스로 숨졌는지 여부다. 변호사들이 복상사를 언급하기 시작한다. 낯선 풍경이지만 실제로 행정법원에서 벌어졌던 사건이므로 사실관계를 잠깐 옮겨보기로 한다.

대기업 부장인 A씨와 부하 여직원 B씨는 ‘불륜관계’에 있는 사이다. 두 사람은 강화도로 벚꽃놀이를 가기 위해 출장을 핑계로 근무 중 회사를 빠져나왔다. 승용차를 몰고 김포를 지나다 도로가에 댄 뒤 카섹스를 즐겼다. 그런데 일이 벌어졌다. 섹스 중 A씨가 심장마비증세를 보인 것이다. B씨가 급하게 119에 신고, 부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A씨는 끝내 급성심근염으로 숨졌다. 유족들은 A씨가 근무 중 숨졌고 출장업무의 과로로 심장마비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 소송을 냈다.

비슷한 사건이 또 있다. 평소 건강관리에 남달리 신경 쓰고 꾸준히 몸을 단련한 C씨, 그래도 혹시나 해서 1억원의 사망보험까지 들어 놨다. C씨는 친구들와 술을 마시다 벗들 권유로 안마시술소를 찾았다. C씨는 여종업원과 성관계를 가졌다. 그 역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숨졌다. 부검결과는 급성심장사. 유족들은 재해로 숨졌음을 이유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 소송을 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사망자가 남성이고 성관계 중 숨졌다는 것.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가졌고 사망 장소 역시 자기 집이 아니란 점도 같다. 복상사의 전형적 모습이다. 의학적 원인은 뭘까. 복상사원인은 심장마비가 가장 많다. 남성이 외도하면서 사정할 때 혈압이 오르며 맥박이 빨라져 순간적으로 심혈관질환이 악화되는 까닭이다. 특히 심혈관질환을 앓는 사람이 육체적으로 피로하거나 심한 스트레스 등을 받았을 때 복상사가 주로 일어난다. 심혈관에 부담을 주는 겨울철에 그런 일이 잦다.

음주 ·성행위는 가벼운 외부요인

복상사와 관련된 법원입장은 소극적이면서도 단호한 편이다. 법원은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으로 급성심장사, 청·장년 급사증후군이 생긴 경우 음주와 성행위는 이를 악화시킨 가벼운 외부요인에 불과하므로 ‘재해가 아니다’고 본다. 게다가 성행위 자체가 업무와 관련성이 없어 산업 재해성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소송을 내는 유족들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변론을 하는 변호사들도 죽을 맛인 게 ‘복상사 사건’이다. 지금도 술자리에서 복상사를 극락사(極樂死)나 황홀사(恍惚死)라 주장하는 남성들에게 묻고 싶다. 삶의 즐거움과 쾌락은 자기가 살아있음을 전제로 느끼는 것인데 아내 아닌 다른 여자 배 위에서, 그것도 객지에서 횡사할 위험을 무릅쓰고서 단발성 성행위를 즐기느냐 하는 것이다. 집에서 ‘순직(?)’하면 젯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소비라이프Q 홍영균 변호사]

(위 내용은 언론 매체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보도자료 형식의 칼럼 입니다. 단 사용할 경우 칼럼니스트의 소속과 이름을 밝혀야 합니다.)

소비라이프Q 개요
소비라이프Q는 국내 유일의 최정상 소비자 입장의 정론지로서 일상적인 소비자 문제보다는 근원적인 소비자 권익찾기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며, 작은 소비자 권익의 침해에도 소비자의 힘을 함께 모아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소비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매체입니다.

웹사이트: http://www.sobilife.com

연락처

소비라이프Q
편집기획부
김영수 부장
02-722-8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