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세계 금융위기 1년 평가와 과제’
1. 리먼사태 이후 각국의 주요 경제 지표 변화
- 금융부문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에 근접하였고 실물 부문은 최악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하고 있으나, 고용과 주택가격의 회복세는 더딘 상황
1) 금융부문
○ (주가) 주요국 주가의 경우,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에 비해 80% 수준 이상으로회복
중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900p 이상 높게 상승. 한국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보다 141p 상승.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대비 83%, 영국 90%, 일본은 85% 수준으로 회복
○ (외화유동성) 국가 부도 위험의 기준으로 외화유동성을 평가할 수 있는 CDS프리미엄의 경우, 리먼 브러더스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
한국의 경우, 2008년 699bp까지 상승했던 가산금리가 130bp로 하락. 중국 또한 리먼 사태 이후 278bp까지 상승했으나 9월 8일 현재 78bp 기록. 영국과 일본은 글로벌 이전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았으나 최고치 대비 각각 109bp, 79bp 하락
2) 실물부문
○ (생산) 제조업 생산의 경우, 최악에서 벗어나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음
미국, 영국, 일본은 각각 4월, 2월, 2월 최악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남. 중국은 제조업 생산이 리먼사태 이전과 근접해지고 있음. 한국의 경우도, 1월 제조업 생산이 20%대까지 하락한 이후 2009년 7월 증가세로 전환
○ (소비) 주요국 소매판매 경우도, 감소세가 축소되는 한편, 증가세로 반전
미국과 일본은 감소세가 둔화. 영국의 경우, 소매판매는 증가세로 전환되었으며 타국에 비해 회복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남. 중국은 증가세가 회복되었으며 한국은 증가세로 반전
○ (성장률) 경제성장률이 빠르게 회복
중국의 경우, 2009년 2/4분기 7.9% 성장률을 기록.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모두 2009년 1/4분기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IMF 전망에 따르면, 2010년 경제성장률이 각국 모두 2009년보다 크게 높아질 전망. 세계 교역량의 경우에도 2009년 -12.2%에서 2010년 1.0%로 전환될 전망
○ (회복이 미비한 지표) 고용률과 주택시장 가격 회복에는 시일 필요
미국, 영국의 경우, 리먼사태 이후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음. 한국은 2월을 최저점으로 회복세에 진입하였고, 일본의 경우에도 회복세가 완만하나 3월 최저치에서 회복 중에 있음. 영국, 중국, 한국, 일본의 경우 주택 시장이 최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남. 일본의 경우, 4월 25.9% 감소에서 회복되고 있으나 7월 12.8%로 감소세가 두 자릿수를 기록. 미국의 경우, 주택가격 지수가 5월까지 하락세를 기록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여건의 변화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규제 강화, 상업은행 중심 비즈니스 모델 확산, 유럽·일본의 금융기관 영향력 확대, 금융보호주의 대두, 통화 다극화 체제 논의 등 금융 여건이 변화하고 있음
○ 첫째, 다양한 파생금융상품 도입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된 만큼, 각국은 금융감독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
2008년 4월 G20 정상 금융 관련된 합의사항을 FSB, BCBS, IOSCO 등 여러 국제기구 통해 실천계획을 구체화. 금융 규제강화 : 금융 규제강화를 위해 G20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는 금융안정위원회(FSB)와 IMF가 협력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규제·감시하는 역할 담당. 거시건전성 감독 강화 : 미시 건전성 위주 감독이 기관간 상호 작용 및 군집 행동에 따른 시스템리스크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어 필요성 대두. 건전성 규제 개선 : 현행 자기자본 규제와 유동성 규제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비판에 대해 금융의 경기순응성을 완화시키는 방안
○ 둘째,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 증권화 업무를 위주로 수익을 추구한 투자은행 중심에서 가계와 기업 대출 위주의 상업은행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투자은행들의 증권화 업무는 구조가 복잡하여 수수료를 얻을 기회가 높았지만 서브프라임 문제가 발생되자 상품의 손실 금액을 파악할 수 없었음. 독립적으로 투자하던 IB 형태에서 은행의 고객 정보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상업은행을 기반으로 한 투자은행인 CIB 형태로 전환.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처럼 투자은행들의 구조 재편 작업이 가속화될 것임
○ 셋째, 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회사 합병이 증가함으로써 세계 금융권의 지각 변동이 이루어지고 있음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쇠퇴하고 합병을 통해 금융기관들의 순위가 변동. 리먼 사태 이후, 상위권이 아닌 금융회사들 또는 피해를 덜 입은 지역의 금융기관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주요 금융회사들을 인수
○ 넷째, 1990년대 이후 금융의 세계화를 통해서 각국은 수익을 창출해 왔으나 위험 회피 현상이 나타나며 금융보호주의가 대두되고 있음
금융의 세계화 이후, 국제 자본의 이동은 신흥시장국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이었으나, 안전투자처로의 회귀 현상이 나타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은 해외로부터의 민간자금 유입이 급격히 둔화. 2009년 중 해외로부터 신흥시장국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2008년 4,421억 달러, 2009년 1,918억 달러, 2010년 4,235억 달러로 2007년 수준으로 회복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 다섯째, 글로벌 금융위기 속, 미국의 국채 발행 증가, 재정 적자 규모 확대로 달러의 위상이 약화되며 달러 위주의 통화 일극화에서 다극화 체제로의 논의가 진행 중임
미국의 국채 발행 잔액이 2008년 10조 247억 달러까지 확대되었으며 재정적자 규모도 2009년 1조 1,860억 달러 적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달러의 기축통화 위상이 약화. 또한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 약세로 지역간 경제통합과 교역에서 유로화, 위안화 등의 통화가 지역내 기축통화로써 활용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음. 특히 중국은 금융기관 대형화, 통화스왑 확대, 2조 달러의 외환보유고 등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역할을 확대시키며 미국과 G2 체제로 부상
2008년 세계 25대 은행에는 미국이 6개로 1위, 중국이 4개로 2위를 차지.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총 6,50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왑 협정 체결을 통해 역내 금융 시장 및 세계 금융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
3. 금융위기 재발 잠재적 불안 요인
- 향후에도 각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 미국의 상업용부동산 및 신용카드 부실 확산, 동유럽발 금융위기, 중국의 자산 가격 불안 등의 불안 요인이 잠복하고 있음
○ (재정 건전성 악화) 추가 재정 여력 약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장적인 재정정책으로 각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크게 증가되어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임. IMF는 미국과 영국의 대GDP 재정적자 비율이 2009년 13.5%와 11.6%로 전년도대비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함. 이에 국가부채가 크게 증가하여 2009년말 대GDP 국가부채비율도 미국 88.8%, 일본 217.4%, 영국 68.6%로 전년말대비 10p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임
재정건전성 악화는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대규모 국채발행과 이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연결될 경우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음. 미국의 제로금리, ECB 1.00%, 일본 0.10%의 낮은 기준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저치 대비 지속적인 상승세. 특히, 과도한 국채 발행으로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를 증대시켜 실물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 또한, 미국, 영국 등 주요선진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연결된다면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적자 보존도 어려울 수 있음
○ (미국) 미국은 주택시장과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모기지 중 프라임 모기지 연체율 증가세가 지속
주택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지난 5월 0.5%로 플러스 전환된 소매판매 등 소비 지표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임. 소매판매가 5월 0.5%, 6월 0.6%로 플러스로 전환되었으나 고용시장 부진으로 인해 가계 소득이 위축되고 있어 소비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 S&P/Case-Shiller 주택가격지수는 2009년 5월 139.8로 전년동월대비 17.1% 하락하였고 2006년 7월 고점인 206.5 대비로는 32.3% 급락하여 주택시장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여전히 불안. 특히 주택 재고는 2009년 6월에 382만 3,000채(청산기간, 9.4개월)로 버블 이전인 2000년~2005년 기간 중 평균치인 220만 9,000채(4.3개월)를 100만채(4.4개월) 이상 상회하고 있어 2010년 상반기에 가서야 재고 물량이 해소 가능
한편, 최근에는 주거용모기지 부실 비율은 완화되고 있으나, 상업용부동산 부실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신용카드 대손상각률이 상승세에 있음. 미국 2009년 6월 상업용부동산 대출의 부실채권비율(5.99%)이 주거용모기지 부실채권비율 5.52%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남. 소비자 파산 증가로 인해 Citi, American Express 등 주요 신용카드사의 6월 대손상각률이 전월 대비 10% 이상 상승
○ (중국) 중국은 4조 위안 규모의 부양책에 의한 투자 효과가 가시화되며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 부진과 자산가격 버블 형성 등이 제약 요인
IMF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률은 2010년 8.5%(2008년 9.0%)로 예상되어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 그러나 2009년 수출이 1/4분기, 2/4분기 20% 감소폭을 보이고 있어 5대 수출 대상국인 EU, 미국, 홍콩, 일본, 한국의 경제 회복이 전제되어야 함. 수출은 2009년 6월에 -21.4%, 7월에 -23.0%로 4개월 연속 20%대의 감소를 기록하고 글로벌 무역 부진으로 급속히 호전될 가능성은 낮음. 금융위기로 중국의 주식은 2008년 11월 4일 1,706.7까지 폭락하였으나 2009년 8월 4일에는 3,471.4로 급등하였고 최근 조정양상을 보임.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플레 요인, 물가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 등이 중국 경제 회복의 불안요인으로 작용
○ (유럽) 유럽은 실물경기 지표 개선이 매우 느리고 재정정책에 대한 각국별 공조가 부진한 가운데 동유럽발 금융 부실 위험이 상존
소매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재정정책의 공조 수준이 미흡. 2009년 5월 유럽의 소매판매는 -0.4%로 부진하였는데, 향후 고용시장 불안 지속으로 인한 개인 소득 감소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임. 아울러, 재정정책 대응이 국별로 독립화되어 공조 수준이 미흡할 뿐 아니라 재정 확대 규모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유럽의 경기회복 지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또한 동유럽 국가 경제 상황 악화가 서유럽 은행의 대출 자산 연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 유럽 은행은 유로지역 GDP의 106.4%인 14조 5,090억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출. 이중 GDP 대비 4.8%에 해당하는 6,490억 달러가 손실로 추정. 특히 유럽 은행들의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신용공여(exposure) 규모는 1조 5,00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어 동유럽 국가의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동유럽발 부실 가능성이 존재. 동유럽 국가에 대한 총대출 규모는 1조 938억 달러인데, 오스트리아는 GDP대비 55.5%, 벨기에 23.0%, 스웨덴 21.4%의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
○ (일본) 일본의 경우, 수출 급감과 소매판매 부진에 따른 내수 침체 지속 및 재정지출 여력 약화로 장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음
2009년 6월 현재 도소매판매는 -23.4%, 민간건설 수주액은 -32.2%, 민간기계 수주액 -29.7%로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 일본의 재정수지는 2008년 GDP 대비 -5.6%에서 2009년, 2010년에는 -10.3%를 기록하고 정부부채도 2009년 GDP대비 217.4%, 2010년 226.2%에 달해 향후 재정지출 증대가 어려울 것으로 보임. 다만, 경제성장률은 2009년 1/4분기 -3.1%에서 2/4분기 0.9%로 플러스 전환되었는데 이는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 및 중국, 미국 회복에 따른 수출 감소폭 축소에 따른 것임. 그러나, 내수 부진으로 일본의 소비자 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잃어버린 10년 디플레이션 재연 가능성이 제기
4. 과제
- 본격적인 국내 경기 회복 유도를 위해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 실행
- 지역별 경기 회복 속도를 고려한 수출 전략 수립
- 유럽 금융 불안에 대비, 외화유동성 안정화 대책 마련
- 새로운 금융 환경에 맞는 금융 산업 발전 방안 모색
○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의 실행으로 본격적 국내 경기 회복 유도
경기가 완전히 회복세로 전환될 때까지 투자 증대, 고용 창출 등을 위한 저금리, 재정 지출 확대책 유지. 본격적 경기 회복 양상이 가시화되기까지 현행 저금리 정책 유지. 신성장동력산업 R&D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조정 등을 통해 기업 투자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환경개선 대책 지속 추진
○ 지역별로 다른 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하여 수출 전략을 수립
중국, 인도 등 경기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지역에 대한 수출 마케팅 강화. 중국, 인도 현지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여 이에 맞는 수출 진흥 대책 수립. 한편, 경기 회복 속도가 미진한 미국, 유럽에 대한 수출 감소폭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 강구. 한-미, 한-EU FTA 추진 속도를 높이고, 이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특히 중동 지역 경기 활성화에 대비한 건설 수주 확대 전략 수립
○ 유럽 금융 불안에 대비하여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필요
국제 금융 시장 불안에 대비하여 충분한 외환 보유고 확보. 외환보유고의 적정 규모에 대한 기준을 국내 실물, 자본 거래 규모 증대에 맞추어 새롭게 설정해야 할 것임. 세계 금융 시장 변동에 대비한 ‘위험 경고 시스템’을 지속 가동하고 다양한 금융 리스크 관리 기법을 개발. 특히 중소기업 등이 환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에 대한 환위험 관리 교육 강화 등이 필요
○ 투자은행 활성화 지속 추진, 동북아 금융협력 강화, 녹색 금융 상품 개발 등에 의해 금융산업을 안정된 형태로 발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금융권은 상업은행이 규모를 확대하고 투자은행은 비즈니스를 축소하거나, 재구조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으나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투자은행 활성화를 지속 추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국과 일본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동북아 금융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임.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녹색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므로 녹색산업 투자 유지를 위한 창의적인 녹색 금융 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임
*위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hri.co.kr
연락처
현대경제연구원
현석원 연구위원
02-3669-4024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