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2009년 국내 경제 특징과 2010년 전망’
2009년 국내 경제 특징
한국 경제는 2009년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양한 특징들을 노출하였다. 경제성장률은 2009년 1/4분기 전년동기대비 -4.2%에서 2/4분기에는 -2.2%로 하락세가 둔화되었다. 더욱이 현재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의 전환점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가 모두 상승세로 반전되어 있어,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경기 회복세 속에 다양한 특징들이 나타났는데 첫째, 주요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한국 경제는 2009년 2/4분기 전기대비 2.6% 성장으로 플러스 전환되었는데, 이는 미국 -1.0%, 영국 -0.8%에 비하면 매우 빠른 회복세이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된 일본의 0.9%에 비해서도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둘째, 금융시장 안정 속에 자산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연초 급등하던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은 가운데, 주가가 급등하고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였다. 셋째, 실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투자는 부진 양상이 심화되었다. 공업 생산, 소비재 판매, 건설기성과 같은 주요 실물 지표들이 7월에는 모두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하여 실물 경기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설비투자추계의 경우, 지난 1/4분기 17.7% 감소에서 2/4분기에는 13.4% 감소로 감소세가 다소 둔화되다 7월에는 다시 18.2% 감소하여 부진 양상이 심화된 것이다. 넷째,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었다. 세계 경기 위축과 더불어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급감하는 가운데 수입 감소율이 수출 감소율을 크게 상회하면서 경상수지는 대폭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다섯째, 경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소득, 고용 등의 부문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다. 여섯째, 가계 체감 경기가 부진하였다. 거시지표 회복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소득이 감소하면서 체감 경기는 부진세가 지속되었다.
2010년 대외 경제 여건
선진국 경기 점진적 회복 : 미국을 비롯한 일본의 경우 2010년에는 플러스 성장이 기대되나, 경기 회복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지역의 경우는 경기 개선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경기 회복세가 미국과 일본보다 느릴 것으로 전망된다.
개도국 경기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 : 중국, 인도, 중동 등 개도국 경기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2010년에는 각각 8%대, 6%대 중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지역은 2010년에 주요 수출 상품인 석유 가격 상승 등으로 경기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 완화 하에 원화 강세 :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유지 등으로 절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나 글로벌 달러의 약세 기조 완화, 경상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절상 속도는 둔화될 전망으로 2009년 평균 1,280원에서 2010년에는 1,15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 2010년 들어 세계 각국의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국제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제 유가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부문별 경제 전망
2010년 한국 경제는 3% 후반 성장 예상 : 2009년 하반기부터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 경기가 안정되면서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0년 경제성장률은 2009년 -1.0%에서 3.9%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회복세 전환 : 국내 소비는 2010년에 소비 심리 개선, 점진적 고용 회복, 주가 및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의한 正의 자산효과 등으로 3%대로 회복될 전망이다.
설비투자 미약한 회복세 :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인책, 환율 하락 등에 의한 투자 심리 개선 요인 이외에도 소비 회복세 지속 등으로 설비투자가 7% 내외의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증가 속 부문별 차별화 :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지속될 것이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의한 정부 규제 강화 등으로 민간 건설 경기는 상대적으로 부진하여 2010년에도 건설투자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다. 따라서 건설투자는 2009년 3.0%에서 2010년에는 3%대 초반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출 증가세 회복 속 경상수지 흑자 축소 : 2010년에는 세계 경기 회복으로 수출입 모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무역수지 흑자는 지속될 것이나, 그 규모는 축소될 것이다. 따라서 2010년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각각 226억 달러, 160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물가는 상승세로 반전 : 세계 경기 회복으로 국제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내수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부진 현상 개선 : 경기 회복 가시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증가 등으로 2010년에는 고용 부진 현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는 상승세 지속 : 경기회복 기대감과 자산 버블 가능성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물가 상승 가능성 등으로 시중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책 과제
2010년에는 세계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국내 경기 또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4%대 미만의 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경기 회복세를 저해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지속성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거시적으로는 신중한 출구전략,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지속, 경기 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금융정책 등이 필요하다. 첫째,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 한국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재정 정책 효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갑작스런 정책 변화로 인해 경기 회복 기조가 약해지지 않도록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둘째,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함과 동시에 예산 집행 효율성 제고를 통해 재정 건전성 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유럽의 금융 혼란 가능성 등 2010년에도 경기 회복의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지속하여 경기 회복 속도가 약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단, 2009년에는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투입 중심의 재정 운영이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2010년에는 예산 집행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2011년 이후 재정건전성 개선을 위한 준비도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경기 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신중한 금융 정책의 시행이 중요하다.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물가 불안 요인 상존 등으로 금리를 포함한 금융정책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나 정책의 갑작스런 변화로 경기회복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금리인상은 세계적인 정책 공조를 바탕으로 민간경제에 의해 자생적으로 국내 경기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되고, 세계 경기 회복세도 가시화되는 것과 같은 조건 등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한다.
한편, 미시적으로는 민간투자 활성화 유도 등을 통한 산업경쟁력 제고, 녹색성장 기반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민간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기 회복을 가속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 등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완화 정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 둘째,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유가 상승, 원/달러 환율 하락 등에 따르는 경쟁력 약화를 예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R&D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기업들의 생산성 제고 및 신상품 개발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녹색경제 기반 강화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차질없이 발굴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전략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내수 확충 등을 위해 서비스산업육성전략 역시 본격화해야 한다. 넷째, 공공부문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공기업의 중복 또는 과잉 투자 해소 등을 통해 투자 효율성을 높여야 함과 동시에 공적자금 투입 기업들도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조속한 민영화 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고용을 승계하는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노력 지속, 복지 관련 각종 제도의 지속적인 개선 및 강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임희정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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