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한솜, 소로문학골 9번째 동인지 ‘낙엽 뒹구는 그대 뜨락에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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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솜
2009-10-29 09:08
서울--(뉴스와이어)--늦가을 푸근한 서정의 향내와 삶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소로(小路)문학골의 아홉 번째 동인지가 출간됐다.

소로 9집 ‘낙엽 뒹구는 그대 뜨락에서’에는 그야말로 기막힌 삶의 풍경들이 생동하고 있다. 향기로운 일상의 노래가 가슴까지 울리는 늦가을. 소로 9집의 동인들이 다시 한번 뭉쳐 온몸으로 서정을 꿈꾸며 엮은 시집은 삭막한 우리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것이다.

하루를 매달고 있던 가방에서
가죽이나 비닐 같은 것들이
시끄럽게 수런거린다
태양 방향으로 신기루가 쏟아지고
그 사이 별들은 귀를 잃기도 했다
동에서 서로 가는 길이 뻔하다면
나를 키워 준 팔 할의 바람을 따라
낯선 남쪽을 택할까
-유승영의 <자화상>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은 어떠한 모습일까. 혹시 나의 가방에도 가죽이나 비닐 같은 것들이 시끄럽게 수런거리고 있진 않은가? 그렇게 살아가다보면 우리 또한 문명의 이기에 노예가 되어버리진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 척박한 삶 속에서 자그마한 꿈을 가슴 한 켠에 늘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들은 스스로 아웃사이더의 길을 택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자신을 키워 준 “팔 할의 바람을 따라 낯선 남쪽을 향해 걸어나간다.

먼지 쌓인 내 삶의 한 자락
바람 부는 양지쪽에 널어 말리며
묵은 옷 벗어 던지리라.

- 박천서의 <산골생활 2>

먹고사는 일에 찌들어 자꾸만 무거워지는 어깨. 사회에서 부여받은 또 다른 이름의 허울들로 퇴색되어만 가는 ‘나’라는 존재를 찾기 위해 소로의 동인들은 “묵은 옷 벗어 던지”는 결단을 내렸다. 일탈의 확실한 통로로 택한 것은 다름 아닌 ‘시’. 시로 인해 자유롭고, 시로 인해 충만해지는 그들의 삶을 감히 ‘옳은 선택’이라 말하고 싶다.

행간에 숨은 뜻이야
듣는 이의 몫
숱한 이야기를 담은 음률이 파문을 그린다.
세상 속으로, 마음속으로

- 이기은의 <피아노 조율>

활자의 시대, 낭만의 시대, 서정의 시대가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 비록 이 시대의 군상들은 그 모든 시대를 등졌지만, 그들은 깨달아야 한다. 그들이 딛고 선 그 시대가 그들의 양식을 풍요롭게 했음을...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도 시인 이기은의 말처럼 소로문학골의 동인들은 오늘도 ‘숱한 이야기를 담은 음률’을 조율한다. 침묵의 강함. 이를 아는 소로 동인들의 9집 ‘낙엽 뒹구는 그대 뜨락에서’는 멋 부리지 않은, 그러나 온몸으로 서정을 노래하는 시인들의 목소리는 올 가을 독자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파문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한솜 개요
도서출판 한솜은 종합출판사로 장르 구분없이 저자와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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