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비정규노동자 노동기본권 침해 관련 ILO 제소
2004년도 한국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816만 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55.9%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여성의 경우 비정규직이 69.2%로 10명중 7명이 비정규직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 수준은 거의 전무하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임시적 고용”에 의해, 항상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나아가 차별과 노동법상 무권리 상태에 내던져져 있다. 한국 헌법에는 분명히 “근로자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러한 노동3권은 현실에서 박탈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이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인권위는 비정규노동자들의 이러한 현실을 “비정규 근로자의 노동인권은 그 보호하고자 하는 근본가치가 훼손되고 형해화되는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비정규직 관련 법률안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고 표현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권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노동기본권의 가치와 차별금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이념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산을 억제하고, 임금과 노동조건 등에 있어서의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보호’ 입법이란 명목으로 위의 바람직한 방향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특히 우리는 위와 같은 정부의 태도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진행되고 있는 최근의 노력들과도 상반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난 2003년 91차 ILO 총회에서 채택된 “고용관계에 관한 결론문”에서는, ‘모호한 고용관계’, ‘은폐된 고용관계’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보편화된 고용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고용형태들의 발생과 그에 따른 현실과 문제점을 직시하고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결론문에 따르면(6번 단락), “법이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완전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허점을 만들거나 방치해선 안 된다. 법과 법 해석은 존엄한 노동(decent work)의 실현이라는 목표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구체적으로 ILO 총회 결론문은 “고용형태의 위장은 사용자가 종업원을 종업원이 아닌 것처럼 대우함으로써 노동자의 진정한 법적 지위를 은폐한다. ... 이는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의 이해에 반하는 것이며, 존엄한 노동의 실현을 저해하며, 결코 용인되어선 안 된다. 위장 자영업, 위장 하청계약, 사이비 협동조합 설립, 위장 용역 제공, 위장 구조조정 등이 고용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수단이다. 이러한 관행은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보호를 부정하고, 세금과 사회보장 기여금 등의 비용을 회피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정부, 사용자, 노동자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모든 영역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단결권, 사용자와의 단체교섭권 및 파업권을 포함한 결사의 자유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ILO 87호와 98호 협약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다. 더욱이 한국 정부가 결사의 자유 원칙과 차별금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등의 원칙들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비정규직 관련 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한국 정부에 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침해와 방치 행위에 대해 결사의 자유 원칙(87호, 98호 협약) 위반으로 ILO에 제소한다.
덧붙임 자료 1 : ILO 제소장
덧붙임 자료 2 : 고용관계에 관한 결론문(91차 ILO 총회)
덧붙임 자료 3 : 비정규노동자들의 실태
수신 : 국제노동기구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
참조 :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 위원회
제목 : 대한민국-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또는 결사의 자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대한민국 정부가 ILO 87호와 98호 협약을 위반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노동조합 결성권, 단체교섭의 권리, 단체행동권을 침해하고 이를 방치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공식 제소한다.
1. 비정규직 현황
이 제소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는 말 그대로 정규직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이다. 정규직 노동자는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해고할 수 없고 고용이 정년까지 보장되는 노동자로서 해당 기업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이다.
한국에서 비정규직의 유형으로 거론되는 것은 ①근로계약기간을 정해 일하는 노동자(임시계약직, 기간제, 일용직) ②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노동자 ③형식상 개인사업주로 위장되어 있는 특수고용노동자, ④단시간 노동자(파트타이머) 등으로 나뉜다. 이밖에 호출노동자, 가내노동자 등의 형태로 있다.
2004년도 한국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816만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55.9%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은 정규직이 30.8%, 비정규직이 69.2%로 10명중 7명이 비정규직으로 조사되었다.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은 25만 명으로 3.1%에 불과하다. 상용직 풀타임 중위임금의 2/3이하에 해당하는 저임금 계층은 전체노동자 47.9%에 해당하는 699만명이고 이중 비정규직은 568만명으로 69.7%의 비정규직, 즉 10명중 7명이 저임금계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노동조건 격차는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비정규직 월임금총액은 51.0에서 51.9%, 시간당 임금은 48.6%에서 53.0%로 나타났다. 다소격차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이유는 정규직은 시간당 임금이 -7.4% 감소하여 정규직의 노동조건 악화가 노동조건 격차 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서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은 정규직은 81~97%인데, 비정규직은 30~33%밖에 안 된다. 정규직은 퇴직금·상여금·시간외수당·유급휴가를 81~99% 적용받지만, 비정규직은 14~19%만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비정규 노동자의 핵심적이고 공통된 특징은 바로 임시적 고용이다. 이러한 임시적 고용의 성격은 비정규 노동자들을 항상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하고 나아가 차별과 노동법상 무권리로 내몬다. 한국 헌법에는 분명히 “근로자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러한 노동3권은 현실에서 박탈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이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2. 비정규직 유형별 노동3권 박탈 현황
임시직, 계약직 노동자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등으로 근로계약의 기간을 정하고 있는 경우가 바로 비정규 노동자의 대표적인 형태인 ‘임시직 노동자’이다. 비정규 노동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계약직, 기간제 등으로도 불린다. 일용직도 그 한 형태이다. 간접고용 노동자도 파견업체 등과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특수고용 노동자도 사용자와 기간을 정한 위탁,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기간만료시 갱신거절이라는 방법으로 해고가 사실상 자유로운 점을 악용하고 있다. 임시직 노동자들이 만일 노동조합을 설립하면 사용자에게 신분이 노출된 노조간부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될 시점에 거의 갱신거절의 방법으로 해고를 당한다.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들도 계약직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10,000명의 계약직을 해고하였고 조합원 전원이 해고되어 노조가 와해되었다. 워커힐 호텔의 식당 명월관도 노동조합 위원장과 주요간부들을 기간만료를 이유로 갱신거부하여 해고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노조는 와해되었다. 서울시에서 서울시시설관리공단에 위탁운영하는 장애인콜택시 기사노동자들 역시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나 위원장 및 간부 6명 전원을 기간만료로 해고하여 역시 노조가 사실상 와해된 바 있다. 심지어 장애인콜택시 사례의 경우 노조간부들을 해고하려고 인사고과평가 결과를 조작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임시직, 계약직 노동자들이 단체협상을 위해 조직하고 노조를 설립하려고 할 때마다, 그들의 권리는 탄압받고 있다. 기간만료시 해고위협 때문에 노조설립, 노조가입이 어렵고 노조가 설립되어도 노조 핵심간부를 중심으로 갱신거절이라는 방법으로 해고를 하여 노조를 와해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노조를 설립하기도 어렵지만 만일 설립하더라도 1년이 채 못되어 노동조합이 와해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노동자가 독립적인 조직의 결성과 단체교섭의 권리를 갖고 있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이러한 노동자의 헌법적 권리는 사용자에 의해 부정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국 현실이다. 더욱 중요하게는 정부가 이러한 노동자들의 헌법적 권리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ILO 87호와 98호 협약의 명백한 위반이다.
간접고용노동자(파견, 용역 노동자)
정규 노동자는 직접고용된다. 다시 말해 노동조건 등 노동 노동관계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권이 있는 사용자가 바로 근로계약 체결의 상대방이다. 따라서 정규직 노동자는 해당 사용자를 상대로 노동3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에 중간에 다른 사용자가 끼어서 착취하는 구조를 가진 간접고용 노동자가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는 노동관계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권이 있는 사용사업주(원청회사, 건물주, 사용업체) 아래에서 노동을 하고 있으나, 근로계약 체결은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파견사업주(용역업체, 하청회사 등)와 맺고 있다. 시설관리 노동자, 청소용역노동자, 방송사비정규노동자, 제조업의 사내하청 노동자 등이 바로 간접고용 노동자이다.
소속은 독립적인 도급회사 소속으로 해당회사와 도급 혹은 위탁계약을 맺고 해당회사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도급노동자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도급으로 위장한 불법파견업체의 노동자로 실제적으로는 파견노동자들이다. 도급회사라면 경영상의 독립성과 인사노무관리에서 독립성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사용업체에 경제적으로, 경영적으로 종속되어 있고, 인사노무관리와 업무의 지휘 감독도 사용업체에서 수행한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경우에 이를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와 맺은 용역, 파견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대부분의 파견·용역계약엔 노동조합이 결성되거나 파업을 하는 경우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이런 조항이 없더라도 사용업체는 ‘생산 차질’등의 이유로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려 한다. 시설관리 노동자 30만 명은 ‘용역계약 만료’라는 이유로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용역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전 직원이 한꺼번에 길거리로 내몰리거나 자의적으로 선별하여 재고용되거나, 재고용을 조건으로 엄청난 근로조건 저하를 강요하는 비상식적인 모습들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서 노동조합의 활동 자체가 마비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결성되자 조합원이 소속되어 있던 하청업체가 현대중공업에 의해 폐업되기도 하였다. 서울대공원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자, 역시 이들이 소속된 용역업체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업체를 바꾸어 버렸다. 새로 들어온 용역업체는 조합원들만 고용승계를 거부하였다.
캐리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경우에도 노동조합이 결성된 이후에 위장도급으로 운영하던 하청업체들이 불법파견 판정을 받자 6개 사내하청이 모두 계약해지 당했고, 거기에서 일하던 노동자 600명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취직을 하려고 하는데, 그 어떤 기업에도 취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처음에는 캐리어에서 일했다고 말했기 때문에 취직이 안되는 줄 알았는데, 이력을 아무리 속이더라도 이름 석자 치면 캐리어에서 일했던 것이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지역에서의 취직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블랙리스트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판례에 따르면 형식적인 근로계약 체결의 상대방으로 되어 있는 파견사업주, 하청업체만이 노동법상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파견·용역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더라도, 사용사업주인 원청회사는 근로계약의 형식적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체교섭 거부로 일관하면서, “고용주인 파견·용역업체와 교섭하라”면서 아무 권한과 능력이 없는 파견·용역업체에게 사용자 책임을 전가한다. 실제 대상식품, 방송사, 이랜드, 한라중공업, SK 등 대부분의 사용업체는 단체교섭 거부로 일관하거나 비공식적인 면담만을 고집하였다. 용역업체는 ‘내가 무슨 힘이 있느냐 원청업체에서 주는 도급료가 뻔한데 올려줄 임금이 어디 있나 차라리 문을 닫지’라고 한다.
이처럼 사용업체와 파견업체 모두에게 자신들의 책임성을 부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비상식적인 구조가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단체교섭권을 행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재정과 경영상의 문제에 있어서 실질적인 권한이 사용업체에 있기 때문에, 임금 등 근로조건에 대한 요구는 물론이고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요구도 모두 사용사업주가 교섭에 나서지 않는 이상 해결이 어렵게 된다.
사업장 내에서의 노동조합 일상활동이나 파업시의 단체행동 역시 불가능하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그들이 일상적으로 노동을 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업장’인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노조활동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용사업주는 자신은 당신들과 상관없으니 사업장에서 나가라면서 하청업체 사무실에 가서 노조활동을 하라고 요구한다. 법원은 출입금지가처분,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의 방법으로 자본가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사용업체와 파견업체라는 비상식적인 구조뒤에 숨어버림으로써, 사용업체는 헌법에 보장된 단체교섭과 단체행동권을 부정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법원은 현실이 이러한데도 사용업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헌법과 더불어 ILO 협약을 위반하고 있다.
이른바 특수고용 노동자
사용자와 위탁계약, 운송도급계약 등을 체결하고 개인사업자로 되어 있으며 일한 부분에 대하여 성과급(수수료, 운반료 등) 형태의 임금이 지급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있다.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 교사, 지입차주겸 운송기사, 보험모집인, 텔레마케터 등이 그것이다.
이들 노동자들은 특정 사용자의 사업을 위해서, 특정 사용자의 지휘·명령에 따라 일하고 있음에도 형식상 개인사업주로 취급되어 노동법상 노동자로 인정받기 못하고 있고 노동3권도 일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이른바’라는 수식을 붙인 이유는 이들이 프랑스, 독일 등에서 문제되는 독립노동자, 준근로자와는 내용이 다르다는 점때문이다. 한국에서 문제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그들 나라에서는 당연히 완전한 노동자로 이해되지만 한국 법원은 매우 협소한 판단기준을 가지고 노동자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노동법 적용을 면하고자 이들 노동자를 위장자영인으로 둔갑시켜 노동법 적용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3권도 박탈되어 있다.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는 노동법상 노동자성이 문제가 되면서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 또 천신만고 끝에 노동부로부터 신고필증을 받는다 해도, 건설운송노조의 사례처럼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인정할 수 없다”며 사용자들이 버티면 속수무책이다. 심지어 재능교사노조의 예처럼 체결된 단체협약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위반하더라도 검찰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체협약 위반이 아니라면서 무혐의처분을 하였다.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파업와중에 구속이 되거나 이를 이유로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당하기 일쑤이다. 사업장내의 노조활동도 노동자가 아닌데 무슨 노동조합인가라며 법원에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을 제기하면 불가능한 상황이다.
법원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자”가 아니고 “자영업자”라고 판결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들 노동자들은 그들의 노동조건, 임금, 노동시간 등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한 명의 사용자와 체결하는 “개별 근로 계약”에 전적으로 규정된다. 따라서 이들을 자영업자라고 규정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결정이다. 따라서 한국의 노동법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어야만 한다. 더욱이 사용자들은 “독립 자영업자”라는 핑계를 대면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조를 조직하고 설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사용자와 정부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3. 국회 계류중인 비정규관련 법률안의 문제점
한국정부는 2004. 9. 11. 이른바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개정안이라는 이름으로 비정규 관련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보호’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법안이 비정규직으로 제도화하여 오히려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노동기본권 보장이라는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2004. 11. 6. 그리고 2005. 4. 1. 위 법안의 철회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는 법안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반대로 사용자 5개 단체는 2005. 3. 11. 기자회견을 갖고 조속한 시일내에 정부법안은 원안대로 통과시키라고 로비와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 법안이 가지는 성격, 즉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거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아니라, 노동기본권 박탈을 방치하고 비정규직 노동자 사용을 용이하게 하는 법안임을 보여준다.
임시직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임시직 사용이 제한되어야 한다. 즉 일시적 고용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임시직 사용이 허용되어야 하며, 그러한 사유가 없거나 1년을 넘어서까지 임시직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 법안대로 하면 아무런 사유제한없이 임시직 사용이 가능하게 되어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 즉 해고위협 때문에 노동조합을 설립하기도 어렵고 설립하여도 기간만료시점에 노조간부들을 해고하면 쉽게 노조는 와해되는 상황을 개선할 수 없으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또한 노조설립과 활동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는 받아들여지거나 묵인되어서는 안되며,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는 ILO 87호와 98호 협약의 명백한 위반이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권한과 지배력을 행사하고 노동의 결과도 모두 챙겨가면서도 노동법의 책임은 지지 않고 있는 원청업체와 같은 사용사업주에게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노조결성을 이유로 한 도급용역, 파견계약의 해지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여야 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법안은 사용업체, 파견업체, 간접고용 노동자라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인한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법안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과 ILO 협약을 더욱 심각하게 위반하면서 파견을 전면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자영업자 혹은 개인사업자로 취급하면서 노동기본권을 박탈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잘못된 법원 판례로 인하여 위장된 자영인으로 노동기본권이 박탈되어 있으므로 입법개정을 통해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 3권을 보장해야 한다.
4. 국내외 노동·인권기준과 비정규 노동자 권리보장 수준
비정규법안에 대해 국가인권위 비판적 의견서 제출
우리는 2004년 4월 14일 발표된 비정규 관련 법안에 대한 국가인권위의 의견서를 주목한다. 인권위는 우선 “비정규직 근로자의 확산으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에 고용불안이 만연화되었고,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장시간의 초과근로와 고강도 노동으로 인간의 존엄성에 상응하는 근로환경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 기타 근로조건 등에서 정규직 근로자에 비하여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고, 근로3권 행사는 현실적으로 제약되고 있다.”고 인식하면서,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동인권은 그 보호하고자 하는 근본가치가 훼손되고 형해화되는 위기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비정규노동자 노동인권의 위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비정규 관련 법률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견을 제출하였다. 즉, “정부의 비정규 법안만으로는 비정규직의 지나친 확산을 억제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기에 충분치 못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 헌법과 세계인권선언, ILO헌장과 협약 등의 원칙과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을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근로조건의 차별적 처우의 판단기준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정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이어 정부 기간제법안과 관련해 △기간이 지나거나 사용사유외의 기간제(임시계약직)에 대하여 정규직 고용 간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규정으로 차별금지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시 서면화 등을 담을 것을 제안했다. 파견법안에 대해서는 △파견업종 전면확대 반대(포지티브 방식 유지) △파견기간 상한 유지와 휴지기간 확장 △불법파견노동자 직접고용 △사용업체에 노동법상 책임 부과 등을 주문했다.
이러한 인권위의 의견은 한국 비정규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고, 엄청난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나아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비정규 관련 입법안이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을 진정으로 보호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처럼 정부 공식 기구인 국가인권위에서조차 비정규노동자의 노동인권와 비정규 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비판을 표명할 정도로, 한국 비정규노동자들은 어떠한 노동기본권도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무권리의 상태에 빠져있다.
국제노동기구(ILO) 차원의 노동기준 설정 노력
국가인권위의 의견서와 더불어, 우리는 국제적인 차원에서 노동기준의 설정과 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최근 고용관계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지난 2003년 91차 ILO 총회에서 채택된 “고용관계에 관한 결론문”에서는, ‘모호한 고용관계’, ‘은폐된 고용관계’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보편화된 고용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고용형태들의 발생과 그에 따른 현실과 문제점을 직시하고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결론문에 따르면(6번 단락), “법이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완전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허점을 만들거나 방치해선 안 된다. 법과 법 해석은 존엄한 노동(decent work)의 실현이라는 목표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나아가 ILO 총회 결론문은 “고용형태의 위장은 사용자가 종업원을 종업원이 아닌 것처럼 대우함으로써 노동자의 진정한 법적 지위를 은폐한다. ... 이는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의 이해에 반하는 것이며, 존엄한 노동의 실현을 저해하며, 결코 용인되어선 안 된다. 위장 자영업, 위장 하청계약, 사이비 협동조합 설립, 위장 용역 제공, 위장 구조조정 등이 고용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수단이다. 이러한 관행은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보호를 부정하고, 세금과 사회보장 기여금 등의 비용을 회피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정부, 사용자, 노동자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모든 영역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문제는 일국의 문제를 넘어서, 국제적인 문제이며 세계화시대에 노동기본권의 보장과 국제노동기준 수립에 있어서 관건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현재 상황과 정부 및 사용자의 행동은 비정규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그에 입각한 법 제도의 마련이라는 큰 흐름에 반하는 것이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한국 정부에 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침해와 방치 행위에 대해 ILO에 제소한다.
<덧붙임 자료2>
국제노동총회(International Labour Conference)
91차 총회, 2003년 Geneva
고용관계위원회
1. 국제노동기구(ILO)의 권한과 책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 보호이다. '존엄한 노동'(Decent Work) 의제는 모든 노동자가 고용 상의 지위에 상관없이 인간성과 존엄성이 실현되는 조건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고용관계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법, 규정, 단체협약을 통해 권리(rights)를 부여받고, 권익(entitlements)을 보장받는다. 일반적으로 종업원(employee)은 고용관계라 불리는 특정한 법적 관계에 있는 한 당사자를 일컫는 법률 용어이다. 노동자(worker)는 이보다 넓은 개념의 용어로 종업원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된다. 사용자(employer)는 고용관계 속에서 종업원으로부터 노동이나 용역(service)을 제공받는 자연인이나 법인을 일컫는다. 고용관계(employment relationship)는 종업원이 보수를 받는 것을 목적으로 특정한 조건에서 사용자에게 노동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사람 사이의 법률 관계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상법과 민법상의 계약 관계에 근거한 자영업과 독립 도급은 고용관계의 범주 밖에 있다고 정의된다.
2. 고용법 또는 노동법의 여러 목적 가운데 하나는 고용관계 당사자 사이에 불평등할 수 있는 협상 지위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고용관계 개념은 각국의 법체계와 전통에 공통적으로 확립되어 있지만, 고용관계에 결부된 의무, 권리, 권익 보장은 나라마다 다르다. 많은 나라에서 종속성(dependency), 예속성(subordination) 등의 공통 개념을 활용하고 있지만, 고용관계 성립(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다. 각국의 정부, 노동자, 사용자는 어떤 기준을 사용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그 기준이 다양한 법과 규정의 적용 범위를 보다 원활하게 결정하고, 이들 법과 규정이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는, 즉 고용관계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분명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3.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와 작업 조직의 변화는 고용관계 틀 안팎에서 노동 형태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 노동자가 종업원인지, 아니면 실제로 자영업자인지가 불분명할 수도 있다.
4.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 작업 조직의 변화, 그리고 불충분한 법 적용으로 인해 실제로는 종업원인 노동자가 고용관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위장 자영업 형태는 경제의 공식화 수준이 낮은 곳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노동시장 구조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도 이런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부분적으로 새롭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수십 년 동안 존재해온 것이기도 하다.
5. 노동자가 노동을 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다양한 관계의 형태(arrangements)를 법률의 틀 안에 제대로 자리잡게 만드는 것은 노동시장 당사자들의 이해에 부합한다. 분명한 규칙은 노동시장의 공정한 운영 틀(governance)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제는 다음의 이유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법이 불분명하고, 그 적용 범위가 너무 협소하거나 불충분하다.
·고용관계를 민법이나 상법상의 관계 형태로 위장하고 있다.
·고용관계가 모호하다.
·노동자가 사실상의 종업원이지만, 사용자가 누구인지, 노동자에게 부여된 권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권리를 청구할 대상이 누구인지가 불분명하다.
·법 준수와 집행의 부재.
6. 법의 분명함과 예측 가능성이 이해 당사자의 이해에 부합한다는 합의가 존재한다. 사용자와 노동자는 자신의 지위를 알아야 하고, 이에 따른 자신의 법적 권리와 의무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은 각국 상황에 맞게 구성되어야 하고, 노동시장의 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정한 안정성과 유연성을 제공해야 하며, 노동시장에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법이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완전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허점(loopholes)을 만들거나 방치해선 안 된다. 법과 법 해석은 존엄한 노동의 실현이라는 목표에 부합되어야 한다. 즉, 고용의 양과 질을 개선해야 하고, 존엄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고용 형태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유연해야 하며, 고용과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노·사·정의 참여를 통한 사회적 대화는 법 개혁이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도모하고 충분히 유연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방도이다.
7. 고용형태의 위장은 사용자가 종업원을 종업원이 아닌 것처럼 대우함으로써 노동자의 진정한 법적 지위를 은폐한다. 이는 민법이나 상법상의 관계를 부적절하게 이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의 이해에 반하는 것이며, 존엄한 노동의 실현을 저해하며, 결코 용인되어선 안 된다. 위장 자영업, 위장 하청계약, 사이비 협동조합 설립, 위장 용역 제공, 위장 구조조정 등이 고용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수단이다. 이러한 관행은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보호를 부정하고, 세금과 사회보장 기여금 등의 비용을 회피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특정 경제 활동 영역에서 심하다는 증거가 있지만, 정부, 사용자, 노동자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모든 영역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8. 모호한 고용관계(ambiguous employment relationship)는 고용관계의 성립에 대한 실제적이고 진정한 의문이 있는 조건에서 노동이 수행되거나 용역이 제공될 때 발생한다. 고용관계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종속적 노동과 독립적 노동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종업원과 독립 노동자 사이의 구분이 희미해진 경우가 많이 있으며, 이 점은 공히 인정되고 있다. 새로운 노동 형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종업원의 자율성 또는 독립성이 높다는 점이다.
9. 노동자의 노동이나 용역이 제3자(사용업체, the user)에게 제공되는 소위 삼각 고용관계(triangular employment relationships)의 경우, 종업원에게 불리한 보호의 부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 주요한 관건은 사용자가 누구인지, 노동자에게 주어진 권리가 무엇인지, 이를 보장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판명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들 사이에 책임을 배분하기 위하여 이들의 관계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삼각 고용관계의 한 형태인 임시직 파견업체를 통해 노동 또는 용역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1997년 사설 고용 알선 기관 협약(Convention 181호)과 이에 동반된 권고(Recommendation 188호)에서 이미 다루고 있다.
10. 법 존중은 기본 원칙이며, 국가는 법 준수를 보장하기 위한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모든 장치를 지원하고, 필요한 경우 사회적 파트너들의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 다양한 법집행 기관, 특히 노동감독 기관, 사회보장행정 기관, 조세 기관 사이의 협력을 촉진하고, 경찰과 세관의 업무 조정을 원활히 할 필요성도 있다. 이를 통해 은폐된 고용관계에서 발생하는 남용을 근절할 수 있도록 자원과 자료를 집중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노동행정 기관의 활동은 법 적용의 감시, 노동시장 추세, 작업조직의 변화, 고용 형태의 변화에 관한 신뢰할만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고, 은폐된 고용관계를 근절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11. 많은 나라에 신뢰할 수 있는 법 집행 장치와 제도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취약한 법 집행과 법 준수가 많은 노동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많은 나라에서 고용과 관련된 권리의 효과적인 이행과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재원 부족, 훈련 부족 그리고 법 체계의 불충분함 때문이다. 1947년 노동감독협약(81호)은 노동감독 체계를 통해 노동조건과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 보호에 관한 법 규정의 집행을 담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협약에 따르면, 감독기관 종사자들은 공무원이어야 하며, 보장된 지위와 노동조건을 향유하고 정권 교체와 부당한 외부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
12. 집행력 부족의 문제는 재원 결핍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노동행정 종사자들은, 특히 노동감독 기관 종사자들은 필요한 경우 적절한 훈련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훈련의 내용에는 고용관계의 성립[존재]을 판명하는 데 필요한 연관된 법과 규정 그리고 판례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포함되어야 한다. 사회적 파트너들이 함께 만든 교재는 노동행정 종사자들의 숙련도를 높이고, 은폐되고 모호한 고용관계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경험과 실무 방법을 교류하는 것은 노동행정 기관과 노동감독 기관의 전문 실무자들의 파견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교류를 진행할 수도 있다.
13. 1978년 노동행정협약(150호)에 규정되어 있는 역할에 충실한 노동행정 기관은 고용관계의 범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법과 규정을 입안하는데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법과 규정을 만드는 과정에 주요한 노동시장 행위자들의 지식과 경험의 혜택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용자 단체와 노동자 단체가 규칙 제정을 위해 긴밀하게 결합해야 한다. 법과 규정은 예측가능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분명하고 정밀해야 하지만 경직성을 초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상법 상의 관계나 독립 계약 관계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14. 노동자의 지위를 판정하는 분쟁 해결 제도 또는 행정 절차는 적절한 기관을 통해 이뤄져야 하는 중요한 서비스이다. 이러한 제도는 각 나라의 노사관계에 따라 3자 또는 2자로 구성될 수 있다. 그리고 보편적 권한을 보유하거나 경제의 특정 산업에 국한될 수 있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고용 지위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공정하고 신속한, 그리고 투명한 제도와 절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15. 종속적인 노동자에 대한 보호 부재는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을 악화시킨다는 증거가 있다. 세계적으로 여성의 경제 참여, 특히 모호하고 은폐된 고용관계가 심한 비공식 경제에의 참여가 늘고 있음이 자료로 확인되고 있다. 파출부, 섬유의류 산업, 판매/수퍼마킷 일자리, 간호 및 양호 직종 그리고 가내 노동 등 은폐된 고용관계 또는 모호한 고용관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과 산업에 여성 노동자들이 대거 집중되어 있다. 몇몇 수출자유지역처럼 특정 권리가 배제 또는 제한된 경우 여성이 분명히 더 심한 영향을 받는다.
16. 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법과 협약을 확실하게 집행해야 한다. 국제적 차원에서 1958년 평등임금협약(100호)과 1958년 (고용과 직업에서의) 차별금지 협약(111호)은 모든 노동자에 적용되며 2000년 모성보호협약(183호)은 비정규직 종속 업무에 종사하는 여성을 포함한 모든 피고용 여성에게 적용된다고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17. 정부는 고용관계 범위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보다 충실하게 평가하고 대응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 틀을 사회적 파트너들과의 협의를 통해 확립하여야 한다. '보호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있는 노동자에 관한 전문가 회의'(2000년 5월 제네바)의 공동 선언에 명시된 것처럼 이러한 정책에는 최소한 다음 요소들을 포함해야 한다:
·노동자와 사용자에게 고용관계에 대하여, 특히 종속적 노동자와 자영업자 간의 구분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노동자에게 효과적이고 적절한 보호 제공
·종속적 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박탈하는 은폐된 고용 근절 노력
·상업 계약 및 독립 계약 방해 배제
·노동자 지위의 판정을 위한 분쟁 해결 제도 접근권 제공
18. 통계자료 수집, 연구 수행, 전국/산업 차원에서 노동력 구조와 형태 변화에 대한 주기적인 재점검이 국가 차원의 정책 틀에 포함되어야 한다. 자료 수집, 연구 수행, 재점검의 방법은 사회적 대화 과정을 통해 확정해야 한다. 수집된 자료는 성별 분석을 해야 하며, 전국/산업 차원의 연구와 재점검은 여성 관련 기준을 포괄해야 하며, 다른 다양성의 측면도 포함해야 한다.
19. 국가 차원의 노동행정 기관과 관련 기관들은 집행 사업과 과정을 정기적으로 감시 평가해야 한다. 여기에는 은폐된 고용의 비중이 높은 산업과 직종군 파악과 법 집행을 위한 전략 수립이 포함된다. 여성노동자의 비율이 높은 직종과 산업을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혁신적인 정보 제공 및 교육 프로그램과 적극적 접근 전략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시행하는 데 사회적 파트너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국제노동기구의 역할
20. 국제노동기구(ILO)는 이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데, 비교 자료의 수집과 비교 연구 수행에 관한 ILO의 능력은 이미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ILO 구성 주체들이 이 현상을 보다 잘 이해하고 평가토록 한다. 국제노동기구는 지식 기반을 넓혀 모범적인 관행을 확산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는 다음을 포함할 수 있다.
·고용관계 범위에 관한 노동법 개정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국가별 연구 발주
·추세 파악과 정책 개발을 위해 기존의 정보와 연구에 대한 비교 분석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설명과 관련 대응정책 검토를 포함한 출판물 제작
·이 주제에 대한 지역, 산업 그리고 성적 측면에 대한 연구 수행
·비교 정보 및 정보자료의 범주 개발을 위한 활동
·경험 교류, 국가별 조사연구 결과 공유, 국제노동기구 구성 주체의 능력과 지식, 즉 기반 향상을 위한 지역 차원의 회의 개최
·전문가 회의 소집
·이 주제를 부문별 회의의 의제로 선정
국제노동기구는 회원국들이 다음 사안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고용관계의 범위와 적용에 관한 기술협력, 기술지원,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재정을 배정해야 한다.
·법의 범위
·고용관계의 일반적 측면
·법원에 대한 접근
·법 준수를 촉진하기 위한 행정과 사법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지침과 능력 개발
이 주제에 대응할 때 국제노동기구는 비공식경제위원회(Committee on Informal Economy, 2002년 ILO총회)의 결론을, 특히 운영 틀과 법제도적 틀의 중요성을 언급한 부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1.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법 준수와 집행이 중요하므로 국제노동기구 사무국은 각국의 노동행정, 특히 노동감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야 한다. 국제노동기구가 이 분야에서 구성 주체들에게 보다 일관되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노동행정과 노동감독에 관한 내부 조직 체계 점검을 단행하여야 한다.
22. 많은 나라에서 노동자들의 고용 지위에 관한 판정과 분쟁 해결에 법원과 심판기관이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분쟁을 담당하는 판사, 중재자, 공직자들이 국제노동기준, 비교 법, 판례 등에 대해 충분한 훈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노동기구는 관련 기구와 법원의 공직자, 판사들과의 협력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23. 노동자의 고용 상의 지위를 판명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많은 나라에서 여러 가지 조치들이 도입되었다. 회원국들은 사회적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적절하고 사용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각국은 상이한 이해관계를 감안한 적절하고 균형 있는 해결책을 찾고, 취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점검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몇몇 조치들은 새로운 법의 제정 또는 기존 법의 개정의 형태를 띄었으며, 그 외 조치들은 판례를 통해 나타났다. 여러 국가에서 채택된 조치들에는 아래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법률로 고용관계를 규정
·특정한 상황에서 노동이 수행되거나 용역이 제공되었을 경우, 당사자들이 고용관계를 맺을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명시하지 않았을 때, 고용관계가 성립되었음/존재함을 법적으로 가정하는 규정을 법에 포함함
·고용관계를 규명하는 기준을 법, 판례 또는 사회적 파트너들이 개발한 행동 수칙 등으로 규정함.
또 다른 방안으로는 권한 있는 당국이 특정 상황에 대해 고용관계가 존재함을 선언하도록 하는 조치도 있었다. 이러한 모든 조치들을 면밀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2자 및 3자 차원에서 지침, 자발적인 규칙과 분쟁 해결 기제와 절차 등을 마련하는 노력들도 국가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응하는 노력에 기여하였다. 모든 조치들은 필요한 경우 국제노동기구의 기술자문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24. 국제노동기구는 고용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는, 특히 국제금융기구와 같은 국제 기구들과 대화를 강화하여야 한다.
25. 국제노동기구는 이 주제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채택하는 것을 검토하여야 한다. 본 위원회는 권고를 적절한 대응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권고는 은폐된 고용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국가 차원에서 보장된 보호에 접근하는 것을 보장하는 제도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러한 권고는 고용관계의 내용을 보편적으로 정의하지 않으면서 회원국에게 지침을 제공하여야 한다. 권고는 상이한 경제, 사회, 법, 노사관계 전통을 감안할 수 있도록 유연하여야 하며 성적 측면을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권고는 진정한 상업 및 독립적 계약 관계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권고는 단체교섭과 사회적 대화를 국가적 차원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방안으로 장려해야 하며, 최근 고용관계와 관련된 변화 및 본 결론을 참조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위원회는 국제노동기구의 이사회에 본 사안을 향후 국제노동총회의 의제로 채택할 것을 요청한다. 삼각 고용관계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덧붙임 자료3> 비정규노동자의 실태
1. 비정규직 실태
1) 비정규직 확산과 고용불안
○ 2004년 8월 현재 비정규직 규모는 816만명, 전체노동자의 55.9%이고, 갈수록 급증하고 있음.(통계청,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원자료, 2004. 8)
※ 여성노동자 10명중 7명이 비정규 노동자
※ 노동부통계로도 2003년 465만명(전체노동자의 32.8%)에서 2004년 519만명(35.6%)로 급증
※ 우리나라 비정규직 가운데는 비자발적 임시직(기간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자발적 시간제노동자가 주류인 유럽의 경우와는 대별됨.
○ 비정규직의 핵심적 특징은 일시적·임시적 고용임. 이에 따라 비정규직은 극심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고, 이러한 조건 때문에 차별과 법적 무권리를 감내할 수밖에 없음.
○ 비정규직의 확산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보다는 △임금비용 감축을 통한 초과이윤 확보 △필요할 때 쉽게 해고 △노동조합 활동 등 노동권의 견제 등의 사용자 편의에 의함.
○ 비정규직의 부문별한 증가는비정규직 등 노동자, 사회와 국가경제, 나아가 기업 경쟁력에도 모두 극도의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옴.
▶ 비정규직 등 노동자 고통: 고용불안, 심각한 차별, 노동권 제한
▶ 사회적 문제 야기: 대규모 빈곤층 양산, 신용불량자 양산, 출산율 저하 등 사회 문제
▶ 경제기반 잠식: 내수기반 축소와 생산성 저하로 건강한 경제기반 파괴
▶ 기업 경쟁력 약화: 인적자원 피폐, 생산성 저하, 중기적 경쟁력 악화
○ 결국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가장 핵심적 과제는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비정규직 의 억제에 있음. 이를 위해서는 상시적인 고용에 대한 정규직 고용의 원칙을 확립하고 필요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비정규직을 사용하도록 해야 함.
2) 극심한 차별
○ 비정규직 확산과 함께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 근로조건, 사회보험 적용 등에서의 차별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심함.
▶ 임금: 정규직 임금의 51.9%
▶ 퇴직금, 상여금, 시간외수당, 유급휴가 등 적용: 정규직 83.6%∼99.1%, 비정규직 13.7%∼18.9%
▶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적용: 정규직 80.5%∼96.6%, 비정규직 29.7%∼33.0%
○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거나, 같은 가치의 일을 함에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이 횡행함. 이는 인격적 차별로까지 이어짐.
○ 차별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같거나 같은 가치의 노동을 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과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해야 함.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명문화)
3) 노동권 무력화
○ 노동3권은 비정규직 스스로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이자 항상적인 수단임. 비정규직은 항상 해고(계약해지)될 수 있으므로 이를 약점으로 노동조합 가입, 결성, 활동 등에 결정적 제약을 받게 됨.
▶ 임시계약직: 노조가입이나 결성 후 계약 거부(해고) 일반화
▶ 파견직: 실질적 권한을 가진 사용업체(원청업체)가 노동법상 사용자 책임없음.
▶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로 불인정, 노동3권 배제
※ 사용자에 의한 근로기준법 위반과 탈법행위에도 심각하게 노출: 휴가 사용 등 어려움
▶ 퇴직금, 상여금, 시간외수당, 유급휴가 등 적용: 정규직 83.6%∼99.1%, 비정규직 13.7%∼18.9%
▶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적용: 정규직 80.5%∼96.6%, 비정규직 29.7%∼33.0%
※ 노동조합조직률(2004년): 정규직 24.3%, 비정규직 3.1%
○ 비정규직도 노동자로서 노동3권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고용 중심 원칙, 파견노동자 사용업체 노동법상 책임 부과,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권 보장 등이 이루어져야 함.
민주노총 개요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위한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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