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역사교사단체 ‘왜곡교과서’불채택 운동에 나서다
검정 결과가 발표되기 전 한국의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의 역사교육자 협의회는, 후소 샤 교과서를 비롯한 전쟁을 부추키는 교과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일본 최대의 역사교육자 단체인 역사교육자 협의회는 전국위원회에서 불채택 운동에 나서겠다는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한국 중등 역사 교사의 1/3 이상이 정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전국역사교사모임’은 검정통과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검정결과 발표 후에는 전국 교사들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자료를 개발하여 공동수업을 실천하였습니다.
두 단체는 2001년 일본역사교과서 왜곡 때 처음으로 연대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2001년엔 양국의 역사교사단체가 상대국을 교환방문하면서 왜곡교과서의 보급을 낮추기 위한 활동을 함께 벌였습니다. 2002년부터 각 단체의 산하에 ‘한일 역사교육교류회’·‘일한 역사교육자교류회’를 조직하여, 지속적으로 교류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양국 교사들은 매년 상대국을 교환방문하면서, 역사교과서에 대한 연구와 수업 실천의 사례를 교환하는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해왔습니다. 이와 함께 공동부교재 제작팀을 만들어,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상대국의 교사와 학생에게 알기 쉽게 소개해줄 수 있는 교재 개발 활동을 3년째 전개하고 있습니다. 두 단체는 2005년 교과서 검정결과가 발표된 이후, 왜곡교과서의 채택률을 낮추기 위한 활동을 공동으로 벌여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오늘의 공동성명은 그 결과입니다.
6월은 일본에서 교과서 전시가 시작되면서 채택국면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이에 맞추어, 다시 한번 공동수업을 추진하면서 불채택과 관련한 캠페인을 벌여나갈 작정입니다. 왜곡 교과서를 만들어내는 출판사, 검정 통과를 주관한 문부성에 대한 항의메일 보내기, 채택업무를 실제로 주관하는 교육위원회에 의견서 보내기, 불채택 운동을 벌여나가는 일본의 여러 단체에 대한 격려메일 보내기 운동을 벌여나갈 작정입니다. 이를 위해 모임에서는 불채택 캠페인을 실현할 수 있는 자료집을 제작하여 회원 교사들에게 보급할 것입니다. 특히 후소 샤 교과서의 채택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한국의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집중적인 불채택 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입니다.
두 나라의 역사교사단체는 불채택 캠페인을 함께 하면서 이후 역사교과서 문제가 재발될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평화교육실천 노력을 함께 벌여갈 것입니다.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된 수업 실천 사례를 양국의 교사들이 공유할 것입니다. 그 동안 함께 해온 역사교과서 공동 심포지엄, 공동 부교재 개발 노력도 함께 벌여갈 것입니다. [공동부교재 개발은 내년 상반기 중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이 진행중임]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의 공동성명 발표는, 한일 두 나라에서 역사교육을 실제로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로서 왜곡된 교과서의 불채택에 함께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중요한 일입니다. 아울러 교육이 평화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앞으로의 실천방향에도 합의함으로써 교과서 문제의 해결과 양국 사이의 선린 우호관계의 확대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 성명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표되며,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발표됩니다.
2005. 4. 18
전국역사교사모임
<첨 부> 성명서 전문
평화와 인권⋅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생각할 수 있는 교과서를!
2005년은 한일 우정의 해이다. 양국의 국민은 상호간의 협력이 증진되고 더 나아가서는 동아시아에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고조되기를 진심으로 원해왔다. 그러나 4월 5일 발표한 일본 역사 교과서 검정 결과는 양 국민간의 갈등을 더욱 확대시켰다.
교육은 평화를 증진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문부과학성 최종 검정을 통과한 역사 교과서의 일부는 그렇지가 않다. 특히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는 ‘한국 병합’을 정당화하고, 식민지 통치와 전쟁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유린에 대해서도 애써 눈을 감으려 하고 있다. 이웃 여러 나라들을 소중한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는 교과서, ‘국익’을 전면에 내세우고 침략 전쟁을 긍정하는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다.
이것은 일본의 지배를 받아 심한 고통을 받았던 한국인에게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동시에 일본인으로서도 이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다. 이웃 나라와의 선린 우호에 등을 돌리고, 평화와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경시하며, 전쟁을 정당화하는 교과서는 많은 일본인들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가르치려고 노력해온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사들은 잘못된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고, 전쟁을 선동하는 역사 인식을 일본의 청소년들에게 가르치는 사태가 벌어지는 상황을 그냥 지나쳐보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은 바른 역사 인식을 통해서만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우리들은 이런 입장에서 왜곡된 역사 교과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는다. 그리고 왜곡된 교과서가 학생들의 손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할 것이다.
다 음
1. 한국의 일본의 역사교사들은 침략과 전쟁을 정당화하는 교과서가 선택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인다.
2.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사들은 평화와 인권을 증진하는 교육에 앞장선다.
2005년 4월 18일
전국역사교사모임/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