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합격기원 108배, 어머니 무릎엔 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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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병원
2009-11-17 12:37
인천--(뉴스와이어)--고 3 수험생을 둔 윤 모씨(53세)는 딸 수능 100일 전부터 매일 같이 수능 100일 기도와 함께 108배를 해 왔다. 하지만 수능이 끝나고 한 시름 놓나 싶더니 얼마 전부터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 원래 3년 전부터 무릎 소리와 함께 이따금씩 통증이 있긴 했었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더 이상 절을 찾아 산에 오르기도 힘들어졌다. 정형외과를 찾은 윤 씨의 진단명은 무릎 연골손상. 반복적으로 쪼그리고 앉았다 일어나면서 절을 하다 보니 연골의 중앙 부분이 닳은 상태였다.

▲ 37,800kg 하중 무릎에 실려… 관절염 환자 통증 더 악화 우려

수능을 즈음해서는 수험생보다 부모의 애간장이 더 탄다. 그러다 보니 자녀의 수능성공기원을 위해 100일 전부터 108배와 백일기도에 전념해 온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정성 들여 하는 108배가, 중년 여성의 무릎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년 여성의 관절은 이미 노화로 인해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단계로, 많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무릎 연골이 빨리 닳게 된다. 또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연골 기질이 얇아져 있는 상태이므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찢어지고 손상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108배를 하느라 계속 쭈그리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릎연골 퇴행이 더 빨라지는 것.

일반적으로 무릎 관절은 서 있기만 해도 체중의 2배 정도 하중을 받고, 걸을 땐 4배 하중을 받는다.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고 앉게 되면 본인 몸무게의 7배 이상의 하중이 실린다. 50kg인 사람이 108배를 드릴 때에는, 350kg에 108을 곱한 37,800kg의 하중이 무릎에 실리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무릎을 꿇은 자세, 혹은 가부좌를 틀고 고정된 자세로 기도를 하다 보면, 정성 어린 마음과는 다르게 관절은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해가 되는 생활습관으로 잘 알려진 것이 쪼그리고 앉는 좌식생활습관과 오랫동안 고정된 자세로 앉아있는 습관이다.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장시간 꼼짝없이 한 자세로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영양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무릎에 부담이나 통증이 더해진다.

관절전문 강남힘찬병원 정광암 부원장은“108배는 당뇨병,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으며 심신단련을 위한 운동법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관절염 환자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반복해서 무릎을 땅에 닿게 하면서 쪼그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게 되면, 중년 이후 약해진 무릎관절연골 손상이 더해지면서 통증도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 108배 전후 관절 스트레칭과 휴식 취해야… 소리 나고 아프면 당장 검진 필요!

수능이 끝났지만 발표 전까지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어 계속 108배를 하는 부모들도 많다. 만약 108배를 계속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비만인 경우 체중을 줄여야 한다. 과체중은 퇴행성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몸무게가 1kg 늘면 무릎 관절의 부담이 4배 늘어나고, 체중을 5kg 줄이면 관절염의 가능성이 절반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비록 전체적인 몸무게가 과체중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면 점차 하체가 부실해지는 반면 복부비만 등으로 인한 상체비만으로 무릎에 하중이 실리면서 관절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기도 중간중간 관절에 휴식을 주어야 한다. 같은 자세로 20~30분 이상 있지 말고 30분마다 10분씩 휴식시간을 가져 관절 내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

셋째, 평소 규칙적인 근력강화운동을 해야 한다. 중년 여성들 중에는 평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아 관절 근육 등이 덜 발달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108배를 통해 무릎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하게 되면 통증이 더해질 수 있다.

관절전문 강북힘찬병원 조수현 과장은 “기도 전 스트레칭으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 주고, 바닥에 반드시 푹신한 방석을 깔아 무릎충격을 감소시키며, 하고 난 후에는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찜질을 해 주면 무릎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만약 평소 관절 통증이 있는 등 관절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108배 동작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특히 조심하고, 통증이나 관절소리가 계속된다면 관절질환을 의심하고 가능한 빨리 정형외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연골이 손상된 경우에는 더 이상의 관절염 진행을 막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40~50대 중년 이하의 나이에 연골손상을 조기 발견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30분 내외의 간단한 치료로 자기관절을 살릴 수 있다.[도움말 : 강남힘찬병원 정광암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강북힘찬병원 조수현 과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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