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전자산업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종이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기업들은 날로 격화되는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사의 제품을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 시키려 애쓴다.

차별화에 성공한 기업은 1등 기업으로 남아 프리미엄을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끝없는 가격 경쟁에 시달리다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사라진다. 과거 차별화의 가장 중요한 수단은 성능이었다. 전자제품의 핵심적인 기능을 누가 더 잘 구현하느냐에 따라 우열이 결정되었다. TV를 예로 들어보자. TV의 핵심기능은 동영상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화질이나 색감이 제품 차별화의 주요 포인트였다. 소니는 트리니트론 기술을 바탕으로 화질과 색감에서 경쟁사 제품과 다른 컬러 TV를 생산함으로써 30여 년 동안 컬러TV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보급되고 컨버전스가 확대되면서 차별화의 수단이 바뀌었다. 핵심 기능을 잘 구현하는 것만으로는 차이를 만들기 어렵게 된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눈치 채고 적절히 대응하여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대표적인 예가 휴대전화이다. 모토롤라, 노키아, 소니, 에릭슨 등 선발 업체들이 휴대전화의 핵심기능인 통화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에만 골몰해 있을 때 삼성, LG와 같은 한국 기업들은 슬림화, 소형 LCD 채용, 다양한 부가 기능(멜로디, 카메라, MP3 등) 구현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 매김 했다. 최근 기업들의 차별화 경쟁은 세 번째 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제품의 소형화, 경량화, 박형화, 고성능화, 다기능화 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부품이나 기기의 발전만으로는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없으며, 경쟁 기업과의 근본적인 차별화도 어렵다. 소비자들의 효용을 획기적으로 높여 경쟁 기업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소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이미 일본 및 유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소재에 기반 한 신개념 제품의 가능성이 다각도로 타진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등의 소재를 이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FED에 대한 연구개발이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FED는 LCD나 PDP보다 훨씬 싼 가격에 가장 화질이 우수하다는 CRT보다 더 좋은 화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얼마 전 한 국제 전시회에서는 폴리머소재 플라스틱을 이용해 원하는 디스플레이 형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폴리머 LED’가 선을 보였다. 전자의 이동성이 우수해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화합물 반도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전자 기업들이 차별화 경쟁의 두 번째 라운드에서 모처럼 잡은 승기를 확고히 이어가려면 소재분야의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소재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나노기술과 화학기술의 뒷받침이 절대적이다.

선진전자기업들 사이에서 소재기술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는 동시에 화학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현상이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고 있음을 눈여겨 보아야한다.

LG경제연구원 김영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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