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경영대학 1호 여학생 ‘끝없는 후배 사랑’
고려대는 기부 받은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그 곳에서 나오는 연간 2,000만 원 가량의 임대수익금을 ‘전윤자 장학금’으로 조성해 경영대학 여학생을 위해 지급할 계획이다.
전윤자 씨는 “내가 입학했던 50년대에는 여학생이 경영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생소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여학생들이 경영학을 배워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후배들이 새로운 업무와 분야에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사회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씨는 2005년에도 작고한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유산 중 5,000만 원을 고려대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고려대 경영대학의 외국인 학생을 위한 기숙사인 ‘CJ 인터내셔널 하우스(CJ International House)’ 건립에 사용됐다.
여성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생소했던 1950년대 전씨는 고려대 51학번으로 입학해 경영학과(당시 상학과) 최초 여성 교우가 됐다. 1955년 졸업 후 한국은행에 입사한 것을 시작으로 50년이 넘는 세월을 금융계에서 일했다.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던 그녀는 사회적으로 제약이 많은 여성들을 위한 일에 앞장서 왔다. 퇴직 후에는 여성 전용 금융기관인 ‘숙녀신용협동조합’(現 동부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남성에 비해 대출이 까다롭던 미혼모와 미혼여성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끊임없는 기부활동은 남편의 뜻을 잇기 위해 시작됐다. 남편인 故 허병운(동황물산(주) 사장)씨는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며 수집한 희귀 조개화석 12,525점을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위해 ‘진도해양 생태관’에 기증했다. 이 일로 2005년 진도군으로부터 ‘군민의 상’ 교육체육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부동산 기부는 기부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유리해 새로운 기부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부동산을 현금화 해 기부할 경우, 부동산 거래 시 발생하는 불가피한 과세로 실제 부동산의 금액보다 더 적은 금액의 돈을 기부하게 된다. 하지만 부동산 자체를 기부할 경우 각종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동산의 가치를 고스란히 기부할 수 있다”며 “부동산 보유로 발생하는 부가 소득도 함께 기부돼 더 큰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혜기관의 경우 부동산을 보유하며 얻는 소득을 복지사업에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부자의 고귀한 뜻을 오래도록 기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기부의 경우, 부동산 임대수익금을 ‘전윤자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경영대학 여학생 복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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