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국립극장 판소리 축제

뉴스 제공
국립극장
2005-04-22 08:58
서울--(뉴스와이어)--국립극장의 대표적인 기획공연으로 자리 잡아온 <국립극장 완창 판소리>가 올해부터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그 동안 3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완창 판소리’라는 공식을 세우며 풍부한 판소리 무대를 선보여 왔다면, 올해부터는 보다 다양하고 알찬 판소리 무대 확보를 위해 상반기엔 <판소리 축제>를, 하반기엔 <완창 판소리>로 나누어 축제 형식으로 올린다.

국립극장의 판소리 공연 역사는 지난 1977년 ‘판소리 감상회’에서 시작되었다. 이어 1985년부터는 판소리 완창(完唱) 시대가 열리면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완창 판소리 무대’를 상설로 열어 올해로 28년째 판소리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1985년부터 시작된 완창 판소리 무대는 웬만한 공력과 수련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자리였기에, 국내 내로라하는 판소리 명창들의 장(場)이자 신인들의 등용문 구실을 톡톡히 하면서 판소리 발전에 큰 몫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완창 무대를 가질 수 있는 소리꾼들은 한정되어 있고 그만큼 레퍼토리가 제한을 받는 것도 사실이었다. 국립극장은 완창(完唱)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와 형식의 판소리 무대를 함께 마련해 보는 것도 의미 있다는 판단으로 올해부터 <판소리 축제>와 <완창 판소리>를 병행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기획·공연하기에 이르렀다.

5월 6일부터 13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장장 7일 동안 펼쳐지는 <2005 국립극장 판소리 축제>(5월 9일(월) 공연 없음). 이 축제는 어린이 소리꾼에서부터 중요무형문화재 명창에 이르기까지 판소리의 전 세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판소리 축제를 지향한다.

모두 일곱 마당으로 펼쳐지는데,
첫날인 5월 6일에는 전야제로, 시나위 합주와 민요 연창, 입제창, 토막창극 등 판소리와 함께 발달해 온 관련 공연물들이 국립창극단 단원들을 중심으로 소개, 축제의 흥을 돋운다.
둘째날인 5월 7일(토)에는 김소희, 정광수, 정응민(성우향), 박봉술, 박녹주(박송희) 등 우리 판소리의 큰 줄기를 마련한 판소리 스승들에 대한 헌정무대로, 국립창극단의 대표 명창인 안숙선, 윤충일, 최영길, 김경숙, 임향님이 출연해 스승의 대표 소릿제의 눈대목을 부른다.
셋째날인 5월 8일(일)에는 어린이 판소리 꿈나무들의 무대인 ‘꿈나무 명창’이 열리고,
넷째날인 5월 10일(화)에는 명창의 꿈을 안고 판소리에 매진중인 청소년들이 꾸미는 ‘차세대 명창’이 열린다.
또 다섯째날인 5월 11일(수)에는 명창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무르익은 소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 소리꾼들의 무대인 ‘중견명창 소리마당’이,
여섯째날인 5월 12일(목)에는 국립극장이 연초에 공모한 창작판소리 중 우수작 5편을 뽑아 올리는 ‘창작판소리 경연대회’가 열린다.
마지막으로 일곱째날인 5월 13일(금)에는 ‘명인의 소리’가 열린다. 박송희, 남해성, 오정숙, 조상현, 송순섭 등 이 시대의 살아 있는 국보급 대명창들의 무대가 마련되어 7일 동안 펼쳐진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판소리 축제 기간 내내 달오름극장 로비에는 고음반에 담긴 옛명창들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판소리의 역사와 멋을 다시금 되새겨보게끔 계획하고 있다.

한편 상반기의 <판소리 축제>에 이어 하반기에는 8월부터 12월까지 격조와 품위를 지닌 완창판소리 무대가 변함없이 펼쳐진다. 이번 완창 무대는 5개월 동안 테마를 가지고 펼쳐지는데, 8월 12일의 <심야 완창 판소리>, 9월 24일의 <한가위 완창판소리>, 10월 29일의 <시월 남산골 완창판소리>, 11월 26일의 <사랑방 완창 판소리>, 또 12월 31일에는 <제야 완창 판소리>가 계획되어 있다.

유네스코는 2001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세계인이 같이 지켜야 할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을 선정, 발표하고 있다. 한국의 판소리는 2003년에 세계유산으로 선정됨으로써 이제 한국인의 소리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세계적인 보물(Global Treasure)’로 거듭나고 있다.

국립극장은 한국 판소리 공연의 산실로서, 꿋꿋이 판소리 무대를 지키는 일은 물론이고 보다 새롭고 다양한 판을 벌임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누리게 하는 일도 중대한 임무임을 알고 있다.
2005년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판소리 축제>는 판소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향한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헌정무대를 통해 오늘날 판소리의 뿌리를 찾아보고, 세대별 무대(꿈나무명창, 차세대명창, 중견명창 소리마당)를 마련함으로써 판소리의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한다. 또 최고의 판소리 명창들의 살아있는 소리를 들음으로써 판소리의 멋과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다. 특히 ‘창작 판소리 경연대회’는 판소리의 생명력을 이어갈 중요한 작업이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창작 판소리 경연대회’를 통해 전통의 판소리가 21세기에 어떤 모양으로 펼져지는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공연이 상설로 이뤄진 것은 1977년 ‘판소리 감상회’ 때부터다. 이후 1985년부터는 ‘완창판소리’라는 이름으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에 공연을 올려 올해로 20년째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판소리 완창(完唱 , Full-length)은 판소리 역사에서도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었는데, 국립극장의 완창 판소리 무대가 서기 전까지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웬만해선 완창 무대는 보기 힘들었다. 완창이란 그만큼 특별한 공력과 수련을 요구하는 것이기에 아무나 도전하지도 않았고, 명창이라 하더라도 판소리 다섯마당을 모두 완창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1984년 12월 신재효 선생 100주기 기념 특별공연에서 박동진(변강쇠타령), 성창순(춘향가), 조통달(홍보가), 오정숙(수궁가) 명창이 나흘에 걸친 완창 공연을 성공적으로 가지면서 이때부터 완창 판소리의 가능성이 입증되었고, 1985년부터는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상설 무대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 동안 <완창 판소리> 무대를 통해 안숙선 명창을 비롯해 최난수, 이일주, 조소녀, 민소완, 송순섭, 이명희, 이임례 등 지방 거주 명창들로부터 남해성, 박송희, 한농선, 성우향, 성창순, 조통달, 은희진, 김일구, 김영자, 최영길, 전정민, 김수연, 박양덕, 유영애, 이난초, 박계향, 임향님, 조상현 등의 명창에 이르기까지 이 무대를 밟지 않은 명창은 드물 정도로 이 무대는 완창 판소리의 등용문 구실을 해왔고, 명창들의 기량을 더욱 연마하도록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
또한 기존의 명창뿐 아니라 젊은 소리꾼들에게도 개방되어 유수정, 왕기철, 왕기석, 전인삼, 정회석, 염경애 등 신진 명창들의 판소리와 창극계 진출의 장이 되는 역할을 해왔으며 명창뿐 아니라 수준 높은 명고수의 육성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이 무대를 통해 판소리 다섯마당(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은 물론이고 <이순신 열사가>, <안중근 열사가>, <유관순 열사가> 등 창작 판소리가 새로운 레퍼토리로 소개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 동안 <국립극장 완창 판소리> 공연에는 소위 ‘귀명창’들을 비롯해 약 8만여 명의 관객들이 관람했으며 해가 거듭될수록 고정 관객이 늘어나고 있다.

<완창 판소리> 무대는 2001년부터 약간의 변화를 주고 있는데, 무엇보다 어린이들을 위한 <꿈나무 명창>과 청소년들을 위한 <차세대명창>을 신설, 판소리의 저변을 학생들에게까지 넓혔고, 2004년에는 명창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꾸준히 자기연마를 통해 정상을 향하고 있는 중견 소리꾼들을 위한 <중견 명창 소리마당>을 신설했다. 또한 2002년부터는 ‘심야완창판소리’를 신설했는데, 국립극장의 야외무대인 하늘극장(650석)에서 밤9시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심야 완창 판소리는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획으로, 야외무대에서 판소리 본연의 즐거움을 안겨주어 해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헌정무대 (5월 7일)
판소리계의 큰스승, 그들을 기리는 무대
국립창극단 최고 명창 5인이 판소리 다섯바탕의 눈대목 들려줘

2005년 판소리 축제의 첫 번째 무대는 국립창극단 최고 명창 다섯 명이 그들에게 소리를 전수해준 스승들께 바치는 헌정무대이다.
안숙선, 윤충일, 최영길, 김경숙, 임향님 명창은 국립창극단을 대표하는 명창이자, 오늘날 판소리 소릿제의 바탕을 만든 명창들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스승인 김소희(김소희제), 정광수(정광수제), 성우향(정응민제), 박봉술(박봉술제), 박송희(박녹주제) 명창은 직접 소릿제를 만들거나 대명창들로부터 올바로 전수받은 명창들로서 판소리계 영원한 스승으로 남을 분들이다. 또한 오늘날 판소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는 데 제일 큰 공헌을 한 공로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소릿제 중 대표적인 눈대목 부분을 제자들이 들려준다.

안숙선과 김소희 (김소희제 춘향가 중 ‘십장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기도 한 안숙선(중요무형문화제 제23호· 55세)은 전남 남원 태생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소리에 입문, 외삼촌인 강도근 명창에게서 소리를 배웠다. 19세 때 상경하여 처음 만난 스승이 김소희 명창으로, 그에게서 춘향가와 흥보가를 배웠다. 만정(晩汀) 김소희(1917~1995)의 춘향가는 정정열류를 주로 하면서 특정대목에서는 정응민, 송만갑 명창의 더늠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현존하는 다양한 춘향가 중 가장 맛깔스런 대목을 골라 조화롭게 구성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윤충일과 정광수 (정광수제 수궁가 중 ‘상좌다툼’)
국립창극단의 재담꾼이자 해학적인 역할을 잘 맡는 윤충일(60세)은 정광수제 수궁가 중 ‘상좌다툼’ 대목을 부른다. 정광수제 수궁가는 유성준에게서 시작된 ‘고제(古制) 수궁가’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소리로 알려져 있으며 수궁가의 본질을 가장 잘 표현하는 대표적인 소릿제로도 알려져 있다.

최영길과 성우향 (정응민제 심청가 중 ‘심청이 물에 빠지는 대목’)
최영길(55세)은 음악가 가문 출신의 소리꾼으로, 1992년에 전주대사습 장원을 받으면서 두각을 드러낸 대기만성형 소리꾼. 남성 소리꾼이 많지 않은 판소리계에서 보기 드문 남성적인 힘 있는 저음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최영길의 스승인 성우향 명창은 특히 후진 양성에 기여를 많이 한 우리 소리계의 큰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성우향 명창은 김세종-김찬업-정응민 명창으로 이어지는 소릿제를 물려받아 성음이 분명하고 짜임새가 정교한 보성소리의 거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경숙과 박봉술(박봉술제 적벽가 중 ‘군사설움 타령’)
김경숙(국립창극단 운영위원· 53세)이 부르는 ‘박봉술제(~1989) 적벽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박봉술로 이어지는 ‘송판 적벽가’로, 대마디 대장단의 동편제이다. 고음이 많아 공력 없이는 목을 상하기 쉬워 가장 부르기 어려운 고난도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김경숙은 국립창극단에서 박봉술 로부터 적벽가를 배웠는데, 박봉술은 항상 재담이 많아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호방한 성격으로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말년에는 목이 좋지 않아 고음을 내기가 어려웠는데도 열성을 다해 소리를 전수했다고 한다.

임향님과 박송희(박녹주제 흥부가 ‘제비노정기’)
임향님(54세) 국립창극단 운영위원은 제3회 전주대사습 명창부 입상을 비롯해 주요 국악제에서 두루 상을 받은 국립창극단의 대표 명창. 스승인 박송희 선생(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흥보가’ 예능보유자· 78세)으로부터 물려받은 박녹주제 흥부가 중 ‘제비노정기’ 부분을 부른다. 박녹주제 흥보가는 ‘대마디 대장단’이라 할 정도로 남성적이고 강한 동편제 특징을 안고 있어 여성이 배우기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으며, 박송희 선생이 박녹주제 흥보가의 거의 유일한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


세대별 판소리(꿈나무명창, 차세대명창, 중견명창 소리마당)
판소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소리꾼들의 소리잔치

꿈나무 명창(5월 8일)
<꿈나무 명창>은 국립극장이 2001년 완창 판소리 무대의 특별기획으로 신설한 프로그램으로, 판소리에 재능을 실어가는 어린이들에게 거의 유일한 무대가 되어주었다. 지난 4년 동안 모두 스무 명의 어린이 소리꾼들이 이 무대를 통해 배출되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그 동안 출연했던 어린이들 중 가장 활동이 우수한 어린이 5명을 선정,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이다.
윤제원(2003년/ 서울 신광초교 4학년), 정희나(2003년/ 서울번동초등학교 4학년), 이설희(2004년/ 정읍초등학교 6학년), 박성경(2003년/ 서울성산초등학교 6학년), 김해람(2004년/ 서울 우암초등학교 6학년) 등 5명이 가장 자신 있는 판소리 한 대목씩 부른다. 이들은 꿈나무명창으로 발탁된 이후 국립창극단의 어린이 창극을 비롯해 다양한 국악 무대에 어린이 소리꾼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차세대 명창(5월 10일)
<차세대 명창>은 <꿈나무 명창>과 함께 2001년부터 신설된, 중고생 및 대학생 등 청소년들을 위한 판소리 무대이다. 비록 신설된 지 5년째이지만 이 무대에 올랐던 청소년 소리꾼들 중 명창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느 명창들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프로페셔널 무대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도 있다. 2001년에 참가한 염경애(32세)는 2002년 전주대사습에서 최연소로 장원을 받았고, 역시 2001년에 참가한 남상일(26세, 국립창극단)과 이자람(26세)은 국립창극단의 창극 <춘향>에 몽룡과 춘향으로 등장해 화제를 낳기도.
이번 축제에는 남상일, 이자람을 비롯해 이봉근(2003년), 김명숙(2002년), 조선하(2004년/23세), 허정승(2002년 ) 등 여섯 명이 출연하는데, 그 동안 연마해 더욱 성숙해진 그들의 소리를 다시 듣는 것도 큰 재미일 것이다.

중견명창 소리마당(5월 11일)
판소리계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견 명창들을 위한 무대. 2004년 처음 신설해 8명의 젊고 실력 있는 중견들의 소리를 들어보았다. 올해는 국립창극단의 김미나(2004 전국판소리대회 대상), 김금미(제1회 서울판소리경연대회 최우수상)와 전북도립국악원에서 활동하는 장문희(2004년 전주대사습 장원), 김경호(2003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 등 각종 대회 수상자를 중심으로 4명이 참가해 중견의 소리를 들려준다.


창작 판소리 경연대회(5월 12일)
시대정신이 살아있는 창작 판소리 5편
국립창극단이 처음으로 마련하는 무대, 판소리의 미래를 열어본다

창작 판소리란 전통판소리(판소리 다섯바탕)에 속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사설을 곡조로 만들어 부른 작품을 말한다. 창작판소리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판소리 관심 계층을 확대하여 판소리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초석이다. 또한 판소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창작동기를 부여하고, 변화하는 시대와 현세태를 담아낼 수 있는 살아있는 예술 작업이며, 우리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전통공연예술의 백미인 판소리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다양한 소재와 신인을 발굴함으로써 판소리의 저변을 확대하고 세계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국립창극단이 처음으로 마련한 의욕적인 무대이다. 특히 (사)부드러운 사회연구원에서 이들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창작의지를 독려하기 위하여 1천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5편이 이번 무대를 통해 본격적인 경연을 벌이게 된다. 참가작은 조영제의 ‘장끼 타령’, 이덕인의 ‘호질’, 유수곤의 ‘월드컵전’, 김지영의 ‘백두산 다람쥐’, 박성환의 ‘대고구려 안시성가’ 등 5작품.
판소리가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에서 더욱 발전하여 세계인들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전통을 바탕으로 동시대인들의 정서와 감각에 더욱 다가설 수 있는 노력이 다양하게 시도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창작판소리는 판소리의 미래적 가능성을 열어가는 매우 귀한 작업이라고 할 것이다.
◆ 조영제 <장끼타령>
고전의 해학미가 짙은 조영제의 <장까타령>은 장끼와 까투리의 사랑놀음이 풍자와 해학으로 질펀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 이덕인 <호질>
이덕인의 <호질(虎叱)>은 연암 박지원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판소리와 극, 탈춤 등의 장르가 혼합된 2인 창작 판소리. 조선말엽의 퇴폐상황을 꼬집은 내용으로, 극적인 느낌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 유수곤 <월드컵전>
유수곤의 <월드컵전>은 2002년 월드컵 16강전을 계기로 만든 작품으로, 태극전사와 붉은 악마, 히딩크 감독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길이 남을 2002년 월드컵의 흥분과 감격을 노래했다.
◆ 김지영 <백두산 다람쥐>
김지영의 <백두산 다람쥐>는 백두산에 모여 사는 여러 동물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그린 작품이다.
◆ 박성환 <대고구려 안시성가>
박성환의 창작 판소리는, 고구려 문제가 불거지면서 민족의 영토와 정신에 대한 생각이 더욱 많아지는 요즘, 고구려의 역사와 진취성을 노래한 작품이다.


명인의 소리(5월 13일)
이 시대 최고 명창·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11명의 원로 명창·명인들에게 공로패 수여, 최고의 무대를 만나는 시간

<2005 국립극장 판소리 축제>의 피날레는 우리 시대 국보급 명창과 고수들이 장식한다. 국립극장이 그동안 <완창 판소리> 무대를 20년 간 변함없이 지속시켜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 명창들의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자리는 그 동안 완창 판소리 무대를 빛내준 최고의 명창 8명과 고수 3명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이 중 4명 명창의 소리를 들어보는 자리이다.
공로패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예능보유자인 한승호(적벽가), 박송희(흥보가), 송순섭(적벽가), 성우향(춘향가), 오정숙(춘향가), 조상현(심청가), 성창순(심청가) 명창과 보유자 후보인 남해성(수궁가) 명창등 8명창과 정철호(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김청만(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예술감독), 정화영(서울시무형문화재) 등 3명의 고수들에게 돌아간다.
이날 공연에는 송순섭, 박송희, 오정숙, 남해성 명창이 자신의 보유 소릿제 중 눈대목을 부르는데, 이 시대 최고의 고수들이 합세해 좀처럼 보기 어려운 대가들의 한마당을 펼쳐 보인다. 한국 판소리 문화재들의 소리와 장단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판소리 애호가들에게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자리가 될 것이다.

8인의 국창들 *당일 공연

한승호 - <적벽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 한승호 명창(81세)은 아주 개성이 강한 ‘아구성’이라고 하는 독특한 발성으로 소리하는 인간문화재이다. 10대부터 소년 명창으로 이름을 날렸던 한 명창은 김채만-박종원으로 이어지는 ‘적벽가’를 부르고 있으며, 이 소리는 현재 공부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공연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여든이 넘는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판소리 애호가와 후학들을 위해 가끔씩 무대에 서고 있다.

* 박송희 - 박녹주제 <흥보가> 중 ‘돈타령’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 박송희 명창(78세)은 오랫동안 국립창극단 소속 창극배우로 활동해왔으며, 박녹주 명창에게서 배운 ‘흥보가’로 2002년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가 되었다. ‘대마디 대장단’이라 할 정도로 남성적이고 강한 동편제 특성을 지녀 여성이 배우기 쉽지 않다는 ‘박녹주제 흥보가’를 거의 유일하게 지켜오고 있는 박송희 명창은 소리의 변형이 많은 육자배기를 부르지 못하게 한 스승의 뜻을 깨닫고 “소리가 툭툭 끊어지게 하고 남자가 장작 패 듯 한다”는 ‘흥보가’ 이외에는 잘 부르지 않고 있다.

* 남해성 - 박초월제 <수궁가> 중 ‘자라가 축문 읽는 대목’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 후보. 남해성 명창(70세)은 젊은 시절 창극배우로 이름을 떨쳤고 특히 <수궁가>의 토끼 역할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명연기를 펼쳤다. 김소희, 김연수, 박초월을 사사했는데, 특히 박초월제 <수궁가>를 잘 부르고 칠순이 넘었음에도 젊은이 못지않게 고음을 잘 내고 힘이 있는 소리를 구사하는 명창이다.
‘박초월(1916~1984)제 수궁가’는 보통 여자 성음으로는 하기 힘든 하성으로 뚝 떨어뜨렸다가 금방 상성으로 찔러 올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흔히 ‘상성을 치솟아 뚫는다’는 평을 받아 왔다. 남해성 명창은 지난 1985년 남원 춘향제에서 판소리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해 명창 반열에 올랐으며, 1994년 KBS 국악대상 판소리 부문 대상 수상 등 한평생을 우리 소리로만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성우향 - 보성제 <춘향가>
중요무형문화제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성우향 명창(73세)은 공연활동과 더불어 후진양성에 많은 기여를 한 판소리계의 큰 스승이다. 중견 명창들 상당수가 성우향 명창에게 소리를 공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우향 명창의 ‘춘향가’는 통성을 위주로 우조 성음을 기조로 한 정대하고 기품이 있는 김세종-정재근-정응민-성우향으로 이어지는 ‘세종판 춘향가’이다. 성음이 분명하고 부침새와 짜임새가 정교한 보성소리의 거목이라 할 수 있다.

* 오정숙 - 동초제 <춘향가> 중 ‘어사 출도 후 어사 춘향 상봉 대목‘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동초 김연수(1907~1974) 명창은 송만갑, 정정렬 명창 등의 문하에서 공부한 후 판소리 이론과 사설에 밝아 다섯 마당의 오자를 바로잡고 장단과 성음을 정비하는 등 판소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업적을 남긴 명창이다. 그런 이유에서 ‘동초제’ 판소리의 특징은 정확한 사설과 맛깔 나는 소리의 특성을 으뜸으로 삼는다. 김연수의 소릿제를 그대로 물려받은 오정숙 명창(70세)은 가사 전달이 정확하고 발림에 감정이 풍부하며 고음, 저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시대의 대표적인 명창으로, 판소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소리에서부터 연극은 물론, 청중을 사로잡는 재담에 이르기까지 스승으로부터 배운 소리의 원형을 유감없이 들려준다.

조상현 - 강산제 <심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 조상현 명창(65세)은 보통 사람 300명의 소리와 같다고 세브란스 이비인후과 의학박사(김기룡) 전문의와 경희대 음정측량 전문교수로부터 평가되었을 정도로 풍부한 성량을 가지고 있다. 실기인으로서 최초로 국악이론과 강의를 시작했으며 국회 강의를 비롯해 각종 세미나 등 수많은 강의로 사회지식층에게 우리의 국악을 이해시키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13세 때 정응민 문하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익혀 32세 때 서울 판소리계의 돌풍을 일으켰으며, 평생 동안 외길 국악 인생을 걸어오면서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함께 해 온 전통 남도 판소리의 입지적인 전승 보유자이다.

성창순 - 강산제 <심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 성창순 명창(72세)은 1955년 판소리에 입문한 뒤 정응민, 박녹주, 김소희 등 당대 최고의 소리 선생으로부터 심청가, 춘향가, 수궁가를 사사했다. 판소리의 전승과 보급에 노력한 성 명창은 지난 75년 남원 춘향제 장원을 시작으로 78년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으로 뽑혔고 9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된 데 이어 (사)대한전통예술보존회를 설립했으며, 93년 제1회 KBS 국악대상과 94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동백장 등을 받았다.

* 송순섭 - 박봉술제 <적벽가> 중 ‘새타령’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 송순섭 명창(69세)은 드물게 동편제 소리를 고수해 온 명창으로 몇 안 되는 박봉술의 제자이다. 오랫동안 고생하며 노력한 결과 소리 전체가 알차고 공력 있게 된 송 명창은 2002년 무형문화제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이후 소리가 더욱 빛을 발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봉술제 적벽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박봉술로 이어지는 동편제로서, 변질되지 않은 고제 동편제 소리의 특징을 비교적 순수하게 지니고 있다.
송순섭 명창은 남성 특유의 장쾌함과 툭툭 던지는 듯한 시원함으로 적벽가 특유의 힘 있는 소리를 잘 표현해 주는데, “이제야 소리의 참맛을 알 것 같다”며 소리 전성기를 맞고 있어 완숙의 경지에 든 소리를 감상해 볼 수 있다.

3인의 명고수들

정철호 : 전남 해남에서 세습 재인 집안에서 태어난 정철호는 14세가 되어 1938년 임방울을 찾아가면서 예인의 길로 들어섰다. 임방울로부터 ‘적벽가’, ‘수궁가’, ‘춘향가’를 사사받은 임방울의 유일한 제자로서, 임방울류 적벽가를 전승· 보급 시키고 있다. 이후 정응민 문하에서 판소리, 김재선 문하에서 판소리 고법을 배워 1996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김청만 : 중요무형문화제 제5회 판소리 고법 보유자. 13세 때 설장구를 잡은 이후 평생을 소리 장단과 함께 했다.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예술감독, (사)새울전통타악진흥회 이사장, 단국대, 서울예대, 대전대 겸임 교수로 활동 중이다.

정화영 :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25호. 충남국악단 예술감독. 김명환, 김동준이 사사했던 장판개의 고법을 계승하고 있다. 드물게 왼손잡이 고수로, 묵직하면서도 단단한 성음을 주특기로 하며, 추임새는 그 위치와 말의 선택이 적절하고 신명스런 성음이 북 성음과 잘 조화되고 있다는 평이다.

국립극장 개요
1950년 창설한 국립극장은 우리 공연예술계 현대사의 주무대였다. 서울 중구 장충단로 남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큰 해오름극장과 달오름, 별오름극장을 운영한다.

웹사이트: http://www.ntok.go.kr

연락처

공연기획팀 한정희 2280-4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