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문묘제례악
국립국악원에서 무대화 된 문묘제례악 전곡 연주는 2002년 11월 이후 두 번째로, 영신(迎神)>전폐(奠幣)>초헌(初獻)>공악(空樂)>아헌(亞獻)>종헌(終獻)>철변두(徹邊豆)>송신(送神)>망료(望燎)의 의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응안지악(凝安之樂), 명안지악(明安之樂), 성안지악(成安之樂), 서안지악(舒安之樂), 오안지악(娛安之樂) 등을 연주한다.
문묘제례악은 공자를 비롯한 증자, 맹자, 등의 유교 성인과 우리나라 유학의 대가 설총(薛聰), 안향(安珦), 정몽주(鄭夢周), 이이(李珥), 이황(李滉) 등 총 39인의 신위를 모신 사당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과 춤으로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 석전대제로 지정되어 있다.
문묘제례악은 고려 예종 11년(1116년) 중국 송나라에 갔던 사신들이 돌아오면서 대성아악(大聖雅樂)을 들여온 것이 효시가 되었다. 고려 말 나라가 혼란하게 되자 아악이 제대로 연주되지 못했던 것을 조선 세종 때 박연이 중심이 되어 원나라의 임우가 쓴 대성악보 일명 석전악보(釋奠樂譜)를 참고로 공자가 살던 주(周)나라 제도에 가깝게 아악을 정비해 15개의 곡을 만들었다. 하지만, 조선후기 혼란기에 쇠퇴한 아악은 계속 발전하지 못하고 현재는 영조 때에 복구된 문묘제례악의 6곡만 전해져 내려온다. 특히, 아악은 중국 상고시대에 기원을 둔 음악으로 본고장 중국에서는 이미 사라지고 우리나라에만 남아있다.
매년 성균관 대성전(大成殿)에서 봄·가을에만 열리고 있는 문묘제례악을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실제 문묘와 가깝게 관객의 관점으로 전환한 무대배치
2002년 연주 당시 무대 가장 안쪽을 북(北)으로 설정하여 문묘의 대성전(大成殿)과 제례(祭禮), 좌우로 악대인 등가(登歌)와 헌가(軒架), 일무(佾舞, 춤) 순으로 배치하여 연주한 것과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객석 쪽을 북으로 설정(기존방향 180〫회전)하여 실제 문묘에서와 같이 객석에서 가까운 쪽부터 제례와 등가>일무>헌가의 순으로 배치해 연주한다. 아울러 무대에서 제일 가까운 쪽에서 제례가 펼쳐져 관람객들이 제례의 절차와 제례에 사용하는 제기(祭器), 제수(祭需), 복식(服飾) 등의 여러 요소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 된다.
문묘제례악의 음악적 특징을 살려주는 악기
문묘제례악은 악기를 만드는 여덟 가지 재료인 쇠(金)·돌(石)·실(絲)·대나무(竹)·박(匏)·흙(土)·가죽(革)·나무(木)의 팔음(八音)으로 편성된 등가와 헌가 두 악대가 절차에 따라 번갈아 연주한다. 등가에 편성하는 악기는 특경·특종·편종·편경·축·어·절고·생황·금·슬·약·적·지·훈·소·박이고, 헌가에 편성하는 악기는 편종·편경·노고·노도·진고·축·어·약·적·지·훈·부·박이다.
문묘제례악을 연주하는 악기는 완전한 자연을 의미하는 8음(八音)을 구비하여 연주하였는데, 현행 문묘 연주에서는 바가지 재료에 해당하는 포부(匏部)가 빠져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 공연에는 포부에 해당하는 악기인 생황(笙簧)을 악기 편성에 포함하였다.
난잡하지 않아야 하고 화평정대(和平正大)해야 하는 아악(雅樂)의 음악적 특징을 닮아 있는 문묘제례악은 장식음이 없고 단순하면서 규칙적으로 일정한 길이의 음을 뻗다가 끝을 살짝 들어 올려 여미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문묘제례악의 음악적 특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번 공연에서 기존 악기를 보완하여 새로 만들어진 지, 적, 약, 소의 관악기를 사용한다. 악기 간의 음의 높이를 일정하게 하고 보다 수월하게 정확한 음을 낼 수 있도록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에서 새로 만든 것.
문묘제례악의 춤, 일무(佾舞)
제례에서 추는 춤은 줄 지어(佾) 추는 춤이라는 의미로 일무라고 하는데 문묘제례의 일무는 조선시대에는 육일무를 췄으나 대한제국(1897) 이후에는 8명씩 8행으로 64명이 추는 팔일무로 바뀌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 규모에 맞추어 8명씩 4행으로 일무가 추어진다.
문덕(文德)을 기리며 약(籥, 세로로 부는 관악기)과 적(翟, 꿩의 깃털을 용 머리 모양의 자루에 달아 만든 의물)을 들고 추는 문무(文舞)와 무공(武功)을 기리며 간(干, 방패 모양의 의물)과 척(戚, 도끼 모양의 의물)을 들고 추는 무무(武舞)가 추어진다.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예악당의 무대 깊이를 활용한 입체적인 연출로 조선조의 고상한 기품과 정취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관람을 원하는 경우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 또는 전화(02)580-3300)를 통해 예약 하면 된다.
웹사이트: https://guga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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