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베스트 티처’에 두 학기 연속 외국인교수 선정
건국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18일 지난 2학기 강의평가를 토대로 계열별 강의 우수 교수(베스트 티처) 6명을 선정한 결과, 인문사회 예체능 계열 3명의 베스트 티처 가운데 상경대학 로돌포 레데스마 (Rodolfo Ledesma)교수(국제무역학)가 1위를 차지했다. 영어로 진행된 그의 국제경제학과 국제통상관계론 두 과목은 학생들로부터 각각 92.61점과 94.26점(평균 93.43점)을 받았다.
레데스마 교수에 앞서 지난해 1학기 강의평가를 토대로 한 베스트티처 선정에서도 경영대학 빅토 케인(Victor Kane)교수(경영학)와 중국출신의 쑨양훙(孫艶紅.손염홍) 교수(사학) 등 2명의 외국인 교수가 포함됐다. 건국대가 베스트 티처(Best Teacher) 제도를 도입한 지 13년 만에 처음으로 한 해 두 학기 연속 외국인 교수들이 뽑힌 것이다. 건국대의 전체 전임교수 588명 가운데 외국인 전임교수가 82명(14%)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우수한 강의평가를 받는 외국인 교수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빅토 케인 교수는 2회 연속 수상할 수 없다는 베스트 티처 선발 기준에 의해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 되었을 뿐 실제 강의평가에서는 두 학기 연속 최우수 강의평가 점수를 받았다.
이처럼 영어 원어강의를 하는 외국인교수들이 강의평가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건국대의 외국인 교수와 영어 강의 비율이 높아진데다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고, 국내 학생들이 영어 원어강의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글로벌 마인드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교수들과는 달리 정년 보장이 되지 않는 외국인 교수가 강의에 더 열정적이며 학생들이 이를 높이 평가한다는 점에서 대학가에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들 외국인 베스트 티처가 학생들의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보다 늘 새로운 강의내용을 준비하는 ‘열정’과 ‘학생 참여 유도’, 그리고 ‘유머’ 라는 3박자였다.
필리핀 출신 미국인으로 미국 위스콘신대학 등에서 응용계량경제학(Applied Econometrics)분야 연구과 강의를 해오다 2008년 2학기부터 건국대 교수로 임용된 레데스마 교수(58)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 영어 강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다.
강의실 복도에서 마주친 학생에게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하고, 강의시간 내내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액션스타처럼 손짓과 표정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레데스마 교수의 올 1학기 ‘국제협력론(International Cooperation)’을 수강하는 조홍준(국제무역 4)씨는 “외국인 학생은 물론 국내 학생들도 강의 내용을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도록 영어의 속도를 잘 조절해 가능한 쉽고 천천히 말하기도 하고, 질문을 한 후 학생들이 손을 들고 발표하도록 참여를 유도해 저절로 강의에 빠져들게 한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건국대 상허연구관에서 열린 강의에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1시간 동안 10번이나 웃음이 터져나왔다. 각 산업별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설명하면서 “지난해 말 큰 맘 먹고(brave decision) 최신 휴대폰을 구입했는데 한국에선 3개월 만에 ‘퇴물’(old model)이 되었다”며 난감함 표정을 짓자 모두들 웃었다. 라이프사이클이 가장 짧은 제품을 묻는 질문에 50여명의 수강생이 저마다 손을 든다. 레데스마 교수는 강의마다 MS워드 파일로 파워포인트(PPT)자료를 만든 후 수업시간 도중에 학생들의 좋은 아이디어나 발표 내용이 나오면 “Good. Nice idea“”I like that" 이라고 말한 후 즉석에서 자신이 강의노트와 PPT로 옮겨 적어 반영하는 식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레데스마 교수는 ”준비한 강의노트에만 얽매이지 않는다”며 “학생의 좋은 생각을 즉석에서 반영해 학생들이 자신이 무언가 기여했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해 강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축산경영3)씨는 “유머를 많이 섞어 졸릴 겨를이 없다”며 “좋은 생각에 대해서는 이유(resioning)와 과정을 묻고 틀린 답에 대해서도 옳은 방향으로 결론을 유도하는 등 피드백을 줘 학생이 강의에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레데스마 교수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어야 졸업 후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게 될 때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피력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레데스마 교수는 강의시간마다 다양한 실제 사례를 찾고 DVD나 플래시 애니메이션, 그래픽·사진이 들어간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든다. 매일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물론 국내 일간지를 읽고 강의에 필요한 실제 사례를 스크랩한다. 이날 강의에서도 애플의 앱스토어에 대응해 국내 통신 기업들의 협력에 관한 신문 기사 스크랩을 복사해 학생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토론하기도 했다.
레데스마 교수는 자신의 전공인 경제학 뿐만 아니라 하루 3~4시간씩 경제 이외의 주제에 대해 책이나 신문을 읽는다고 했다. 일상생활 자체를 경제학 공부와 연관시키기 위해서다(Trying to make a living is economics). 사회와 생활 전반(life in general)에 대해 알고 있어야 실제 경제현상과 이들 사회적 이슈의 상호 관련성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토론해 경제현상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손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다른 한손에 물건을 들고, 인도와 횡단보도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퀵서비스’(Korean motocycle delivery guys)의 위험성과 경제적 효용가치 등에 관해 토론하기도 하고, 한국의 교육문제를 알아야 한국의 출산율 하락과 경제의 생산성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토론할 수 있는 식이다.
레데스마 교수는 “한국인 학생 가운데는 여전히 영어로 말하는데 자신이 없어 하고 부끄러워하며 교수만 말하고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 듣기만 하는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다”며 “한국 학생들은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배웠던 수동적(passive)인 수업 경험을 극복하고 보다 더 적극적(assertive)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데스마 교수는 “가능한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해 학생들이 궁금해 하고 바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애쓴다”며 “좋은 강의의 비결은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즐기는 것(the trick to good teaching is enjoying what you are doing)”이라고 말했다.
건국대가 18일 시상한 2009학년도 2학기 강의평가 우수 교강사에는 인문사회 예체능 계열에서 레데스마 교수 외에 경영대학 경영학전공 박진용 교수, 정치대학 정치외교학전공 곽진영 교수 등 3명의 전임교수와 예술문화대학 영상전공 하광민 강사가 선정됐다. 자연과학 공학 의학계열에서는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최상기 교수, 정보통신대학 컴퓨터공학부 장천현 교수, 건국대학 건축학부 김경환 교수 등 3명과 정보통신대학 정보보안 전공 서정욱 겸임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이날 오 명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이들 우수 교강사들에게 각각 상금 100만원씩을 전달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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