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 한국 춤의 지존 인간문화재 ‘이매방’
1980년, 영국의 세계적인 무용가 마고트 폰테인 앞에서 승무를 추는 이가 있었다. 세계 각국의 예술인들 앞에서 한국 전통 춤을 선보인 것이다. 바로 우봉 이매방 선생이다. 최고의 춤꾼, 우봉 이매방 선생은 한국 춤에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을 보유한 그는 전통춤을 전승한 20세기 마지막 춤꾼이며 20세기와 21세기의 전통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1927년 생인 우봉 이매방은 전남 목포 태생으로 목포권번에서 이대조와 박영구, 이창조 선생을 사사했다. 1984년 옥관문화훈장서훈을 받은 후 성옥문화상,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세종국악대상, 임방울 국악상 등을 수상했다. 목포에 이매방류 전통춤 전수관이 건립되면서 서울과 목포를 중심으로 전통춤을 전승하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춤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을 비롯 우봉이 직접 창작한 ‘장검무’ ‘기원무’ ‘대감놀이’등이 있다. 2010년 새해 맞이로 액운을 쫓고 행운과 안심입명(安心立命)을 가져다준다는 ‘살풀이춤’ 으로 주민들에게 따뜻한 희망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도 하였다. 그는 일제강점기 시절, 누이와 매형과 함께 만주에 살았다. 당시 만주에서 학교에 다녔던 그는 방학 때 누이 댁에 들러 당대 최고 중국 경극배우 매란방의 공연을 보게 됐다. 남자인 매란방이 천하일생 양귀비로 변장해 춤추고 연기하는 것에 매료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매란방에게 장검무와 등불 춤을 배웠다. 매란방 선생을 흠모해 이름 가운데 ‘란’자를 빼고 매방으로 예명을 지었다. 나중에 선생에게 여쭤봤더니 기가 막힌 예명이라고 극찬했다. 그 후 호적 이름까지 규태에서 매방으로 바꿨다. 이름 석 자가 모두 꽃을 뜻한다. 88년 올림픽이 열릴 무렵 우연히 중국에 들러 매란방 선생의 춤을 보여줬더니 가르쳐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문화대혁명으로 매란방 선생 춤의 대(代)가 끊겨 버린 것이었다. 지금까지 춤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전통춤엔 남성적, 여성적 춤사위가 동시에 내재돼 있다. 선이 굵고 힘이 있는 반면 감정 표출이 잔잔하게 일어난다. 이런 춤사위를 대삼, 소삼이라 한다. 여성과 남성 춤사위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한국 춤의 특징이기도 하다. 남성 춤의 강점은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딛고 예술세계에 매진하는 데서 나오는 강인함이다. 음양의 미는 심리적, 내적 갈등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자제할 때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장삼을 크게 한번 부리면 그 다음은 작게 하고 호흡을 위로 한번 올리면 다시 아래로 내려주며, 감으면 풀고 풀면 다시 감는 음양사상이 춤의 기본 틀을 이룬다. 또 춤의 시작부터 끝까지 정지 상태가 없으며 춤동작의 끝은 반드시 다음 동작의 시작으로 이어가게 함으로써 양이 차면 음이 되고 음이 차면 양이 되는 원리를 갖추고 있다. 그는 매번 이 원리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 춤을 춰야 한다는 이매방의 인고의 세월을 살펴보며, 민족의 정체성을 담보한 무형문화재 전승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리랑TV 데일리 매거진쇼 Arirang Today
한국 춤의 지존 인간문화재 ‘이매방’
3월 24일 (수) 오전 7시 (재방송 - 오전 11:30, 오후 2:00)
웹사이트: http://www.arira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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