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아시아 물 시장 전망과 시사점’
○ 물 산업의 정의
물 산업이란 깨끗한 물을 생산하여 최종 수요자에게 공급하고, 사용한 물을 다시 자연에 흘려보내기까지의 과정에 관련된 모든 산업을 의미함
물 산업에서의 ‘물’이란 공업용수, 생활용수, 식수 등 각 수요자가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서의 의미인 ‘깨끗한 물’로 한정함. 하수나 폐수와 같이 사용된 물을 자연 상태에서의 물의 흐름으로 돌려보내는 작업 역시 물 산업의 범주에 포함됨. 우리나라 정부는 물 산업을 ‘각종 용수(생활, 공업)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산업과 하수 및 폐수의 이송 및 처리를 하는 산업 서비스’로 정의하였음
물 산업의 구조는 크게 취수, 공급, 하수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가치사슬로는 조사와 부품 및 재료, 시설 및 건설, 운영 및 관리로 나누어짐
물 산업의 구조를 공급에서 수요까지의 단계로 보면 취수에서 생활용수로 이어지는 상수도, 해수 담수화, 공업용수, 하수도 및 재처리 분야가 있음. 물 산업을 가치 사슬의 단계로 구분하면 컨설팅을 포함한 조사 분야, 부품 및 재료, 시설 및 건설, 상하수도의 운영 및 관리 분야로 나눌 수 있음
○ 물 산업의 동향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외 기관에서는 수자원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한편, 세계 물 산업의 성장 역시 전망하고 있음
국내외 환경 및 경제 기관들은 수자원의 특성에 따른 실질적인 공급의 부족, 수요의 증가를 언급하며, 수자원의 중요성에 대하여 역설해왔음. 또한 수자원과 이에 관련된 서비스들에 대하여 거래가 가능한 하나의 산업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물 산업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음
일반적으로 물 산업의 민간 기업 참여는 부품 및 자재, 시설 및 건설 분야에 국한된다고 보기 쉬우나 상하수도의 운영, 관리 분야의 참여 역시 적지 않음
세계적으로 2009년에서 2025년까지 민영 기업의 상하수도 공급 인구는 연평균 4.5%에 증가하며 2025년 민간 기업의 서비스 비중은 20%로 전망됨. 공공 서비스의 성격이 강한 상하수도 사업의 특성 상 소유권은 공공 부분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민영 기업이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가 일반적임. 과거의 세계 각국 상하수도 사업성과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민간 부문이 참여한 사업이 공공 부문의 단독 사업보다 성과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남
○ 물 산업의 전망
세계 물 산업의 규모는 2007년의 3,630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8,65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상하수도 투자는 연간 최대 1,480억 달러까지 요구되어 이에 따른 물 산업 규모의 확대를 예상할 수 있음.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와 같은 제조업 발전이 빠른 인구 대국들은 향후 물 산업 규모의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임
○ 아시아 물 산업의 성장과 경쟁
아시아의 물 산업 시장은 중국을 위주로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앞으로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됨
적극적으로 상하수도 시설을 확충하고 있는 중국의 도시 지역은 이미 세계 주요 물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주요 시장이 되었음. 이밖에도 중국의 농촌,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 등 여전히 미개발 지역이 많이 남아 있는 아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임. 또한 아시아 국가들은 아프리카의 물이 부족한 경제적 빈국들에 비해 개발을 위한 경제적 여력이 상대적으로 커 물 산업의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각됨
아시아에서 물 산업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국가는 싱가포르이며, 최근 일본은 그동안 민간 기업 위주로 진행되었던 물 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하여 국가 전략을 수립 중에 있음
싱가포르는 2003년 Newwater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물 산업의 국가 전략을 수립하였음. 우리나라 역시 2006년과 2007년 물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여 세계 물 산업의 경쟁에 국가적 관심을 보인 바 있음. 일본의 경제산업성은 2009년부터 물 산업의 육성과 해외 진출을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 중에 있음
○ 연구의 목적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 물 산업에서 주변 경쟁국의 전략과 우리나라의 현황을 알아보고 우리나라의 해외 진출 방향에 대하여 모색하고자 함
세계 물 산업 규모의 확대, 특히 아시아 지역의 성장은 우리나라 물 산업에 있어서도 큰 기회가 될 수 있음. 하지만 단기간에 높은 상하수도 보급률을 이루고, 낮은 누수율을 자랑하는 등 상하수도 운영의 강점을 국제 경쟁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약점도 있음. 이에 세계 물 산업의 주요 현황과 전망, 아시아 경쟁국의 전략, 우리나라 물산업의 현황과 경쟁력을 알아보고 해외 진출의 방향에 대해 모색함
2. 아시아 물 산업의 성장과 주요국의 전략
(1) 아시아 물 산업의 성장
○ 아시아 시장 규모의 확대
과거부터 아시아는 세계에서 물 소비 비중이 가장 큰 지역으로 향후 그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투자 역시 활발한 상태임
세계 물 소비에서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54.9%, 1995년 58.9%였으며, 2025년에는 62.2%까지 증가할 전망임. 이와 같은 수요를 반영하여 2000년에서 2008년 사이 세계 개발도상국의 상하수도 민간 투자 가운데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중이 50.7%에 달함
특히 아시아 지역은 과거 높은 비중을 차지한 농업용수가 감소하는 대신 공업용수의 비중 증가로 물의 산업적 접근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전망임
아시아 지역의 물 소비에서 농업용수의 비중은 1900년 97.8%에서 점차 감소하여 1980년에는 84.1%까지 떨어졌고, 2025년에는 72.0%로 전망됨. 한편 공업용수의 비중은 1900년에는 0.7%에 불과하였으나, 1980년에는 4.3%로 증가하였고, 2025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한 9.5%로 전망됨
세계 물 산업에서 동아시아, 남미, 동유럽 등 개발도상국 지역과 수자원 개발에 적극적인 중동 지역의 비중이 확대될 전망임
2007년 기준으로 이미 세계 물 산업에서 3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은 2025년에는 35%까지 확대될 전망임. 남미와 동유럽, 중동 지역 역시 2025년의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대비 1~5%p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임. 반면 2007년 기준 50%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서유럽과 북미 시장은 2025년에는 40% 전후까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됨
특히 중동, 남아시아, 동아시아 지역은 향후 상하수도 서비스의 민간 기업 참여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
가장 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중국의 민영 상하수도 공급 비중은 2009년 상수도 12%, 하수도 10%에서 2025년에는 각각 18%, 19%로 증가할 전망임. 아직 상하수도의 민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일본 역시 2025년에는 민영 공급 비중이 상수도는 8%, 하수도는 1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 특히 중동 지역은 오일 달러를 이용한 상하수도 서비스의 민영화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2025년의 민영 공급 비중은 50% 이상 최대 100%로 전망됨
(2) 아시아 주요국의 물 산업 전략
○ 싱가포르의 물 산업 육성 전략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물 산업의 지원 정책을 마련한 싱가포르는 2018년까지 세계 물 산업 점유율 3%에서 5% 수준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
과거 물 공급의 50% 이상을 의존하던 말레이시아의 수도 공급 가격 100배 인상 선언을 계기로 2003년부터 Newwater 프로젝트를 추진하였음. 이와 함께 수자원 관리 총괄 기관을 설립하는 한편, 자국의 물 산업 관련 기술 향상을 위해 해외 기업, 연구소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음
물 자급률 90%를 목표로 시작된 Newwater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은 해수 담수화, 하수 재처리, 수질 개선 및 재이용으로 이어지는 수자원 순환임
싱가포르가 세계 물 산업의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가치 사슬 상에 위치한 전 산업의 육성은 물론, 매년 세계 물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음. Newwater 프로젝트 예산의 50% 가량은 수원 확보를 위한 해수 담수화에 투입되었으며11), 현재는 해당 기술을 이용한 해외 진출 역시 활발함. 2006년에는 수질 개선 기술 육성을 위해 5년간 3억 3,000만 싱가포르 달러의 투자 계획을 수립하였음10)
현재 싱가포르의 물 산업 관련 기업들은 투자와 운영 및 관리 분야의 중국 진출이 활발하며, 시설 및 건설 분야에서의 중동 진출 역시 적지 않음. 중국 현지의 합작 회사 설립을 통하여 상하수도 시설 및 건설과 운영 및 관리 사업 진출이 활발함. 싱가포르의 대표 물 산업 관련 기업인 Hyflux는 2003년의 자국 사업 비중 100%에서 2008년에는 자국 17%, 중국 57%, 중동 26%로 다변화되었음
○ 일본의 물 산업 육성 전략
일본은 2008년 이후 정치권과 정부를 중심으로 물 산업 육성과 해외 진출의 국가 전략 수립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이전부터 물 산업의 국가 전략 수립에 대한 주장이 제기된 일본은 2008년 7월 자민당의 ‘물안전보장연구회 최종 보고서’를 계기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 이후 일본 경제산업성은 ‘물 비즈니스와 물 관련 기술의 해외 진출’이란 보고서를 발표한 후 ‘물 비즈니스 국제 인프라 시스템 추진실’을 통해 국가 정책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음. 또한 200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물 비즈니스 해외 진출 연구회’를 통하여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국가 전략을 수립 중에 있음
일본은 물 산업 가운데 부품 및 재료 분야, 특히 수처리 분리막에 대한 기술 경쟁력 지니고 있으며, 펌프, 하수 재처리 분야에도 기술 우위가 있음. 2007년 기준 세계 수처리 분리막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점유율은 약 50%에 이를 정도로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음. 이 밖에 분리막 기술을 이용한 하수 재처리, 펌프 및 밸브 제조, 내진 설계 및 누수 방지 기술 등은 물 산업에서 일본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음
하지만 일본 물 산업의 해외 산업 진출에 있어 가장 큰 한계는 상하수도의 운영 및 관리 분야에 있으며,15) 이는 우리나라의 한계와 유사함. 일본 경제산업성은 자국 물 산업의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걸림돌로 민간 기업에게 상하수도 운영 및 관리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것을 지적하고 있음. 이는 일본의 상하수도 서비스는 공공 부문에서 담당해왔기 때문으로 우리나라와 유사한 한계 및 그 원임을 가지고 있음. 운영 및 관리 경험의 부재는 수자원 개발부터 시설·건설, 운영·관리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을 요구하는 최근의 국제 물 산업에서 약점으로 작용함
현재까지 발표된 일본의 물 산업 해외 진출 전략의 큰 틀은 각 국가를 특성별로 분류한 후 비교 우위를 도출하여 접근하는 지역적 차별화 전략임. 각 국가 및 지역의 경제적 빈부 정도와 부존 수자원량에 따라 네 개의 지역군으로 분류하고 해외 기업들의 진출 및 경쟁 정도를 분석함. 이를 통하여 각 지역군에 따라 일본의 물 산업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검토하고 차별적 대응 방안을 모색함
일본의 물 산업 해외 진출의 핵심 지역은 물이 부족한 중동의 부국이며, ODA 등 경쟁 우위를 확보한 동남아시아 역시 진출의 주요 지역에 속함
·A지역군: 이미 유럽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으로 향후 일본의 경쟁력 확보와 진출을 위해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함
·B지역군: 일본이 기존의 ODA를 비롯한 각종 원조로 상대적인 접근 우위를 확보한 곳으로 개발 원조와 물 산업의 시범 사업이 가능함
·C지역군: 물 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해외 기업들의 진출이 증가하지만 일본 기업의 상대적 기술 우위를 활용할 수 있음
·D지역군: 현재는 사업성이 없으나 중장기적인 시장 잠재력을 지닌 지역으로 미래의 우위 확보 차원에서 비용절감, R&D를 위한 시범 사업은 가능함
3. 우리나라 물 산업의 특징
(1) 우리나라 물 산업의 국가 전략
○ 물 산업 육성 계획의 수립
우리나라 역시 물 산업 육성 방안 및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물 산업과 관련하여 국가 전략을 수립한 바 있음
2006년 산업자원부, 환경부, 건설교통부 공동으로 ‘물 산업 육성 방안’을 수립하고 우리나라 물 산업의 육성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였음. 이에 따른 세부 계획으로 2007년 환경부는 ‘물 산업 육성 5개년 세부추진계획’을 통하여 추진 체계와 과제, 계획을 수립하였음
2006년의 ‘물 산업 육성 방안’은 2010년까지 물 산업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세계적인 물 산업 관련 기업군의 육성을 목표로 수립되었음
중점 과제에는 상하수도 구조 개편과 인프라 확충을 통한 경쟁력 강화, 물 산업의 기술 고도화와 인력 양성, 병입 식수 브랜드 육성 등이 있음. 이에 대한 방향으로 상하수도 서비스의 공급과 관리(감독)의 기능 분리, 규모의 확대와 경쟁을 통한 상하수도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제시하였음
뒤이어 발표된 2007년 ‘물 산업 육성 5개년 세부추진계획’은 6개 분야에서 31개의 세부 과제를 제시하고 추진 계획과 투자 규모를 포함하고 있음
과제로는 상하수도 서비스업 구조개편, 시설투자 및 제도개선, 기술 고도화와 인력 양성, 수출 역량 강화, 연관 산업 육성, 육성 기반 구축을 제시함. 각 정부 부처가 소관하여 2008년부터 2012까지 5년간 상하수도 시설 투자 9조 4천억원, 선진 물 관리 시스템 1,137억원 등의 투자 계획을 발표함
○ 답보 상태의 물 산업 육성 계획
2006년과 2007년 발표된 물 산업 육성 계획 중 상당 부분이 변경 및 보류되어 현재까지 가시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상하수도 고도화 정도임
현재 대부분의 사업은 상하수도 사업의 광역화 및 유역화, 상하수도 수질 관리와 같은 상하수도 고도화에 집중되어 있음. 이 밖의 물 산업 관련 사업 계획은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으며, 2010년에 물 재처리 시설 강화와 물 산업 종합 정보시스템 구축, 산업 단지 조성 계획 수립, 해외 진출 지원, 병입 식수 브랜드 육성 등이 예정되어 있음
우리나라는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 비교적 늦지 않은 시기에 국가 전략을 수립하였으나 이후 실제 실행 측면에서 미흡한 상황임
우리나라와 일본, 싱가포르의 물 산업 육성 전략은 전반적으로 주요 육성 분야와 해외 진출 지역이 유사하여 국가 간 경쟁을 예상할 수 있음. 우리나라는 물 안보 문제의 급박함으로 시작한 싱가포르보다는 늦었지만 일본보다는 빠른 육성 계획을 수립하였으나 거의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임
(2) 물 산업의 해외 진출 현황
○ 시설 및 건설 분야에 집중된 해외 진출
우리나라 물 산업의 해외 진출은 시설 및 건설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아직 운영 및 관리 분야의 진출은 미흡함
우리나라의 물 산업 해외 진출은 현재 세계 주요 경쟁국과 대비하여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설 및 건설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임.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해외 진출이 미흡한 운영 및 관리는 물 산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으로 향후 육성과 진출이 필요한 분야임
우리나라 물 산업 해외 진출의 주요 주체는 건설사 및 중공업 회사들로서 기존의 건설 및 중장비 기계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함
2007년부터 2009년 7월까지의 물 산업의 대규모 해외 사업 진출 가운데 시설 및 건설 분야는 계약액 기준으로 88.5%에 이름. 또한 설계 및 조사 부문 역시 수 처리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설 및 건설 분야에 관련된 조사임
○ 부품 및 재료 분야의 수출 증가
부품 및 재료 분야를 볼 때, 물 여과제품과 역삼투 분리막 경우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로 향후 물 산업의 새로운 주요 분야로서의 성장이 기대됨
담수화 플랜트의 주요 부품인 역삼투 분리막의 수출액은 2002년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전인 2008년까지 연평균 10.2% 증가하였음. 또한 물 여과제품의 수출액은 경기 침체와 관계없이 2009년에도 증가하였으며, 2002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19.2%에 달함. 부품, 소재 등의 기술력이 중요한 부품 및 재료 분야는 우리나라의 향후 기술 경쟁력 수준에 따라 물 산업의 해외 진출에서 주요 역할을 할 수 있음
○ 아시아 지역 중심의 해외 진출
우리나라 물 관련 해외 진출을 지역별로 구분하면 계약액, 계약건수 기준 모두 중동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함
2007년부터 2009년 7월까지 중동 지역의 물 관련 대규모 해외 사업 진출은 22건, 25억 8천만 달러임. 계약액 기준으로는 오세아니아 지역이 5억 3천만 달러, 계약 건수 기준으로는 동남아시아 지역이 18건으로 중동 다음으로 진출이 활발한 지역임
또한 물 여과 제품과 같은 부품 및 재료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아시아 비중은 높은 편으로 나타남
2008, 2009년 우리나라 물 여과제품 수출의 아시아 비중은 65.8%로 중국 95.7%보다는 낮지만 미국 37.8%, 일본 37.1%보다는 높은 크게 수준임. 또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주요 물 산업 관련 기업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임
특히 물 산업의 아시아 주요 경쟁국인 일본과 싱가포르 역시 아시아 물 시장을 주요 해외 진출 지역으로 삼고 있음
일본은 중동 지역에서는 해수 담수화 산업과 운영 및 관리 분야를, 동남아시아 지역은 운영 및 관리 분야를 중점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수립 중임. 싱가포르는 중국에서 물 산업 관련 투자와 운영 및 관리가 활발하며, 중동에서는 운영 및 관리 외에 우리나라의 해수 담수화 산업과 경쟁 중에 있음
(3) 우리나라 물 산업의 경쟁력
○ 물 산업의 강점과 약점
우리나라의 물 산업은 건설 및 토목, 담수화 플랜트 등에서는 강점이 있으나 아직 물 산업 프로젝트의 실적과 자금 동원 능력은 부족함
현재 우리나라 기업이 보유한 수 처리 핵심 기술에는 해수 담수화 플랜트, 침지식 분리막 이용 하수처리, 전자 산업 폐수의 무해화 기술 등이 있음. 이밖에 단기간에 상하수도 보급률을 세계 최저에서 최고 수준까지 높인 우리나라의 상하수도 시설 및 건설 경험은 주요 경쟁력이 될 수 있음
반면 해외 유수의 물 전문 기업들이 물 산업 전반에 걸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국내 기업은 운영 및 관리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함. 또한 국제개발은행의 물 산업 관련 프로젝트 수주 능력이 부족하여 해외 기업보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실정임
하지만 전반적인 서비스를 요구하는 최근의 국제 물 산업의 조류에 대응하지 못할 시 최악의 경우 기존의 경쟁력을 지닌 시설 및 건설이 해외 시장에서 매력을 잃거나 해외 주요 물 기업의 하청으로 전락할 수 있음
○ 물 산업 관련 기술 수준
우리나라의 수질 및 수자원 관리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하여 상용화 측면에서 열위에 있으며25), 특히 수자원 관리 및 운영 분야가 미흡함
전반적으로 수질, 수자원 관리 기술은 선진국 대비 50~55% 수준에 그치며, 수자원의 순환의 인프라와, 수 처리 고도화의 전문 인력이 특히 취약함. 이를 물 산업에서 ‘수자원의 개발-수질 개선-운영 및 관리’의 순서로 보면 수자원 개발과 수질 개선 부분의 기술력이 미흡한 것을 알 수 있음
한편 향후 국제 시장에서 주요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첨단 상수도의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 역시 미흡하지만 상대적으로 기술 격차가 작은 편임
우리나라의 세계 시장 지향형 상수도 기술은 선진국 대비 75% 수준이며, 스마트 상수도와 정수처리 지능형 플랜트는 65% 수준임. 다만 상수관 운영 경험을 가진 선진국과 비교하여 지능형 상수관망 기술은 55%로 수질 및 수자원 관리 기술과 비슷한 수준임. 첨단 상수도 기술을 세부적으로 보면 운영 및 유지, 관리 부분이 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이는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 부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4. 정책적 시사점
첫째, 상하수도 서비스의 선진화와 민영 기업의 참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함
수자원은 무한히 공급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자원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또 다른 수출 품목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 우리나라가 해외에 진출하는 것 역시 해당 국가에서는 각종 물 산업에 민영 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의미함. 따라서 모든 국가의 수자원 서비스를 공공 부문이 담당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는 이를 적극 이용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함
둘째, 물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산업적, 기술적 육성과 함께 기술 경쟁력을 가진 타 산업과의 융합이 요구됨
우리나라의 해외 물 산업 진출이 시설 및 건설 분야에 집중되는 것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임. 하지만 이처럼 유사한 분야에 대한 집중은 해외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 간 경쟁 과열로 이어져 수주 덤핑과 기술 신인도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 또한 조사부터 부품, 건설, 운영까지 전반적인 물 서비스를 요구하는 국제 물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분야의 산업적 육성이 이루어져야 함. 이에 더해 해외 기술 인력의 적극 유치, IT를 비롯하여 우리나라가 보유한 우수 기술의 융합 등을 통하여 물 산업 전반의 기술력 제고가 요구됨
셋째,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물 산업의 기술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의 면밀한 조사와 함께 틈새시장의 발굴 및 공략이 필요함
아직 우리나라의 물 산업 관련 기술은 오랜 경험을 가진 유럽이나 부품 및 기계 분야의 기술력을 가진 미국, 일본 등에 부족한 것이 현실임. 우리나라의 담수화 플랜트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요소에는 기술력 외에도 담수 생산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이 있음.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중국 및 싱가포르 등과의 또 다른 경쟁을 피할 수 없음. 따라서 우리나라는 각 국가의 지리적, 경제적 특성을 파악하고 틈새시장을 발굴하는 것이 국제 물 산업 경쟁에서의 또 다른 과제임
넷째, 물 산업의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이 공동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패키지 세일 전략 역시 고려할 수 있음
우리나라 역시 토털 솔루션을 요구하는 국제 물 산업 수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하여 물 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강화가 필요함. 따라서 우리 물 산업도 시설 및 건설 분야의 민간 부문과 운영 및 관리 분야의 공공 부문이 함께 진출하는 패키지 세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 이를 통해 민간 부문에서의 경쟁력 유지 및 강화는 물론 공공 부문에서의 운영 및 관리 경험의 축적이 이루어져야 함
다섯째, 정부의 적극적인 비즈니스 외교는 우리나라 물 산업의 해외 진출에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음
세계적인 물 산업 관련 기업들을 보유한 프랑스는 도쿄 정수장 건설 수주를 위해 대통령이 제안서를 보냈을 정도로 비즈니스 외교에 적극적임. 또한 최근 일본의 물 산업 해외 진출 전략 회의에서는 우리나라의 원전 수출과 같은 비즈니스 외교가 일본 정부로서 배워야 할 점으로 언급됨. 따라서 우리 정부는 다양한 분야의 물 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비즈니스 외교의 지속이 요구됨 [김필수 연구원]
*위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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