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링겔만 효과라는 것이 있다. 한 사람이 노력을 하면 100만큼의 힘을 낼 수 있는데 두 사람이 함께 일을 하면 200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낮은 정도의 힘 밖에 내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국내 한 인기 TV 프로그램에서도 실험을 통해 이 현상을 보여 준 바 있다. 밧줄을 이용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실험이었는데, 여러 사람이 붙어도 한 사람이 하는 것보다 별로 나은 것이 없었다. 그러나 놀라운 현상은 그 다음에 나타났다. 실험 참여자들에게 서로가 분명히 구별되도록 옷을 갈아입히자, 그 전보다 훨씬 높은 집단적 힘을 내는 것이었다. 단지 누가 누군지 보다 잘 식별되도록 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결국 이 현상은 복잡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가 그 원인이었다. 즉 익명성의 그늘에서 힘쓰는 시늉만 하던 사람들이 개인별로 역할이 드러나게 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가진 힘을 다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기업이든 단체든 만약 이러한 현상이 만연해 있다면 그 조직에게는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집단의 힘은 개인의 힘을 단순히 합한 것보다 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단지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이 집단을 의미한다면 결코 집단이 개인보다 강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집단은 일(1) 더하기 일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칫하면 그보다 훨씬 못한 결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로 조직 운영자로서 경영자나 관리자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서로 구별되는 옷을 한 벌 만들어 입히는 것, 간단한 것 같지만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마술이 바로그것이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가장 먼저 체계다. 조직 전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일을 나누어 하부 조직 단위, 나아가 개인에게 명확한 사명을 맡기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익명성이 사라지고 개인이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존재하게 된다. 바로 스스로의 책임과 역할이 명백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 관리의 첫번째는 책임(Accountability)의 관리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두 번째로 프로세스이다. 하부 조직 및 개인의 역할이 명백해질수록 부서 간 또는 개인 간 업무 흐름은 단절될 수가 있다. 각각의 책임이나 실적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부서나 개인은 살더라도 조직 전체는 죽고 마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막는 방법으론 공동 팀의 운영이나 집단적 보상 등을 들 수가 있다. 또 개개인이 자연스럽게 조직 전체의 가치나 목표를 공유할 수 있도록 고유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자발적인 노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조직은 다들 관성에 의해 굴러가는 것 같지만 능률은 다 다르다. 경영자들은 가끔씩 조직이 전체로서 개개인의 합보다 큰 힘을 내고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심각하게 던져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어떤 역할이 정말로 필요하고 그렇지 않은지, 또 개인이 조직에 함몰되어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수정을 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능력만 있다면 대기업이 벤처보다 효율적이 아니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승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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