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지역민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내 몸에 맞는 문화처방전 골라서 배운다.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어. 어떤 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 게 힘이 든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매주 화요일 목요일 정오가 되면 수유재래시장 2층 다락방에서 흥겨운 노래가 울려 퍼진다. 댄스스프츠 강좌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댄스스포츠 강좌는 2009년 8월 상인들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져 9개월간 진행되었다. 현재는 열다섯 명의 열혈 춤꾼들이 맹렬히 춤을 연습하고 있다.
상인과 시민이 골고루 모여 만들어진 댄스스포츠 강좌. 수강생들의 연령대는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이들 중 몇몇은 고혈압이나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강사 이정애씨는 “댄스스포츠는 스포츠나 취미기에 앞서 치유의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수강생들은 “댄스가 생각보다 운동효과 크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댄스스포츠를 춤바람으로 보기보다 스포츠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은다.
화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한춤교실 강사 오승연씨 역시 춤의 치유 효과를 강조한다. 오씨의 한국무용 강습의 특징은 ‘자세’를 중요시한다는 데 있다. 자세를 바로 갖는 것은 춤의 맵시도 좋게 하지만,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어 관절염이나 오십견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칭에도 효과만점이다.
몸살림운동 연구소의 김중수씨가 강의하는 몸살림체조는 반복적으로 몸을 펴고 구부리는 간단한 동작들로 구성되어 남녀노소 모두 따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이 허리를 바로 세우고 가슴을 피면 건강해진다’는 것이 몸살림 체조의 취지.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 기타교실과 노래교실이 개설된 것은 지난 3월이다. 소싯적에 한 가닥 하던 상인과 시민이 음악으로 뭉쳤다. 이들의 연습시간은 늦은 저녁 8시. 화요일과 토요일 밤이면 시장에 낭만이 흐른다.
낮시간에는 장구를 멘 장터유랑악사들이 시장통을 누빈다. “남편이 군대 가 있는 동안 3년을 기다려서 연애결혼을 했다”는 한 상인은 연애할 때 남편이 자주 불러주던 어니언스의 <편지>와 <긴 머리소녀>를 회상하며 유랑악사들에게 노래를 신청한다. 다른 상인은 “목을 수술해서 노래 부르는 게 힘들지만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힘을 얻는다”며 조용필의 <일편단심 민들레>를 애창곡으로 뽑았다. 시장 사람들의 애환과 노래에 담긴 구구절절한 사연은 ‘수유 애창곡집’으로 묶여서 음반과 함께 발매될 예정이다.
미디어로 일상을 표현하고, 시장 너머를 만난다.
앞의 프로그램들이 몸을 움직여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수유시장(건물시장)안에서 진행되는 ‘책수레’는 문학을 통한 치유를 이야기한다. 작은 도서관 담당자들은 화요일 오후 다섯 시가 되면 바퀴가 달린 책꽂이에 책을 싣고 건물시장 안을 돌아다닌다. “책 왔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리자 상인들은 반가운 표정으로 이제까지 읽은 책의 목록이 적힌 문화통장을 들고 나온다. 7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문화통장의 책목록을 50권 가까이 채운 상인도 셋이나 된다. 코디샵 민성희씨는 “7~8년 전 다빈치코드를 읽다가 책이 읽히지 않는 것에 절망했었는데 이제 책이 제법 읽힌다.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기분이다”라며 시장 속 책수레에 큰 만족을 표시했다.
수요일과 목요일(오전 10시, 오후 8시) 생생클럽(수유시장 주민 쉼터)에서는 ‘미디어교실’이 열린다. 처음에는 마우스를 움직여 ‘클릭’하는 것조차 서툴렀던 상인들이지만 이제 제법 컴퓨터 사용이 익숙해졌다. 상인들은 포털사이트에 자신만의 블로그를 만들고 가게소개, 상품소개, 단골이야기, 장사이야기 등도 직접 쓴다. 이불상점 우먼로드 블로그의 방문객이 강의를 시작한지 2개월여 만에 500명을 넘어 함께 강좌를 듣는 다른 상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담당강사인 안태호씨는 “앞으로는 좀 더 글쓰기 과정에 집중해 상인이 스스로 시장의 컨텐츠와 스토리를 담아내어 시장 홍보도 자연스럽게 되고, 상인들이 새로운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유마을시장 문화잡지는 한달에 한번 시장의 이야기를 실어 나른다. 잡지는 시장과 주변 지하철역, 지역단체 등을 통해 매달 4,000부가 배포된다. 마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아이의 교육에 좋다는 젊은 어머니부터 잡지가 좋아 발행된 잡지를 집에 모두 꽂아놓으셨다는 중년 여성까지 독자도 매우 다양하다. 수유마을시장 문화잡지는 2010년 4월호까지 7개월간의 준비기간을 마치고 5월호부터 본격 월간지로 발행된다. 잡지의 새로운 이름은 ‘콩나물’이다. 햇콩에 부지런히 물을 뿌려주기만 하면 싹을 틔우는 콩나물은 시장에서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대표 먹 거리다. 전통시장과 지역사회의 생활문화를 담아내고 소통함으로써, 가보지 않았어도 재미난 곳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이 월간 ‘콩나물’의 목표다.
수유마을시장 프로젝트 전민정 PM은 “수유마을시장의 문화프로그램과 지역 보건소의 건강검진 서비스를 연계해서 지역사회의 문화테라피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소에서 진단을 받은 지역민에게 시장의 먹 거리로 식이요법을 제안하고 그에 알맞은 장보기기술과 문화예술처방전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지역민의 몸과 마음을 살찌운다는 아이디어다.
시장축제로 지역과 시장이 함께하는 화합의 무대를 연다.
5월 7, 8, 9일 3일 동안 수유마을시장 곳곳에서 수유마을시장 프로젝트의 지난 일년을 갈무리하는 수유마을시장축제 ‘넘실’이 열린다. 댄스스포츠, 한춤교실, 노래교실, 기타교실의 강사와 수강생들은 축제기간에 있을 공연을 위해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근지역 시민들의 참여로 시장옥상 주차장에서는 체험프로그램과 벼룩시장이 개최된다. 또한 시장통 포장마차거리에서는 시인과 문학인을 초청하여 술판 속에서 시낭송회를 벌리는 ‘막걸리 낭만토크’도 개최된다. 시장 곳곳에 있는 값싸고 맛있는 먹 거리를 뷔페처럼 이용할 수 있는 ‘시장뷔페티켓’도 발행하여 식판을 들고 시장을 구경하면서 다양한 먹 거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
전통시장이 갖고 있는 흥과 정, 인간적인 교류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서의 시장이 갖고 있던 본연적인 치유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일년간 진행해온 수유마을시장 프로젝트, 지역과 시장이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단골로 성장한 모습을 축제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개요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 예술, 체육, 관광, 종교, 미디어, 국정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이다. 2008년 문화관광부와 국정홍보처, 정보통신부의 디지털콘텐츠 기능을 통합해 문화체육관광부로 개편했다. 1차관이 기획조정실, 종무실, 문화콘텐츠산업실, 문화정책국, 예술국, 관광국, 도서관박물관정책기획단을 관할하며, 2차관이 국민소통실, 체육국, 미디어정책국, 아시아문화중심추진단을 맡고 있다. 소속기관으로 문화재청, 대한민국예술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국어원, 국립중앙도서관, 국립극장,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국악원,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영상자료원, 해외문화홍보원, 한국정책방송(KTV) 등을 두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mcst.go.kr
연락처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과
조연갑 사무관
02-3704-9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