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노무현 대통령은 4일 오후 서울시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 세계대학총장포럼 개막식’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대학의 역할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인류 양심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고려대 개교 100주년 기념 세계대학총장포럼 대통령 축사
존경하는 어윤대 총장님,
국내외 대학총장 여러분, 그리고 귀빈 여러분,

‘세계대학총장포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세계 지성을 대표하는 여러분과 자리를 함께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별히 해외에서 오신 총장 여러분께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내일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고려대학교에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총장 여러분,

저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혁명의 하나로 민주주의를 꼽습니다. 민주주의야말로 인간의 존엄을 높이고 창의를 발현할 수 있는 가장 성공적인 제도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이러한 민주주의 발전의 산실이 되어왔습니다. 대학의 자유로운 정신은 인권, 정의, 평등, 평화와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개발하고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대학은 상아탑 속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변화의 시기마다 도덕적 결단으로 역사를 진보시키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실천이 오늘날 인류가 누리는 자유와 인권의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한국의 대학도 다르지 않습니다. 일제 식민지배와 불의한 독재권력에 맞서 민족정신과 민주주의 이념을 지켜냈습니다. 1960년 4.19혁명, 1987년 6월항쟁 등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자랑스런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고 세계 10위의 경제로 도약하는 데에도 대학의 역할이 컸습니다.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주저없이 우리 국민의 높은 교육열이라고 말합니다.

지금도 우리의 대학진학률은 81%로서 세계 최고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들은 대단히 빠르게 혁신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대학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고, 한국의 미래가 밝다고 믿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총장 여러분,

우리는 21세기를 맞으면서 세계가 평화와 공존의 질서로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세계 도처에는 대립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명분보다는 국가이익만을 앞세우는 힘에 의한 질서가 관철되고 있습니다.

이곳 동북아만 해도 제국주의시대의 아픈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국가간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패권주의적 경향이 다시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성인의 공동체인 대학사회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큽니다. 적어도 대학은 국가이익에 종속되기보다는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발전시키는 근거지가 되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 역사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 세계평화에 대한 의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성인의 자존심입니다. 인류 양심의 보루인 대학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분명히 희망적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총장 여러분,

이러한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과 대학인들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세계 250여개 대학이 참가하는 이번 포럼은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 지성의 지혜를 모아나간다면 대학의 발전은 물론 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토론과 큰 성과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이번 포럼을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 유익하고 보람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5월 4일

웹사이트: http://www.presiden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