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지원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 고용서비스 기능과 역할, 개인 생애주기별 노동시장 이동 과정 지원에 초점 맞춰야”

서울--(뉴스와이어)--“실업수당과 취업지원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 한국의 고용서비스 기능과 역할은 개인의 생애주기별 노동시장 이동 과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더욱 확대돼야 한다.”

TLM(Transitional Labor Market·이행노동시장)이론의 세계적인 권위자 귄터 슈미트(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유럽 선진국에서 고용정책을 만들 때 중요한 이론적 근거로 활용하는 TLM의 개념을 한국에도 도입하면 고용서비스의 발전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 TLM : 개인이 생애단계별로 전직, 실업, 경력단절, 은퇴와 같이 노동시장 이동 과정에서 직면하는 위험요소들을 국가가 예방·관리해줌으로써 더 나은 곳으로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지원하는 노동시장체제

귄터 슈미트 교수는 한국고용정보원이 8월26~27일 주최하는 ‘TLM과 고용서비스’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한국을 찾았고(29일 이한),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뤄졌다.

슈미트 교수는 “TLM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개인의 자유로운 노동시장 이동이며, 이를 위해선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은 근로형태와 근로시간을 다양화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함으로써 고령자, 여성 등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슈미트 교수는 지난해 독일이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일자리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선방한 것은 연장근로 축소,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TLM에 근거한 근로시간 유연성 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튼실한 고용서비스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독일의 일자리 기적 : 독일은 2009년 경제위기로 국내총생산(GDP)이 약 5%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업률은 2008년(7.2%)에 비해 0.4%P밖에 안 올라 7.6%를 기록함

그는 “특히 약 150만명의 근로자에게 일하는 시간을 줄이면서 다른 사람과 일자리를 나눠 갖는 일종의 실업수당인 단축근로수당제도를 적용함으로써 실업자 약 50만명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슈미트 교수는 “개인이 노동시장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안정한 소득에 대한 리스크를 사회가 세심하게 관리해줘야 한다”면서 이행 과정에 대한 소득지원(Making Transition Pay·MTP)을 강조했다.

기존의 노동시장정책은 실업자를 빨리 취업시켜 돈을 벌게 하는 이른바 MWP(Making Work Pay·취업을 통한 소득확보)에 집중했지만, TLM은 여기에 각 이동 과정마다 생계에 대한 걱정없이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도록 소득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슈미트 교수는 “MTP는 기본적으로 실업자가 빈곤의 덫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의 역량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임금손실을 보상해주는 것”이라며 “자칫 막대한 재원만 쏟아붓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07년과 2010년 보고서에서 ‘도덕적 해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안만 마련하면 MTP가 인적자원의 수준 저하를 막고 향후 노동생산성 등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슈미트 교수는 “TLM은 노동시장 이동 과정에서 생기는 위험 요소들을 예방하거나 효과적으로 관리해줌으로써, 개인이 느끼는 고용의 불안을 잠재우고 직업적 역량을 키우는데 관심을 둔다”며 “이는 결국, 장기실업자와 근로빈곤층이 생기는 것을 막고, 소득과 부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함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귄터 슈미트(Günther Schmid)
o 1942년 독일에서 태어나 베를린자유대학(the Free University of Berlin)을 졸업해 1981년부터 동 대학 교수로 재임
o TLM이론을 소개해 독일의 하르츠 개혁 등 유럽의 고용서비스 선진국들이 TLM을 고용정책으로 근간으로 활용하는데 큰 기여를 한 TLM의 세계적 권위자
o 유럽 등 각국의 고용정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식견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각종 고용 관련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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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연구위원, 신종각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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