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초 엔고(円高) 시대, 일본의 대응과 시사점’
최근 엔화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95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주요국 통화의 미 달러화 대비 상승률과 비교하더라도 두드러지는 상승 수준이다. 과거에도 엔고 현상은 있었지만, 최근의 ’슈퍼 엔고‘ 현상은 과거와는 다소 다른 특징이 있다. 우선 ’80년대와 ‘90년대 중반의 엔고 현상은 미국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엔화 강세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엔화 강세는 일본 자본수지 적자의 축소, 일본 경제 펀더멘탈의 상대적 부각, 일본정부의 미온적 대응, 일본 외 시장에서의 투기적 수요 가세 등으로 엔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미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금융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독자적인 환율 시장 개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슈퍼 엔고‘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화 강세에 대한 일본의 대응
(정책 차원 대응) 일본 정부는 엔고로 인한 경기 침체가 저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첫째, 우선 시중 자금 공급을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금융 완화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둘째, 가전, 주택 등에 대한 에코포인트 제도의 연장 등 내수 시장의 적극적인 확대를 추진함으로써 상대적인 수출 비중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셋째, 도시재생, 지역활성화 사업 등에 대한 공공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 부문의 투자를 유도하여 고용 안정과 소비 진작을 도모하고 있다. 넷째, 상대적으로 엔화 강세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에 대해 긴급 단기자금 지원 등 지원 프로그램 마련과 제도적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섯째,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등의 녹색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와 인재 육성을 강화하여 수출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 차원 대응) 수차례의 엔화 상승을 겪으면서 일본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 극복을 위한 기업 체질의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첫째, 생산 부문의 효율성 제고와 나아가 전사 차원의 포괄적인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둘째, 생산 설비의 해외 이전 및 부품의 현지 조달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높이면서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셋째, 높아진 엔화 가치를 활용하여 해외 우량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M&A 추진과 투자 확대로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넷째,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제품의 차별화와 고부가가치화로 비가격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엔고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을 극복하고 있다. 다섯째, 환리스크 관리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수출 결제 수단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사점
우리 경제도 수출 의존도가 높고 원자재가 상승, 환율 변동 등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한 경제 구조라는 측면에서, 엔화 강세에 대한 일본의 정책적 대응 및 일본 기업들의 대응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책적으로는 향후 원화 강세 국면의 도래에 대비하여 경제 체질의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첫째, 내수 촉진과 고용 안정을 위한 각종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수출과 내수의 균형적 성장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고부가 첨단산업 육성 등 성장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해외 자원 개발과 글로벌 M&A 등 해외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 정비가 필요하다.
기업 차원에서는 환율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 첫째, 전사적인 경영 혁신으로 비용 절감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 둘째, 글로벌 아웃소싱과 선별적인 해외 M&A 및 투자를 통하여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사업 구조 재구축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환 리스크 등에 대한 시나리오 경영을 강화하고, 결제 수단의 다변화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강한 기업 체질을 구축해야 한다. [허만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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