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朴容晟)가 국내기업 200개사(회수율 80.5%)를 대상으로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기업인 의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의 본격 회복시점에 대해 내년 상반기(38.5%)와 내년 하반기(31.7%)라는 응답이 전체의 70.2%에 달해 많은 기업들은 연내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올해 3분기(9.3%)와 4분기(20.5%)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는 기업은 29.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경기상황에 대해서도 과반수가 넘는 기업이 ‘침체상황이 지속되고 있다(52.8%)’고 응답하여 ‘미약한 회복세(33.5%)’라는 의견보다 더 많았으며, 완연한 회복세라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경기를 이처럼 소극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은 국내경기가 도소매 판매 등 일부 지표상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고유가와 환율하락에다 세계경기 둔화와 위안화 절상 가능성, 북핵위기 등 대외적인 불안요인이 잇따라 대두됨에 따라 기업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경기가 본격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과반수가 넘는 기업이 ‘유가와 환율 등 불안한 대외여건(51.3%)’ 때문이라고 답변하였으며 다음으로는 소비심리 위축(24.1%), 소극적인 정부정책(15.7%), 기업투자 부진(8.9%)의 순으로 지적했다.
향후 경기회복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 역시 유가(32.3%)와 환율(22.4%)을 1·2순위로 꼽아 우리경제가 대외여건에 취약한 구조임을 반영하였으며, 노사관계(19.3%), 해외경기(15.5%), 북핵(10.5%)의 순으로 응답했다.
경기회복 지연과 불안한 대외여건으로 인해 기업경영환경과 수익성도 지난해에 비해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경영 환경’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47.2%)하거나 나빠졌다(36.7%)는 응답이 좋아졌다(16.1%)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수익성도 지난해에 비해 좋아졌다는 기업은 15.5%에 불과한 반면 비슷하다(44.7%)와 나빠졌다(39.8%)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 단계에서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가 취해야 할 조치로는 응답기업의 71.4%가 ‘규제완화 등 기업환경 개선’을 주문했다.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2.4%에 그쳤으며, 현행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6.2%에 불과했다. 이같은 결과로 볼 때 기업들은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통해 무리하게 경제를 이끌기 보다는 기업환경 개선을 통해 투자가 늘어나고 고용이 창출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해 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정부가 외국계 펀드에 대해 세무조사와 5%룰 보고의무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한데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61.4%가 ‘글로벌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것으로 문제될 것 없다’고 대답해 지지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외국자본에 불안감을 주는 등 다소 부적절했다’고 대답한 기업도 38.6%로 적지 않게 나타나 유연성있는 정책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향후 외국자본에 대한 정책방향으로는 국내외 기업간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79.5%가 외자에 대한 규제보다는 국내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정책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11.8%는 외자유치를 위해 외자우호정책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국부유출 방지차원에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8.7%)는 의견은 소수에 불과했다.
기업활동과정에서 외국자본과의 역차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 있다(59.0%)’ 또는 ‘매우 많다(6.2%)’는 응답이 65.2%를 차지하여 역차별 해소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거의 없다’고 답변한 기업은 34.8%로 조사됐다. 역차별을 느끼고 있는 분야로는 ‘불리한 M&A 방어환경(29.5%)’, ‘수도권 공장 신증설(26.7%)’, ‘타법인 출자제한(26.7%)’, ‘경제특구 혜택(17.1%)’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중 기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으로는 ‘고강도 부동산 대책(32.9%)’ ‘소비자단체소송 및 집단소송제(28.6%)’ ‘환파라치 등 각종 신고포상제(9.9%)’의 순으로 응답했으며 ‘특별히 없다’는 응답도 28.6%로 적지 않게 나타났다.
우리경제가 올해 5%대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과제로는 환율·유가 등 대외여건 안정(23.6%)을 1순위로 꼽았으며, 중소·벤처기업 육성(19.3%), 건설경기 부양(16.8%), 성장동력 발굴(14.9%), 노사안정(13.0%), 규제개혁(12.4%)의 순으로 응답했다.
한편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의 명예학위 수여와 관련한 고려대 사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사회일부의 반기업 정서(40.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무노조 경영(34.8%), 대가성 학위수여(24.8%)의 순으로 대답했다. 또한 월마트나 삼성그룹이 지향하고 있는 무노조 경영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70.8%가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법하다면 문제될 것 없다'와 '적극 장려해야 한다'는 답변이 각각 53.4%와 17.4%로 나타났으며, '잘못됐다'는 응답은 29.2%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대외악재로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국내기업의 경영여건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경기회복과 투자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를 비롯한 경영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대외여건이 크게 불리한 만큼 부동산 대책 등 정부정책이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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