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동서독 통일 20년 평가와 시사점’
동서독은 1949년 분단된 지 40년 만인 1990년 10월 3일 통일되어, 통일 20주년을 맞게 되었다. 독일은 2009년 현재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고, 세계 3위의 상품 수출입국으로서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동서독 통일의 내적 요인으로는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강력한 경제력에 기반한 서독의 주도적 통일 노력을 들 수 있다. 특히, 1982년 정권 교체에 따라 여당이 된 기민당은 사민당의 동방정책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통일의 외적 요인으로는 소련 및 동구권의 변화로 동서 냉전 구조 해체라는 외부 요인에 서독 정부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을 들 수 있다.
2. 동서독 통일의 성과와 한계
(성과) 동서독 통일의 성과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동서독 합의에 의한 평화적 통일 달성을 들 수 있다. 통일을 전후하여 조속한 방식과 신중한 방식에 대해 국민 여론이 양분되었으나, 결국 동독 주민들은 자유총선거에 의해 동독이 서독에 편입되어 신속하게 통일이 진행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둘째, 국제사회 위상 제고를 들 수 있다. 통일 이후 직접적 안보 위협 소멸에 따라 유럽통합의 완성 등 다자외교에 역점을 둔 대외 정책을 실행하고, 해외 파병 확대를 통해 국제사회 내 안보 공여국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였다. UN에서도 정규 예산 및 각종 평화 유지 활동 사업 등에 대한 자발적 재정 지원 확대를 통해 미국과 일본에 이은 3위(8.7%)의 UN 재정 기여도를 유지하고 있다.
셋째, 동독 주민들의 생활 수준 회복을 들 수 있다. 통일 직후 동독 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서독의 43%, 생산성은 서독의 45% 수준이었으나, 2008년 현재 동독 지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서독의 71%까지 회복되었으며, 생산성 역시 79%까지 향상되었다.
(한계) 하지만 통일 독일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동독 주민들의 소외감을 들 수 있다. 서독 기본법 제23조에 의한 급진적 흡수 통일은 생활 수준의 불균형 등 동독 주민들을 소외로 이끄는 상황적 불평등을 초래하여 동독 주민들에게 2등 국민이라는 상실감과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이로 인해 독일에서는 동독 시절에 대한 향수를 의미하는 ‘오스탈기(Ostalgi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동서독 지역의 불균형 발전을 들 수 있다. 적정교환비율인 4.4:1을 무시하고 1:1의 화폐통합을 추진하였고, 신탁청이 사유화 실적에 치중하여 기업가치에 대한 세밀한 평가 없이 구매자 선정을 남발하여 동서독 지역의 불균형 발전을 초래하였다. 이로 인해 동서독간 실업률 격차는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급격한 사유화 진행 결과 대기업들의 서독 지역 집중 현상으로 구동독 지역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동독 지역 인구의 서독으로의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 국가 부채 누적 등 높은 재정 부담을 들 수 있다. 통일 당시 동독 지역 재건 비용을 과소평가하여, 이후 막대한 재건 비용 조달로 세금 인상·재정 적자 확대 등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통일비용으로 매년 독일 GDP의 1.5% 수준이 지출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GDP의 4% 가량이 지출되었다.
3. 한반도 통일을 위한 시사점
동서독 통일 과정이 한반도 통일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보다 통일 편익이 막대함을 인식하고, 통일 비용 부담에 의한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한반도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둘째, 안정적인 통일 여건 조성을 위해 충분한 통일 논의를 통한 통일 방식에 대한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
셋째, 재정 부담 완화 및 북한 주민들과의 위화감 해소를 위해 남북한 균형 발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넷째,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 국민적 합의에 기반한 재원 조달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소외감 완화를 위하여 탈북자 적응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 통일 이후의 사회 통합에 대비한 사회적 갈등 완화 노력을 지속해나가야 한다. [이해정 선임연구원]
*위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hri.co.kr
연락처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
이해정 선임연구원
02-2072-6222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