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

서울--(뉴스와이어)--1. 방송3사, ‘서울광장 개방’ 의미보다 상황나열에 그쳐

27일 서울시의회가 시민들이 신고만 하면 서울광장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서울광장 조례’를 공포했다. 개정 조례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거부로 시의회 의장 직권으로 시의회 게시판에 공고하면서 효력이 발생했다. 이로써 서울광장은 문을 연 지 6년 만에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게 됐다. 다만 광장 신고 내용을 심의하는 ‘서울특별시 광장운영시민위원회’ 조례안이 통과되는 10월 5일 이후가 되어야 실질적인 ‘신고제’로 운영될 수 있다.

서울광장이 ‘관제광장’에서 비로소 시민들의 광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이번에 공포된 광장 조례를 대법원에 재의결무효확인소송을 낸다며 여전히 ‘광장개방’을 요구한 시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와 정부부처들이 11월까지 서울광장에 각종 행사를 예약했으며, 12월에는 스케이트장 설치공사에 들어가 스케이트장이 폐장하는 내년 2월말까지 사실상 시민들의 집회나 시위가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방송3사는 서울광장 조례공포의 의미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서울광장 개방에 반발하는 서울시와 조례를 공포한 서울시 의회의 갈등과 앞으로의 상황 등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특히 KBS는 서울시의 반발을 비중 있게 실었다. MBC와 SBS는 조례가 공포됐지만 현실적으로 집회를 열기 힘들다며 상황을 전하는데 보다 초점을 맞췄다.

KBS <“직권공포” “무효소송”>(우한울 기자)
MBC <조례 공포>(노재필 기자)
SBS <의장직권으로 공포>(박현석 기자)

KBS <“직권공포” “무효소송”>(우한울 기자)은 서울시 의회가 “허가가 아닌 신고만으로도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있도록 한 서울광장 사용 조례안”을 공포했다며 “조례가 공포와 함께 효력을 갖게 됨에 따라 서울시는 집회나 시위와 관련된 행사라도, 광장 사용신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시의 반대 입장은 여전하다”며 ‘개정조례는 상위법에 위반되고, 집회와 시위는 경찰의 업무’라는 유길준 서울시 총무과장 인터뷰를 실었다. 또 서울시가 “11월 말부터 내년 2월까지 석달간 스케이트장을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에 광장사용 신고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당장 혼란은 없어 보이지만, 서울시는 이달 말쯤 대법원에 조례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어서, 관련 논란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BC <조례공포>(노재필 기자)는 서울시 의회가 서울광장 조례안을 공포했다며 “오늘부터 경찰에 신고를 한 뒤, 서울시에 신고서를 제출하면 서울광장에서 집회가 가능해 졌다”고 전했다. 이어 “현실적으로는 당장 집회를 열기가 어렵다”며 “서울시가 오는 11월 14일까지 단 하루를 빼고 서울광장에 문화행사를 허가한데다 11월 15일부터는 스케이트장 공사에 들어가 내년 2월 말까지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대규모 정치집회의 경우, 경찰이 집회를 불허할 가능성도 있다”며 ‘경찰의 집회신고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서울광장이 정치집회로 넘칠 것이라는 것은 기우’라는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 인터뷰를 실었다. 그리고는 서울시가 “대법원에 무효 소송을 내겠다는 방침이어서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과, 어떻게든 정치집회를 막으려는 서울시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SBS <의장직권으로 공포>(박현석 기자)는 서울시 의회가 서울광장 조례안을 공포했다고 전한 뒤, 서울시는 공포된 조례에 따른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당장 서울광장에서 집회와 시위가 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미 11월 중순까지 25건 가량의 행사가 잡혀 있고, 폭력 등이 우려되는 시위나 집회는 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사실상 거부할 수 있는데, 대부분이 서울시가 임명한 위원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서울시가 대법원에 조례 개정 무효 소송을 낼 방침이고 의회는 광장운영 시민위원회 조례까지 개정한다는 입장이어서 광장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2. ‘환율전쟁터’ 우려되는 G20 서울회의 … KBS는 연일 ‘장밋빛 전망’

오는 11월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환율 문제가 떠오르면서 강대국들의 환율싸움에 한국이 애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은 행정부와 의회가 한 목소리로 G20에서 환율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화폐가치를 올려 자국의 무역적자를 만회하려 하지만(2009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5009억 달러 중 46%가 중국요인), 중국은 갑작스런 위안화 절상으로 입을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G20서울회의가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터가 될 경우 ‘금융 안전망 구축 및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 한국정부가 내세웠던 의제들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난 23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은 다자 회의체이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환율을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곧바로 미 의회의 반발에 직면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환율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위안화 절상이 원화 절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또한 외교적으로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 의장국으로 중간에 낀 한국의 입장이 곤란한 상황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강대국들의 환율전쟁 등 G20 의제와 관련된 복잡한 외교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대신 G20을 대비한 경호문제 등을 다루는데 급급하다. 특히 KBS는 G20서울회의와 관련된 ‘장밋빛 전망’을 부각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에는 G20서울회의부터 시작되는 비즈니스 서밋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고, 차기 G20행사에서도 비즈니스 서밋이 개최되는 것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이 정례화 되는 것”이라며 노골적인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

KBS <“3천개 객실 예약”>(최재현 기자)은 “벌써 G20 특수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서울의 특급호텔 객실 3천 개의 예약이 이미 끝났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는 50여 대의 특별기 외에도 이번에 처음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스티븐 그린 HSBC 회장과 피터 브라벡 네슬레 회장 등 기업인들의 전용기만 20대 이상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추가적인 경제 효과를 감안해 다음 개최국인 프랑스도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하기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제안하신 비즈니스 서밋이 국제회의에서 정례화되는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의 발언을 실었다. 또 서울 특급호탤 객실 3천개가 예약됐다며 “벌써 G20 특수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오늘 G20 관련 보고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은 G-20은 단순히 정상들만의 회의가 아니며, 한국 상품의 이미지와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등 국민 실생활과 연계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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