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명가 기증유물 특별전 연장 전시
자연 속에 시간의 흐름이 드러나는 이 가을 초입에서 수백 년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에 담긴 조선시대 사대부의 삶을 마주하는 것은 어떨까.
조선시대 사회 문화의 주류를 이끌었던 지식인과 벼슬아치로 기억되는 사대부들의 삶.
경기도와 경기도박물관은 당초 7월 14일(수)부터 9월 26일(일)까지 경기도 기증명가의 유물을 통하여 한평생 교육과 독서, 벼슬살이 속에서 자신의 삶의 목표와 가치관을 실현하고자 노력하였던 사대부들의 진솔한 삶을 알 수 있는 특별전시회를 개최하여 왔고 전시기간 이어진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보답하고자 10월 17일(일)까지 전시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 운영하고 있다.
그간 방문한 관람객은 112,500여 명으로 관람객이 어린아이에서 백발성성한 어르신까지 다양하였다는 점이 특색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옛 전통과 뿌리를 설명해주는 다정한 모습이 많이 눈에 띤 전시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회가 이처럼 다양한 관람객층의 발길을 이끈 것은 아마도 현재 우리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도층, 사회를 이끌고 지도해나가는 책임과 역량을 갖춘 지도층에 대한 갈증이 투영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또한 사대부하면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고루한 책자와 문서 중심의 전시가 아니라 당대인물을 우수하게 묘사한 다수의 초상화, 공예장식품, 복식, 투구, 생활민속품 등을 통해 사대부 생활의 전반을 입체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나아가 평소 한자리에 모으기 쉽지 않은 11점의 보물자료를 볼 수 있었던 점도 한 요인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전시는 활발한 기증유도활동을 통해 경기도박물관이 1996년 개관 이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의 명문집안으로부터 기증받은 조선시대의 사회와 사대부의 생활상을 규명할 수 있는 각종 문서, 개인 문집, 초상화와 그림, 장신구, 복식 등 여러 분야에 걸친 귀중한 유물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현재 우리사회의 척박한 기증 문화 속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을 활용한 의미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이들 집안의 대부분은 선조의 유품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것을 명가의 엄격한 덕목으로 여겨온 집안으로서, 이미 조선시대에 당대를 이끌고 가문을 빛낸 수많은 사대부를 배출해 명가를 이루어 왔다. 전시유물 속에 등장하는 많은 사대부들의 당대 행적이 경기도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또한 대를 이어 살아갈 터전을 경기도에 정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자연히 묘소와 사당 등의 유적도 다수가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다.
전시회는 크게 세 부분의 흐름 속에서 관람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먼저 도입부에 해당하는 제1부에서는 31개 주요 명가와 보물 11점을 포함한 기증유물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그간 박물관이 기증받은 유물의 보존에 힘쓰면서도 학계와 일반인을 위하여 이를 연구, 전시, 교육 자료로 활용해 이룩한 성과물을 제시하고 있다.
제2부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첫 이야기는 <고희를 넘긴 노(老)신하를 위하여>이다. 조선시대 사대부가 공통적으로 가슴에 간직한 꿈은 높은 벼슬을 거쳐 영화로운 노년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여기서는 이러한 단계를 밟아 사대부가 노년에 임금으로부터 나라의 원로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받아 간직해 온 대표적인 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즉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의자와 지팡이인 궤장(几杖), 그리고 임금이 베푸는 잔치장면 및 축하의 글과 그림을 담은 유물이 그것이다.
<고희를 넘긴 노신하를 위하여>에 이어 사대부의 교육과 과거, 벼슬살이에 대한 평생을 흐름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왜 사대부는 평생을 쉼 없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실천적 덕목을 현실에서 행하고자 했을까. 우리가 막연하게 알아 왔던 것에 대한 보다 명쾌한 답을 사대부의 자기수양, 과거준비와 합격, 벼슬살이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오래전의 그들에게서 오늘날 우리사회의 입시전쟁을 능가하는 긴장과 경쟁의 치열한 숨결을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삶에서 좁게는 가문의 영광이, 넓게는 세상의 경영이 중요한 목표였다. 과거합격증, 각종 명령서, 봉급명세서, 관청의 발급문서, 관직일기, 남편의 벼슬과 덕행에 따라 팔자가 정해지는 부인들에 관한 유물들로 구성하였다.
전시의 제 3부는 관혼상제, 집안 관리, 교유관계에서 살펴 본 <예와 풍류>이다. 조선시대 사대부는 사회교화의 차원에서 유교적 주자가례의 보급에 애를 썼으며, 이에 따라 일상에서 효 사상을 표현하는 관례, 혼례, 제례, 상례의 실천을 중요하게 여겼다. 자연히 여러 명가들에서는 거의 공통적으로 여기에 관련된 예법서를 비롯해 상제례 문서들, 분재기 문서, 초상화 등을 잘 보존해 오고 있는 편이다. 나아가 사대부는 여러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풍류와 교유(交遊)에도 힘써 위로는 임금에서부터 주변의 지인들에 이르기까지 서로 간에 주고받은 귀중한 자료 또한 많이 남겼다. 임금이 신하에게 내린 글, 지인들과의 모임을 기록한 글과 그림, 편지글 등이 소개되며, 이를 통해 사대부의 생활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세 가지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조선시대 사대부는 내적으로 자신을 수양하고 백성을 다스림으로써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신념을 가진 지성인들이었다. 이들은 오래 전의 주인공이었으나, 생전에 보여준 삶의 목표와 가치관은 오늘날까지 전해져 명가의 정신을 이루고 있는 측면이 많다. 관람객은 전시회를 통하여 사대부가 지닌 근엄한 면뿐만 아니라 오밀조밀한 삶을 엮어가는 면까지 그들을 가까이서 느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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