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스와이어)--강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소장 한진만 교수)가 「폐광촌과 카지노: 강원폐광지역사회변동연구」(일신사, 2005년 2월 출간)에 이어 「지방분권시대 춘천읽기」(강원대출판부)를 펴냈다.

이 책은 사회과학연구소가 ‘지방분권시대의 춘천’이라는 대주제 아래 설정한 ‘누가 이끄는가’, ‘삶의 모습들’, ‘어디로 갈까’라는 세 가지 물음을 가지고 2003년 9월부터 2004년까지 12월까지 진행한 ‘수요콜로퀴엄’의 결과를 담고 있다.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 속에서 국토 개발의 불균형과 중앙과 지방의 차이가 심화되면서 2000년대에 들어 지방 시민단체들이 연대하여 ‘지방자치헌장’을 제정(2001년 3월)하고 지방대 교수들이 ‘분권화를 위한 지식인 선언’(2001년 9월)을 하는 등 지방분권화의 필요성이 강력히 요구되었다. 강원도에서도 2002년 9월에 ‘춘천선언’이 나왔고, 2003년 3월 한국지방분권 아카데미가 춘천에 설립되는 등 지방분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그 결실로 2003년에 들어선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지방의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들을 마련하기 시작하였다.

이 책을 기획하고 진행했던 전임 사회과학연구소장 홍숙기(심리학과) 교수는 “일련의 이런 노력으로 지방분권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지만, 지방의 자율과 책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면 진정한 지방분권을 가져올 수 없다. 2020년을 지향하는 야심찬 청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현재 모습과 역량을 진단하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춘천지역에 대해, 춘천사람들에 대해, 춘천의 사회, 문화, 정치, 교육, 건축, 시민운동과 여성운동에 대한 현실진단과 방향제시를 위하여 다양한 분야의 학자뿐만 아니라 시민운동가, 실무자 등이 함께 참여하여 고민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였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누가 이끄는가’에서는 춘천의 시민(김원동, 유팔무), 언론(한진만), 여성(정경춘), 문화예술인(유현옥) 등이 하는 역할과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 다음은 책에 대한 각 부분별 소개이다-
1부 저자들의 의견을 압축하면, 지방분권시대의 춘천은 춘천시민이 나서서 끌고 가야 한다. 시민이 지역현안들에 관심 갖고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지역신문과 방송을 보며, 춘천시가 누구를 위해 어떻게 예산을 쓰는지 감시하고, 지역문화예술 활동에 관심 갖고 스스로 문화역량을 키워야, 우리 스스로 중앙만 바라보지 말고 ‘지금 여기’를 소중히 여겨야 진정한 지방분권이 가능해진다. 춘천은 ‘춘천 G5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관광자원, 산업, 상품(‘국제적 명품도시’)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2부에서는 춘천지역 여성(박기남), 공무원(서영주), 풍물시장 사람들(김세건), 고등학생(최광익)과 대학생(이기홍)의 삶을 조명하였다. 춘천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일단 춘천의 현실은 곧 한국의 현실이다. 남녀불평등, 공부하고 시험 보는 기계로서의 고등학생의 삶, 대학생들의 ‘유예된 사춘기’, 시장의 활기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마찬가지이다. 중앙이나 타 지역과의 차이가 있다면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가령 남녀차별이 춘천에서 더 심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춘천의 현실은 곧 지방의 현실이다. 이것은 지방대학생들의 삶의 모습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다. 춘천에만 고유한 삶의 모습은 좀더 세부로 들어갈 때 감지되는데, 인구 25만의 규모, 호수와 산, 서울과의 가까운 거리 등이 여기에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서울과, 타 지방과 비교하여 더하다 못하다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춘천에서 우리의 삶이 행복하거나 건강하지 못하다면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3부 ‘어디로 갈까’에서는 정치(이선향), 경제(지해명), 언론(홍성구), 교육(길양숙), 도시 공간(박경립) 영역에 대한 고찰을 통해 우리는 계속 뒤돌아보지 않고 뛰어갈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저자들은 시민참여가 열쇠라고 본다. 시민들이 일어나 여성운동을 포함한 시민사회운동, 교육운동에 참여하고, 시의원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정보공개를 요구하며, 지역사회 대안미디어를 만들고 키워나가야 한다. 그 결실은 아마도 춘천이 어떤 모습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가로 나타날 것이다. 새로운 도시 건설은 국가와 강원도, 춘천시에만 맡기고 이루어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 좋은 도시는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경춘선 복선화, 동서고속도로, 미군기지 이전이 춘천시에 황금의 기회임은 분명하다. 이 모든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가느냐 아니면 무질서한 부분들에 춘천이라는 전체가 무너지느냐, 남은 시장마저 ‘재개발’하여 거대한 주차공간을 가진 대형유통마트를 세우느냐, 기와집의 옛동네, 산을 허물고 끝없이 고층아파트를 지을 것이냐, 미군기지가 떠난 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느냐 또는 비워두느냐 하는 것은 시민참여에 달려 있다. 그 참여는 지역지식인들의 참여, 연구노력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제는 중앙으로만 가던 시선을 돌려 ‘지금 여기’를 바라볼 때이다. 우리 지역을 누가 이끄는가,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조급해하지 말고 같이 지혜와 힘을 모아한 걸음씩 나아가기 시작할 때이다. 「지방분권시대 춘천읽기」의 출간의 계기로 춘천에서 지역연구가 꽃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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