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한나라당이 오늘(13일) ‘성폭력범죄 예방을 위한 전자위치확인장치 부착명령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전자팔찌 법안 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는 성폭력 범죄의 재범율이 높고, 피해자와 피해 가족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 매우 큰 범죄라는 점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전자팔찌 도입과 같은 감시의 제도화는 사생활의 자유와 인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 범죄 전력으로 인한 사회적 차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한나라당의 법안은 성범죄 2회 이상 형기 합계 3년 이상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친 사람 또는 집행을 유예받은 사람이 다시 성폭력 범죄를 범한때에는 검찰의 신청과 법원의 결정에 따라 출소직후부터 이를 최장 5년간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비록 성범죄 2회 이상, 형기합계 3년 이상으로 적용 대상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 법안은 다음의 몇가지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첫째, 죄값을 치루고 만기출소한 사람에게까지 전자추적장치의 부착을 명령하겠다는 것은 우리 헌법이 금하고 있는 명백한 이중처벌이며, 집행유예자에 대한 부착명령 또한 유사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둘째, 한나라당의 법안은 사생활의 자유와 인권을 위축시키고, 범죄 전력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심화시킬수 있다. 반사회적 범죄인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법안과 같은 전자팔찌가 도입되면 그 당사자는 5년간 일거수 일투족이 공권력에 의해 감시되는 심각한 사생활의 침해를 받게될 것이며, 성범죄자라는 공개적 낙인으로 취업 등 모든 사회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셋째, 다른 범죄 전력자들에게도 이와 같은 전자감시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성폭력 범죄만이 아닌 강력범죄 일반의 범죄율이 증가하는 추세임을 감안할때, 이 법안은 여타 강력범죄에도 유사한 방식의 감시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논리로 확대될 수 있다.

넷째, 전자팔찌의 범죄예방 효과는 아직 입증된 바가 없다. 외국에서도 인권침해 논란으로 그 도입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또한 도입되더라도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의 예처럼 아동상대 성폭력 전과자를 대상으로 매우 제한적으로 도입되거나 성범죄의 가석방자를 상대로 일정기간 이를 도입한 사례가 있을 뿐이며, 한나라당의 법안에서처럼 대상의 폭이 넓은 경우는 알려진 바 없으며, 이 같은 외국 사례들도 최근의 일로써 범죄 예방 장치로서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처럼 가치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법안의 도입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도 없이 정서에 편승해 추진되는 점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우리는 이 사안을 논의함에 있어 ‘피해자의 인권이 중한가 가해자의 인권이 중한가’와 같은 대립구도는 다분히 감정적이며 비합리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사형폐지’ 논의에 대해 ‘피해자의 인권이 중한가, 가해자의 인권이 중한가‘의 잣대를 적용하는 것과 같은 논리로, 자칫 법에 의한 형벌을 보복 수단화하며, 가해자에게는 인권이 없다는 식의 매우 위험한 논리로 발전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는 성범죄 예방을 위한 법률적, 사회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 거듭 동의하며, 전자팔찌처럼 논란을 야기하는 방식에 앞서 선결해야 할 사항들을 먼저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 법원의 형량이 법률에 정해진 양형기준에 비해 매우 관대한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보다 엄격한 양형 기준을 적용하고,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를 더 엄격히 단죄하는 등의 처벌 강화는 그 예방대책의 하나가 될 것이다. 재소 기간동안 성범죄 가해자들에 대한 별도의 교화 방법 마련과 시행 아울러 학교, 직장에서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성범죄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조사와 재판과정에서 수치심을 느끼는 등 이중의 인권침해를 당하는 점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우리는 성범죄를 예방하고 줄이자는 인권적 취지가 전자팔찌와 같은 잘못된 방식의 도입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라며, 앞서 언급한 대책들 처럼 인권침해의 소지없이 성폭력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이 선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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