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도의회와 집행부가 기울여 왔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제한적으로나마 수도권에 대한 외국 첨단기업의 신증설규제가 풀리게 되었습니다.
이는 경기도민들과 국민들의 여론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경기도가 세계를 누비며 땀 흘려 유치해 온 외국첨단기업들에게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 큰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의원님들과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우리 경기도가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면, 외투 첨단기업의 신증설 규제완화가 상당기간 지연되었을 것이고, 3년의 허용기간도 확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고 험난하기 때문입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월 11일 ‘국내 첨단대기업에 대해서도 수도권내 신증설을 허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발표하더니, 5월 13일 여당은 정부와의 당정협의 결과라고 하면서 ‘지방화 추진 정도와 연계하여 허용을 결정’한다고 불과 이틀 전의 발언을 번복하여 버렸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0%가량이 국내 첨단대기업의 신·증설허용이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반발을 이유로 결정을 망설이고 있는 현정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현 정부의 조변석개하는 정책으로 새로운 투자를 고려하였던 국내 첨단기업들이 다시 한번 기업할 의욕을 잃게될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기업들이 여러 특혜를 받기 위해 국내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시대에는 수도권 입지를 규제하면, 기업들이 지방으로 갈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내 첨단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상대로 글로벌 경쟁을 벌여야 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수도권 입주가 안 되면 아예 투자를 포기하거나 외국으로 빠져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투자시기를 놓치면 회복할 수 없는 패배로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때 세계 전자업계를 주도했던 SONY가 삼성에 뒤지게 된 것도 바로 투자적기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LG계열 4개사가 파주지역에 3조5천억, 반월산업단지내 T사가 900억, 남동공단내 D사가 500억의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수도권 첨단기업에 대한 신설허용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주 LG-필립스와 연관된 업종의 투자마저도 균형발전 논리에 밀려 지연된다면, 어떻게 이 살벌한 세계 경제환경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가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수도권 입지에 적합한 첨단기업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업을 불문하고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더 이상 국내 첨단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지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정부도 이러한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표의 논리』, 『정치 논리』에 밀려, 어제는 ‘허용한다’고 했다가 오늘은 ‘나중에 보자’고 말을 바꾸는 한심한 갈지자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정부는 ‘성장률 7% 달성’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지만, 2003년 3.1%, 2004년 4.6% 성장에 머물렀고 급기야 올해 1/4분기에는 2%후반대로 급락하고 말았습니다.
실업률에 있어서도 2003년 3.4%, 2004년 3.5%에 이르던 것이 올해 1/4분기에는 3.9%로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런때에 국민들에게 경제 희망을 심어주고 기업들에게 투자 의욕을 높이고 실업자들에게 눈물을 닦아주는 일보다 더 시급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수도권 첨단기업투자 허용은 바로 국민경제 전체의 푸른 신호등을 켜는 일입니다. 촌음도 지체할 수 없는 일을 정부는 왜 미적미적 뒤로 미루려고 하는 것입니까? 기왕에 해야할 차별 없는 첨단 기업투자 허용, 이번에 제때 해야 합니다.
경제를 경제논리대로 풀지 않고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 일은 나라의 장래를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수도권에 첨단업종의 입지를 허용하자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지, ‘수도권만 잘 살자’고 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지방과의 상생발전 차원에서 지방으로 갈 수 있는 기업은 지방으로 가도록 하고 다만, 입지조건 때문에 수도권에 오지 않으면 안되는 몇몇 첨단업종에 관해서만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허용하자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경기도의 입장을 분명히 인식하고, 국내 첨단기업의 신증설 허용문제를 협상 카드로 여기는 태도를 버리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 줄 것과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
현행 수도권정책의 핵심수단은 수도권정비계획법입니다.
수정법은 인구과밀 억제를 목적으로 제정되었으나, 당초 입법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실패한 법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금의 수정법은 인구 집중을 막지도 못하면서 경제 활동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수도권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난개발을 유발하여 수도권 주민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켜 왔습니다.
우리 경기도가 수정법 대체입법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난개발과 인구과밀을 막고, 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계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확고한 인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구상하고 있는 대체입법은 계획적 관리를 통해 첨단기업을 육성하면서도 인구와 주택에 대해서는 지표관리를 도입하여 보다 더 확실하게 규제하자는 것입니다.
정부도 규제 일변도의 현행 정책기조를 버리고 계획적 관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는 경기도와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그 시행시기는 행정기관의 이전이 완료되는 시점으로 늦추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질 악화와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심각한 폐해를 알면서도 2012년 이후에야 수도권정책에 대한 전환을 고려한다면, 2만불, 3만불 시대를 위한 국가경영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 도는 이미 대체입법안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당장 정부와 구체적으로 협의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금년 내에 정부 및 수도권 지자체간 공동연구를 시작하여 내년 초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국회에 관련법안을 상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수도권정책 전환에 대해 의향만 피력해서는 안되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동·북부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제시하여야 합니다.
수도권이라는 허울속에서 군사보호시설 등 중첩된 규제로 인해 낙후를 면치 못해온 접경지역에 대해 과밀억제를 목표로 하는 수정법상의 규제를 계속 하겠다는 것은 국가정책의 커다란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접경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평화통일의 전초기지로서의 활용가치 뿐만 아니라 수도권 내 낙후지역의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수정법의 대상지역에서 제외하고,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시급히 수립하여야 합니다.
현행 자연보전권역은 팔당수질 보전이 주 목적임에도 수계와 관련이 없는 지역까지도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규제함으로 인해 지역발전의 기회를 이중삼중으로 차단하는 폐해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자연보전권역이 그 지정목적에 맞춰 수계별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합리적인 권역조정을 조금도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정책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혀 두고자 합니다.
공공기관의 이전은 행정도시특별법과는 별개의 문제로서,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기관의 특성과 기능을 감안해서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지, 획일적으로 이전 대상을 선정하고 수도권과 지방을 편가르는 식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닙니다.
부득이 이전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도, 정부책임 아래『先발전대책 後이전』원칙에 입각하여 진행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공공기관이 떠난 자리의 활용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정비발전지구에 대해서도, 재원마련을 목적으로 토지용도변경 특례를 허용하고 그 결과 주거·상업시설 위주로 개발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됩니다.
나는 분명히 말씀드리건 데 공공기관이 떠난 자리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절대 반대합니다. 이제까지의 정책실패를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정부가 인구집중을 막아야 한다고 그렇게 강조하면서, 스스로가 이를 깨는 것은 절대 안됩니다.
존경하는 의원여러분!
그동안 경기도는 9차례의 실무회의, 2차례의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 참여하여 우리도의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우리 도가 국가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요구하고 있는 국내 첨단기업의 신증설 허용을 지사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왜곡하는 모습으로 일관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방의 표와 환심을 얻기 위해 국가경쟁력과 일자리를 포기해버리는 정부의 무책임한 先균형발전 논리야말로 바로 ‘정치적 올인’에 다름 아닌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현 정부는 당초 약속한 지방분권에 대해서는 차일 피일 미루고만 있습니다.
과거 ‘불균형 성장‘에 따른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는 과정에 있어 어느정도의 ’분산‘과 ’집중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생협력차원에서 지난 3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을 수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근원적인 대안은 ‘지방분권’입니다. 지방분권이 전제되지 않는 물리적 분산만으로 국토균형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마치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것에 다름아닌 것입니다.
정부가 진정 균형발전을 추구할 의지가 있다면, 단순한 분산보다는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과도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지방분권’에서, 가시적인 결과를 국민에게 먼저 내놓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경기도는 오는 20일 열리는 수도권 발전대책협의회 결과를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라서 비상한 결심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자리를 한 개라도 더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우리의 노력을 경기도민과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폭넓게 지지해 주리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우리 경기도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국가경쟁력 강화와 상생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수도권발전 대책을 모색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의원님 여러분들께서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기대하며, 경기도의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 5. 17
경기도지사 손 학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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