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 사람의 개별 역량만으로는 의도한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적재적소의 사람들과 확실한 인간 관계를 맺고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이라는 뜻이다. PwC의 컨설턴트인 존 팀펄리는 “이제는 무엇을 아느냐(Know What)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Know Who)가 더욱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개인뿐 아니다. 기업도 조직 구성원 및 외부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활용하는 능력이 보다 중요해졌다. 기업 인맥관리의 발전적 방향에 대해 모색해 볼 시점이다.

미국의 맥주 회사인 보스턴 비어 컴퍼니(Boston Beer Co.)의 CEO 짐 코치(Jim Koch)는 헤드헌터까지 동원해 넉달 동안이나 찾던 부사장직 후보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저녁식사 도중에 그의 하소연을 듣고 있던 부인이 자신의 하버드 MBA 동급생을 추천했던 것이다. 전문 헤드헌팅 회사들도 찾지 못했던 적임자가 사실은 사장 자신의 인적네트워크 안에 숨어 있었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으로서의 인맥

경제 활동에서 긍정적 도움을 주는 모든 사회적 관계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한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풍부한 기업은 물리적, 재무적, 인적 자원이 풍부한 기업 못지않게 경쟁 우위를 가진다. 가령 두 사람의 구매 희망자가 있을 때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판매자는 기존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사람에게 제품을 팔고 싶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 임직원, 비즈니스 파트너, 외부 고객, 그리고 경쟁자에 이르기까지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활용하는 것이 기업의 또 다른 경쟁 역량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앞선 맥주 회사의 사례는 인맥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통해 인재를 확보한 경우이다. 하지만 인맥관리라고 하면 어쩐지 부정적인 느낌부터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학연, 지연 등 연줄에 기대어 공정하지 못한 이득을 취하려는 것 같기 때문이다. 헤드헌팅 전문업체 HR코리아가 3년차 이상 직장인 1,1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인맥에 대한 한국인의 부정적 인식을 잘 보여준다. 응답자의 대다수인 96%가 인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60%에 가까운 사람들이 인맥 관리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인맥이라는 것은 필요악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요즘처럼 정보가 방대해 지고 개개인의 전문화가 뚜렷해진 사회에서는 혼자만의 능력으로 성과를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다양한 능력의 사람들을 알고 이들이 가진 능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더 나은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조직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구성원들의 역량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외부 관계를 통해 기업 내 제한된 정보나 역량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로비나 접대가 아닌, 기업의 사회적 자본으로서 공개적이고 합리적인 인맥관리의 발전적 방향에 대해 모색해 볼 시점이다.

기업의 파트너십 능력, 공존지수

정·관계 거물급에 줄을 대고 이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인맥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이는 인맥이라는 것을 너무나 지엽적인 시각에서만 바라 본 것이다. 사실 기업의 발전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관계들은 임직원, 고객, 협력사 등이고, 따라서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기업의 인맥 관리는“누구누구에게 줄을 댈 수 있다”이상의 것이다. 동국대학교 신문 방송학과 김무곤 교수는 NQ(Network Quotient: 공존지수)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오늘날의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인맥의 개념을 설명 하고 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 IQ, EQ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경쟁 역량이라는 것이다. 여기서‘더불어’산다는 것은‘덕을 입는다’는 일방적 의미가 아니라 ‘함께 발전 한다’라는 상호적인 관계를 말한다. 기업의 발전에도 이러한‘공존지수’의 개념을 적용해 볼 수 있다. 기업의 경우‘더불어 사는 능력’은 상대방의 역량을 최대한도로 끌어낼 수 있는 파트너십이다. “기업의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관계들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고, 이들을 긍정적인 사회적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의 정도”를 기업의 공존지수라 정의하겠다. 즉, 조직 내에서는 팀워크를 높일 수 있고, 고객과는 판매자와 구매자 이상의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경쟁자와는 발전적 경쟁을 할 수 있게 하는 관계 능력이다. 기업의 경쟁 역량으로서 공존지수의 중요성과 발전 방향을 살펴보도록 하자.

공존지수가 높은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

체계적인 인맥관리로 유명한 국내 A사의 부사장은 지난해 임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한걸음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이고 적극적 인 차원의 휴먼 네트워크 구축에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그가 강조하는 휴먼 네트워크 구축 및 활동능력이 기업의 공존지수다. 경영학에서도 공존지수를 높이기 위해‘인간관계관리’라는 분야가 생겨났다. 공존지수가 이처럼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첫째로 공존지수가 높은 기업은 본래 가진 잠재능력을 훨씬 잘 활용해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스테펜슨 교수는 지식경영의 성공 여부도 조직 내 휴먼 네트워크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물류 업체 페더럴 익스프레스사는 기능별 조직 구조 대신 다양한 팀별 구성으로 조직 내 공존지수를 높였다. 팀별 조직구조로 기능 간 의사소통 기능이 강화된 이 회사는 연2,100만 달러의 생산성 증가를 가져왔다. 수많은 혁신 제품을 개발한 3M에는 직급이나 부서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인원을 결집할 수 있는 사내 리크루트 시스템이 있다.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한 프로젝트팀을 자유롭게 구성하고 목적에 따라 서로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한 기업 문화가 다양한 발명품이 탄생하게 된 토대가 되었다. 이처럼 사외뿐 아니라 사내 임직원 사이에서도 건설적인 네트워크의 구축은 중요하다. 둘째로 공존지수가 높은 기업은 위기에 강하다. 좋을 때보다 어려울 때 힘이 되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의 힘이다.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계 중 하나는 고객이다. 흔히 고객과의 관계라면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 관리)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공존지수가 높은 기업이 생각하는 관계는 기존 고객의 범위를 넘어선다. 잠재 고객인 지역 사회와 기업이 사업활동에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모든 주변 환경까지 고려하는 것이다. 한때 도산위기에 처했던 국내 모 식품회사의 회생 사례는 기업의 고객 및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결국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9년에 가까운 식품 위생법 위반 소송과 때마침 닥친 외환위기의 여파로 이 회사는 부도를 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전국의 소비자들, 특히 이 식품회사의 공장이 위치하고 있었던 지역 주민들이 회사 살리기 운동을 벌인 것이다. 장학회 설립, 산간지역에 의료시설 설립 등 평상시 사회 환원 활동을 적극 실천했던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전 직원의 80%를 지역 주민으로 채용하며 지역 경제와 맺어온 끈끈한 관계가 지역 주민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했던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고위 경영자 그룹에 흑인을 단 한 명도 두지 않고, 흑인이 경영하는 기업과의 거래 관계가 적었던 나이키는 흑인들의 불매운동 표적이 되었다. 흑인 구매자들이 연간20억 달러에 해당하는 매출에 기여하는데도 이 집단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던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나이키는 유색 인종 및 소수민족에 보다 관심을 가지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기업을 위기로부터 구해주는 것은 고객과의 관계만이 아니다. 미시간 대학의 제랄드 데이비스 박사는 인맥 관계가 좋은 이사회로 구성된 기업의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을 보다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기업의 공존지수 높이기

그렇다면 어떻게 공존지수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

● 기존의 인맥 관계부터 타파하라
새롭고 건설적인 방향의 인맥 수립에 기존의 구태의연한 인맥 관계는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다. 특히 기업에 여전히 특정 학교, 특정 지역출신의 인맥 문화가 남아 있다면 이것부터 청산해야 한다. 연줄 조직은 밖으로는 닫혀 있고 안으로는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지배한다. 따라서 연줄 밖은 물론이고 연줄 안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히딩크 감독의 성공 비결을 학연, 지연 등의 인맥 타파라고 평가했다. 특정대학 출신들에 의해 주도되어 온 기존의 학벌주의 인맥을 따돌릴 수 있었기에 실력에 의한 새로운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일과 능력 중심의 인맥 형성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활용 예가 멘토링(Mentoring) 제도다. 멘토(Mentor)는 경험 없는 후배인 멘티(Mentee)를 지도해 잠재력 개발을 돕는 사람이다. 멘티는 멘토의 지식과 경험을 이어받고, 또 언젠가 자신이 멘토가 되어 후배들을 이끌며 자연스럽게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 인맥관리를 체계화하라
지금까지의 기업의 인맥관리라면 CEO 한 사람의 관리 역량이나 경영 정보팀을 운영해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인맥 관리를 체계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IBM은 33만 명의 직원들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관리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말 그대로‘거리 줄이기(Reduce social distance).’전 임직원의 이름, 직위, 이메일, 참여했던 프로젝트 등 간단한 프로필에 대한 검색이 가능하다. 5년 이내에는 개인의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되고 갱신되는 것까지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한다. 외국에서는 임직원의 외부 인맥까지 아예 전산화시켜 관리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스포크 소프트웨어사는 임직원의 이메일 상대나 전자캘린더의 약속 내용 등을 수시로 검색해‘인맥지도’를 그려주는 일을 대행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 정보의 공유라는 순기능 대신 사생활 침해라는 부작용이 대두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맥 그 자체를 넓히는 것보다도, 있는 인맥을 잘 활용하고 유지하기 위한 관리적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체계화는 분명 필요하다.

●‘약한 연결(Weak Ties)’을 활용하라
‘약한 연결’은 핏줄·고향·학교·직장 등 바뀔 수 없는 관계가 아니라 동호회와 같은 선택적 관계를 말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는 그의 저서에서‘약한 연결’이 일자리를 얻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약한 연결이 보다 힘을 발휘한 것은 바로 약한 연결로 맺어진 인맥의 다양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강한 연결의 인물들은 비슷한 배경에 가지고 있는 정보가 비슷하다. 앞서 메트칼프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인맥의 다양성을 강조하였지만, 기업은 공존지수를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비공식적 교류를 활용해야 한다. 마케팅 연구회 포럼이나 창업 동호회 같은 모임은 비슷한 목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의 활발한 정보교류의 장이 될 수 있다. 또한 약한 연결은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LG전자의‘1124클럽’이나 삼성전자의 ‘하우젠 클럽’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브랜드 커뮤니티는 고객들과 다양한 정보 관계를 구축하면서, 회원들의 입소문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까지 거둔다.

●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어라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로 자리 잡은 발전적 파트너십 마인드이다. 파트너십은 평등한 관계에서 제대로 형성될 수 있고, 때문에 조직 문화가 수평적일수록 강해진다. 미국 애플사는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를CEO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신‘최고 경청자’라는 의미의 Top-listener라고 부른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상대방의 말을 얼마나 잘 들어주느냐이다. 그런 면에서 가장 어려운 CEO가 최고 경청자가 된다는 것은 조직의 열린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보여준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FIFA 전문 위원 중 한 사람은“히딩크의 최고 업적은 이렇다 할 스타가 없는 한국팀을 전원이 리더가 되는 멀티플레이의 수평조직으로 바꾸어 높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막내 이천수가 하늘같은 선배 홍명보의 이름을 부르던 것을 기억하는가. 수평적 조직 문화는 특히 상하 관계가 분명한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 전문성을 살려라
공존이라 하면 튀거나 모나지 않고 융합되는 것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발전적 방향에서의 공존은 개개인의 개성과 전문성을 백분 살리는 데서 나온다. 델(Dell)은 협력업체의 전문성을 살려준 철저한 아웃소싱으로 독특한 사업모델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델은 설계 및 조립을 맡은 대만 협력업체와 배송을 맡은 페덱스에게 해당 기능에 관한 한 모든 결정 권한을 위임했다. 협력사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했던 것이다. 미국NBA 역사상 최강의 농구팀이라고 꼽히는 시카고 불스도 개성 강한 선수들의 집합소였지만 각자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것이 승리의 비결이었다. 개성을 억누르면서 팀으로 융화되기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살리면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기업을 발전적 방향으로 이끈다.

관계 관리 능력을 높여야

우리 사회의 고정적 인간관계의 모습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붉은 악마’는 새로운 네트워크가 만들어 낸 변화된 모습의 대표적 예이다. 이제는 타고난, 혹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유지되었던 관계를 운 좋게 이용하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가치 있는 관계를 개척하고 이를 내 것으로 만드는 관리 능력이 중요해 진 것이다. 나의 능력과 타인의 능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즉 기업의 공존지수를 높여야 산다.

★ 과거의 인맥과 오늘날의 인맥
인맥에‘공존’이라는 개념이 대두된 데에는 우리 사회에서 인맥의 의미가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건전한 경쟁력으로서의 오늘날의 인맥은 과거의 인맥과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자.

첫째, 오늘날에는 인맥의 수보다 질이 중요하다. 정보가 폐쇄적이었던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많은 정보원의 확보, 즉 인맥의 수를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주체할 수 없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지금은 수많은 정보 가운데 가치 있는 정보를 찾고, 주어진 정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핵심 정보를 줄 수 있는 인맥의 질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둘째, 과거의 인맥이 주로 혈연, 학연, 지연 등에서 비롯된 태생적거나 비자발적인 관계들이었다면 오늘날의 인맥은 동호회, 종교, 친목 모임과 같이 개인이 선택할 수 있고 노력해서 만들어 나갈 수도 있는 관계들에까지 확장되었다.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커뮤니티의 경우 초창기에는 동창회, 향우회와 같은 기존의 인맥 기반에 근거한 성격의 것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관계 기반의 커뮤니티들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낙하산 인사’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인맥 관리가 최근에는 성공 전략의 하나로 자기 계발서의 단골소재가 되고 있다.

세 번째로 과거의 인맥관리는 상하관계가 분명한 일방적 관계였다면 오늘날에는 수평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정보가 소수에 편중되어 있던 시기에는 줄 수 있는 사람과 혜택을 입고 싶어 하는 사람이 분명하게 나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잘못된 접대 관행이나 로비가 성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가진 지식이란 것이 세분화되고 전문화 된 요즘은 필요한 정보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따라서 인맥이 서로가 필요할 때 빌려 쓰기 위한 품앗이처럼 상호 보완적이고 수평적인 관계로 발전해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거 인맥은 동질성을 지향했다면 오늘날의 인맥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혈연, 지연, 학연은 물론이고 군대, 재수학원 동기에 이르기까지 연결고리 하나라도 기어이 찾아내야 환영 받을 수 있는 것이 과거의 인맥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다른 점이 있는 사람을 더욱 반긴다. 팜(palm) PDA로 유명한 3COM의 창립자 메트칼프(Metcalfe)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메트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을 내놓았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각기 차이를 갖는 개성적 요소를 이루어야만 제곱에 해당하는 시너지효과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오늘날의 인맥은 최대의 시너지를 불러 올 수 있는 다양성을 보다 선호한다.

LG경제연구원 정지혜 화학전략그룹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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