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소비의 포화(飽和) 현상은 수요에 비해 과도한 생산능력을 야기하기가 쉽다. 그러나 재정 및 금융정책으로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사람들에게 같은 자동차를 두 대, 세 대나 구입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으로서는 고객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창조하는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노베이션은 가격절감이나 조직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지만 새로운 수요의 창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수요의 기초는 생활 속에서의 필요성이라고 할 수 있으나 경제가 성숙해지면 의, 식, 주 등의 기초적인 욕구는 충족되기 때문에 기업은 새로운 유형의 욕망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갈망할 수밖에 없는 정신적인 필수품을 창조하는 욕망 창조형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새로운 욕망은 물질적인 것 이외의 정신적인 부분이 강조되기 때문에 욕망 창조형 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만능주의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 예를 들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서 품질을 향상시키고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차별성을 확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기업은 동질적인 경쟁 영역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기능이나 문화적인 가치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욕망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욕망을 창조하는 경로를 보면 오래 전부터 계층 간의 소비 패턴 차이가 활용되어 왔다. 귀족이나 고소득층의 소비문화가 일반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여, 점차적으로 소비가 고도화되어 왔던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심화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는 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제품을 고객 계층별로 세분화하여 상승 지향의 욕망 경로를 창조하는 전략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할 수 있다. 필수적인 기능과 정신적인 부가가치를 결합하여 새로운 욕망을 창조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유기 농산물의 경우 식품으로서의 필수적인 기능과 건강트렌드를 결합하여 새로운 욕망을 창조했다고 할 수 있다. 건강 등 필수적인 분야에서의 새로운 욕망을 인정받게 될 경우 수요의 안정적인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오락성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애플컴퓨터의 휴대용 오디오인 iPod의 성공에서도 음악 컨텐츠 서비스의 위력이 확인된 바 있다. 디지털 가전 등에서는 레저나 오락과 연계된 독창적인 부가가치의 창출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 기업의 잠재력을 고려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욕망 창조형 이노베이션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며, 다른 개도국 제품과 차별화된 한 단계 높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경제연구그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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