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뉴스와이어)--『인간은 자연을 통해 색을 얻는다. 하늘과 흙, 바위와 구름, 꽃과 바다 등 인간이 처한 자연환경의 모든 요소의 빛깔은 인간이 닮으려고 하는 모든 대상이다. 그러나 인간이 속해 있는 자연환경은 모두가 같을 수가 없으며 설사 똑 같은 대상을 본다고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감각이 모두 달라 표현되는 빛깔도 각기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것은 인간이 자연의 빛깔을 받아들이는데 그들의 경험과 감성을 개입시키기 때문이다. 경험과 감성의 총합은 하나의 문화의 유형으로 패턴화되며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은 이를 통하여 다시 자연을 보게 됨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색깔과 미감을 가지게 된다. 』

5월 ‘문화의 달’을 맞아 영남대학교 박물관(관장 여중철)이 기획한 ‘천연의 색과 전통문양’전은 한국의 색과 문양, 그리고 자연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음달 10일까지 영남대 박물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한국인 고유의 문양과 색깔을 재현하고 절묘한 조화를 시도한 작품들을 통해 옛 선현들의 감성과 경험을 새롭게 조명해보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총 160여점. 영남대 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관복과 전복 등 전통복식 8점과 민화병풍 2점, 초상화 3점 등은 우리 민족 고유의 독특한 색감과 천연염색의 신비를 보여준다. 쪽, 오배자, 밤, 상수리, 홍화, 황련, 소목, 진달래 숯 등 천연재료로 물을 들인 명주필지들은 오방정색(황, 청, 백, 적, 흑)과 오간색(녹, 벽, 홍, 자, 유황)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책표지 장식을 위해 주로 사용되었던 능화문판과 편지지로 활용되던 사전지 문양은 천연염색기법을 통해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미를 지닌 옷감으로 되살아난다.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전통규방공예연구회가 제작한 열쇠고리, 휴대폰고리, 스카프, 브로치 등 다양한 문화상품들은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을 보여주며, 천연염색사 김정화(50) 씨의 창작품 20여점은 전통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의 지평을 여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밖에도 영남대 박물관이 감포 양지마을에서 직접 촬영, 제작한 동영상은 물레를 돌려 누에고치로부터 명주실을 자아내고, 베틀로 천을 짜고, 홍화를 이용해 물을 들이는 천연염색의 전 과정을 전통방식 그대로 재현해 보여줌으로써 일반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뽀얀 명주천이 여러 번의 침전과 건조과정을 거치며 점점 더 붉은 색으로 변하는 과정은 오묘한 깊이를 지닌 천연염색의 멋과 아울러 우리 조상들의 인내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번 기획전을 준비한 박물관장 여중철(呂重哲, 60,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예부터 우리 한국인들은 가을하늘을 보고 청자의 비색을 만들어냈고 쪽물을 내어 우리만의 고유한 남색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한국인만의 독특한 미감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전통문양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천연의 색과 문양은 우리 현대인과 조상들이 소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의사소통 도구며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며 “이번 기획전은 특별히 천연염색과 전통문양의 조합을 시도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고 있기 때문에 한민족 고유의 문화적 코드를 새삼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5월 중에는 휴무일 없이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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