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 문길주 원장 신년사

2011-01-03 10:35
서울--(뉴스와이어)--KIST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며 신년사를 통해 여러분께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이야기이자 개원 45주년을 맞은 우리 KIST가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그 방향을 찾는 화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올해는 토끼의 해입니다. 예기(禮記)에 보면 토끼는 눈이 밝은 동물이라서‘명시(明視)’라 불렀다고 합니다. 밝은 명, 볼 시.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지금 우리 KIST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지금 세상을 내다보고 앞으로 인류가 필요로 하는 것, 국가와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탐구하는 혜안(慧眼)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보는 눈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의 변화와 흐름을 시시각각 감지해야 하고, 그 변화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기여할 수 있을지 꿰뚫어 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 그에 앞서 우리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선행되어야만 혜안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5년 후 우리는 창립 50주년을 맞습니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의 KIST는 과연 어떤 모습의 연구소가 되어야 할까요?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제가 취임하면서 여러분께 KIST를‘미래를 여는 연구소’로 만들겠다고 하였습니다.

45년 전, 이곳 홍릉에 세워진 이래 우리 KIST는 국가 경제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해왔고 그와 함께 우리도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성장하는 데는 연구자들의 노력도 많았습니다만, 국가도 KIST를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지난 반 세기 동안 국민의 세금으로 키워 온 우리의 과학기술 역량을 국가와 국민에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하여‘해야 하는 연구’를 통해 온 국민의 신뢰를 받는 연구소가 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과학기술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연구소’가 되기 위해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우리에겐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것이 여러분과 공유하는 올해의 화두일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첫째, 구성원 모두의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의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습니다. 저희의 역사와 노하우는 가장 큰 자산인 동시에, 변화의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역사는 소중히 해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래를 책임지기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입니다. 과학에서 창의란 신처럼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일이 아닙니다. 생각을 바꾸고 시각을 바꾸는데서 시작됩니다. 저는 앞으로 여러분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지원하여드릴 계획입니다.

창의는 자율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연구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과 시스템을 조성해야만 합니다. 과감한 권한과 책임 이양을 통해 구성원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때 진정한 발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창의가 열매를 맺기 위하여는 열정이 필요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들께 가장 부탁드리고 싶은 것 또한 바로 열정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고 훌륭한 연구 인프라가 조성된다 해도, 여러분들의 열정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45년 전, KIST는 불과 18명의 과학자가 시작했습니다. 과학기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 땅에 KIST라는 연구소를 열면서 우리의 선배들이 어떤 각오를 다졌을까요? KIST 유럽, 강릉분원, 전북분원에 계신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의 각오는 그에 비해 어떻습니까?

본원에 계신 여러분들께도 묻습니다. 혹시 그때의 선배들의 열정이란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 생각하고 계시진 않습니까? 여러분을 이 길로 이끌었던 훌륭했던 선배들에 비추어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떤지 생각해보셨습니까? 시대가 바라는, 시대를 빛내는 과학자란 어려운 시기, 역사 속에서만 있다 생각하고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가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KIST가 선배들이 꿈꾸셨던 KIST의 모습에 얼마나 가까운지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열정이 필요합니다. 처음 KIST 연구원이라는 직책을 달고 KIST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던 그 때의 초심을 다시 한 번 살려, 새 해 과학기술계의 지각변동을 앞두고 위기와 기회의 공존 속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다잡아야만 합니다.

KIST 가족 여러분!

지난 2010년은 말 그대로 참 다사다난 했던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구계약고 2,000억을 돌파하고, 훌륭한 연구성과를 내놓았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중추이고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소입니다. 과학기술 산업화를 통한 대한민국의 성공 신화를 부러워하는 세계 많은 나라들이 지금 KIST가 걸어온 길을, 우리가 걸어가는 길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2011년 올 해는 과학계에 변화가 많은 해가 될 것입니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면서 도전하는 자에게 위기는 큰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급류 앞에 노를 하나로 모은 선원들처럼 과학기술계의 지각변동 앞에 우리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KIST만의 자신감과 열정으로 우리의 미래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KIST 가족 여러분!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혜안은 생기지 않습니다. 이상과 열정을 다할 때 미래를 볼 수 있는 혜안이 생깁니다. 저는 오늘‘혜안’과‘열정’이란 키워드를 여러분 가슴에 전하고자 했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열정. 자기성찰과 시대 인식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연구소. KIST인 모두가 참여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한 몸 한 뜻이 되어 열심히 할 때, 개원 50주년의 우리는, 우리가 목표한 모습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신묘년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희망이 가득한 한 해를 맞아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혼을 불어 넣어주십시오. 그리고 동료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신뢰를 건네주십시오. 그리하여 2011년 한해가 저무는 종무식에서는 우리가 쉽지 않았던 한해를 좋은 성과를 내며 훌륭히 보냈음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시간을 갖도록 다함께 노력합시다.

신묘년 새해, 우리 KIST 가족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고, 구성원들 모두가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개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 1966년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연구기관으로 설립되었다.

웹사이트: http://www.kis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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