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누’ 알고 보면 더 재밌다
1. 알려지지 않은 범인 가면의 비밀
영화의 후반 부분 범인을 쫓는 수사관 원규(차승원)의 말추격 장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범인은 흰 종이옷을 입고 흰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난다. 영화에서 가장 스펙터클하고 긴박한 장면인 한국영화 최초의 말 추격씬은 인상적인 태평소 소리가 삽입된 음악과 맞물려 많은 사람들에 의해 회자되는 내용 중 하나!! 그러나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영화 속에서는 잠깐 등장하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범인의 가면. 예고편이 공개 되었을 때부터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가면이다.
석고로 얼굴의 형태를 떠 제작된 가면의 실제 주인공은 범인의 얼굴이 아닌, 강객주(천호진)의 얼굴인 것. 영화 속 강객주는 7년전 억울한 누명을 쓰고 다섯 가족일가가 모두 극형으로 처형되면서 억울한 한을 품고 기필코 다시 돌아 올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이 연쇄살인사건의 시작이 되는 인물. 범인의 가면은 바로 강객주다. 때문에 영화 속에서 강객주 역을 맡은 천호진의 얼굴로 본을 떠서 만든 가면의 형태는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죽은 이의 얼굴을 본떠 만든 가면을 쓰고 나타난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죽은 강객주의 원혼이 다시 살아난 걸까? 아니면 강객주와 관계있는 또 다른 인물일까?
주의깊게 다시 보면 가면의 모습에서 강객주 (천호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 제지소는 너를 배척한다, 원규의 부상과 상처
영화 속 제지소는 부(副)의 축적을 상징하는 공간. 본래는 강객주가 운영하였으나 천주쟁이로 낙인찍혀 참형을 당한 후, 지금은 김인권(박용우)이 실권을 쥐고 있다. 제지소는 또한, 강객주를 모시던 두호가 일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제지소라는 공간에서 원규는 도착하자마자 갑작스런 사고로 부상을 입는다. 이는 제지소라는 공간에서 원규는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외부 인물임을 내포함과 동시에 이 공간은 위협적이면서도 비밀을 품고있는 곳 이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그 사고로 인한 팔의 상처는 쉽게 낫지 않고, 사건이 깊어지면 질수록 상처도 깊어지며, 원규가 섬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야 아문다. 이는 원규가 제지소 뿐만 아니라 동화도라는 섬 전체에서 이방인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음을 은유한다.
3. 의복이 인물의 캐릭터를 표현한다.
<혈의 누>를 인물들 간에 다르게 설정된 의복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인물들의 캐릭터를 알수 있다. 의복의 형태와 스타일이 조선시대 계층을 구분 짓기도 하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입은 의복의 색채는 인물의 상황과 위치를 말해준다. 동화도 마을사람들은 섬마을 사람들답게 ‘햇볕에 탄 듯한’ 빛바랜 난(暖)색 계열의 의복을 입고 있고 개인이 강조되기보다는 무리로 움직이는 군중으로 묘사되므로 모두 비슷한 채도와 비슷한 색조의 옷을 입고 있다. 반면에 선원들은 바다를 무대로 하는 만큼 한색 계열의 색상의 의복을 입고 있으며 뭍에서 온 원규는 그의 높은 신분과 무게를 대변하는 것처럼 좋은 질감과 짙은 색의 관복을 입고 있다. 또한 인권은 그 심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한(寒)색의 의상으로 차갑고 냉정한 성격을 나타내며, 영화 속에서 가장 사연이 많아 보이고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많은 두호는 천민출신이라는 자유로움으로 그 복잡한 인물 배경만큼이나 여러 가지 색을 혼합해야만 나오는 검은 색 옷을 입어 그의 감춰진 비밀과 사건의 미스터리를 반영하고 있다.
4. 섬마을 사람들의 자격조건 일 순위는 검은 얼굴?!!
영화 <혈의 누>는 외딴 섬, 동화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만큼 등장인물들을 통해 섬의 분위기를 표현해야 했다. 따라서 섬마을 사람들을 뽑는 데 있어서 여느 영화와는 다른 특별한 기준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검은 얼굴. 검은 얼굴은 거친 바닷바람과 뜨거운 뙤약볕을 맞으며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느낌을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리얼한 군중의 모습을 원했던 김대승 감독은 검은 얼굴 외에도 바닷바람에 거칠어진 느낌의 헤어스타일등 꼼꼼한 분장을 요구해 분장팀은 엑스트라들의 버스만 봐도 몸서리를 쳤다고 한다.
5. 특명! 2m의 사령을 찾아라!
원규역의 차승원 키가 2m 가까이 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그의 큰 키와 보조를 맞출 사령을 찾기 위해 제작진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차승원 정도의 훤칠한 키의 소유자에다 외지에서 온 듯 한 느낌, 그리고 튀지 않는 외모와 연기력을 갖추어야 했기 때문. 섬마을 사람들과 차별되는 외지인이라는 설정의 표현은 차승원과 더불어 키가 큰 사령들과 군관들의 모습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6. 고품격 시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5가지 형벌인 효시, 육장, 도모지, 석형, 거열 장면은 사실적인 느낌을 위해 제작진이 유난히 공을 많이 들인 부분. 효시는 사형을 집행한 연후에 위협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대역죄를 범한 죄수의 머리나 시체를 매달아 공중에게 전시하던 형벌. 나무에 꽂힌 채 죽은 시신 한 구를 만드는 데 수천만원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때문에 여느 소품들보다 보관과 관리 이동에 각별한 주의를 요해 고품격 시체임을 과시했다. 이처럼 시신 하나에 수많은 정성을 들인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기에 영화 <혈의 누>의 연쇄살인사건은 더욱 위협적으로 관객에게 긴장감을 준다.
지난 5월4일 개봉 이후, 12일 만에 전국관객 17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스릴러영화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영화 <혈의 누>는 많은 관객들의 성원으로 주말에 주연배우들의 감사무대인사 자리를 갖는다. (주)좋은영화 11번째 작품으로 전국관객 250만명 돌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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