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시집, 정의선 씨의 ‘포도향기 가득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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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솜
2011-01-06 09:57
서울--(뉴스와이어)--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저 멀리 푸른 포도밭에서 향기가 물씬 풍겨오는 것만 같다. 시인이면서 유기농 포도 재배를 업으로 삼고 있는 정의선 씨의 시집 ‘포도향기 가득한’(도서출판 한솜) 이야기이다. 시인이 포도를 재배하는 틈틈이 쓴 시들을 모아 펴낸 ‘포도향기 가득한’은 인공적이지 않고 순수한 자연의 내음과 아날로그로의 그리움을 가득 담고 있다.

시집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포도향 가득한 나의 포도밭에서’는 세상의 모든 물욕을 버리고 자연으로 귀의(歸依)한 농부의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포도순을 정리하여 올려다본 하늘에서는 새들이 자유로이 날아가는 풍경.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에서는 꿈도 꿀 수 없던 여유의 향기가 그리워지는 장이다. 자연의 품과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예찬은 ‘연비여천지세’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비우고/태우고/어제도 했건만/오늘도/유기농 포도밭//...그래도/먼 훗날 잠시 소풍 나와/밤하늘 수놓는 촛불 구경하며/오고는 가지 않는/그런 사랑 보고 싶다.’

서리 맞은/포도순 정리하다/지친 몸 끌고 돌아오니/박새/우체통에다 집들이 한창이다.//살며시 집구경 하니/작디작은 알들이 간지럽고/물어 온 잔가지 풀들/산실보다 가지런하다. - ‘전생의 애인’ 중에서

그렇게 잔잔하게 흘러가던 귀농의 감성은 어느덧 현실의 노을에 물들어 간다. 농민에게 너무나 가혹하고 척박한 현실에 분노하는 목소리(‘2003년, 한 농민의 자살에 붙여’)도 이따금 내지르는 한편, ‘1999, 홍氏 日記’에서는 그 분노가 한결 가라앉아 차분하고 담담하게 서사된다.

2부 ‘생명의 바다’에서는 그래도 이 현실을 딛고 살아나가야 한다는 굳은 의지가 일어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음에 남아 있는 욕심과 분노의 응어리를 비우고 ‘나 이제 숲으로 간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으며 ‘그래도 산다는 것은’에서는 고목나무에서 살며시 고개를 내민 새싹을 보며 희망을 찾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면 밝고 따뜻한 내일이 올 것임을 굳게 믿으며, 싱그러운 포도가 열릴 날을 떠올리며 그렇게 ‘사는 것’은 계속된다.

3부 ‘모동의 안개’와 4부 ‘그리움’에서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한층 드러난다. 부제목에서도 나와 있듯, 이 장들에서 느껴지는 정서는 ‘그리움’이다.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든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든, 어떤 대상에 대해 느끼는 그 깊은 감정은 시의 세계를 더욱 여물고 성숙하게 만든다.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는 새해의 아침을 맞으며,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정성스레 재배한 달콤한 시어를 음미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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