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연초부터 갖가지 경기회복조짐에 대해 발표해왔다. 더구나 얼마 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에 “물가, 외환, 성장률, 실업 등 모든 측면에서 한국경제는 회복됐다”고 국내외에 공언(公言)도 했다. 이런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에게 이번 한국은행의 발표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생뚱맞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원인이 어디에 있건 결국 대통령의 공언(空言)이 돼버렸고 국민들은 그저 실망할 따름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재정의 상당부분을 이미 조기에 지출했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동원했지만 그 효과는 밝혀진 대로 극히 미미하다. 금리를 더 낮게 유지하기도 어렵고, 동원할 재정도 그리 풍족하지 못하다. 또한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과 유가는 대외변수로서 우리가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도 없는 영역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무엇인가? 이제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밀린 숙제를 해야 한다.
먼저 이미 계획되어 실행하다가 관련 시민운동단체들에 의해 중단된 상태로 있는 국책사업을 조속히 재개하는 일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새만금 사업과 천성산 터널공사 등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된 5대 국책사업의 공사 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도 4조1793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 대형 국책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두 번째는 출자규제와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 등 기업규제를 완화하여 기업들의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현재 수도권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의 투자계획 규모만도 약 4조원 가까이에 이른다. 이들 투자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문제와 연계하여 검토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묶여 있는 상태이며, 언제 결론이 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다.
세 번째로는 의료, 교육, 금융, 레저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개방과 경쟁을 확대함으로써 국내 서비스시장의 질을 높여 이들 서비스산업에서의 고급수요가 국내에서 해소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의료와 교육 및 레저와 관련된 해외지출이 약 12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의 1.5%를 웃돈다고 한다.
네 번째로는 부동산투기 근절이라는 명분으로 실시되고 있는 각종의 부동산 관련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건설투자가 지난 해 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규제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은 장기적으로 공급의 위축을 불러와 더 큰 부동산 쇼크를 가져올 우려마져 있다.
마지막으로는 과중한 세부담을 완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소득은 그다지 늘지 않고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함에도 세금부담은 10%나 늘어나다 보니 민간의 소비지출이 늘어날 여력이 별로 없다.
못난 정치인과 관료들이나 환율과 유가 등 외부적인 요인에 실정(失政)의 원인을 돌리려 한다. 그러기 전에 밀린 숙제부터 하자.
권혁철(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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