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한류의 성공과 제약 요인’
오늘날의 한류는 중국, 일본에서 드라마를 중심으로 경제적 성과를 낳기 시작한 신한류 시대를 거쳐 대중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가 보다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는 전환기에 있다. 한국 대중문화의 스타는 아시아의 스타가 될 정도로 그 위력은 커지고 있으며, 한류 스타가 곧 한류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한류는 ‘상대국의 견제’, ‘탈(脫)아시아 가능 여부’ 등과 같이 새로운 도약의 기로에 서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제는 한류의 보다 넓은 지역을 향한 확산과 지속성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류의 성공 및 제약 요인
(성공 요인) 한류가 지니고 있는 성공요인들을 문화접변 과정에 따라 살펴보면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 국한한 문화의 전파 및 1차 선택 과정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난다.
첫째, 한류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대중문화 생산의 규격화와 한류 스타들이다.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은 ‘규격화된 생산라인’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츠를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실력은 물론 우수한 외모를 갖춘 콘텐츠 생산자들을 배출하였고 이들이 아시아의 스타, 즉 ‘한류 스타’가 되었다. 또한 이 같은 시스템과 스타들로 무장한 ‘한국 대중문화의 국외 진출(한류)의 경험’ 역시 이미 1990년대 후반 이후 10년 이상 누적되면서 중국,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하면 경험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문화 전파 수단의 향상과 높아진 국제 위상 역시 한류의 성공요인이다. 한류 콘텐츠를 디지털화하여 국외로 빠르게 전파시킬 수 있는 ‘우수한 정보통신 인프라’는 문화의 전파 과정에서 다른 나라들이 쉽게 넘지 못하는 진입장벽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경제적 위상 및 호감도가 높아진 점’ 역시 경제 성장에 대한 동경을 가진 지역에서 한류 확산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였는데, 이는 특히 최근 몇 년간 글로벌화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퍼진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셋째, 한류의 중심 지역인 아시아 대중문화 시장의 빠른 성장도 기회가 되었다. ‘아시아 대중문화 시장의 빠른 성장’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보다 많은 소비를 견인함과 동시에 다른 대중문화와의 경쟁강도를 낮추며 문화적 적합성을 갖춘 한류 확산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였다. 특히 이미 한류가 선점하고 있는 아시아 대중문화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된 성장이 전망된다는 점에서 향후의 더 큰 기회를 예고한다.
(제약 요인) 성공요인과 달리 한류의 제약요인 상당수는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의 확산, 한류 확산의 지속성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첫째, 아직 한류에는 서구권까지 감염시킬 수 있는 감성 바이러스가 부족하다. 감성 바이러스는 다른 문화권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의 경험적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무기가 된다. 하지만 한류는 아직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까지 확산시킬만한 감염성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문화에서 규모의 경제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 콘텐츠의 생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류의 탈(脫)아시아와 지속성의 열쇠는 인간의 보편적 공감대를 이끌만한 콘텐츠 생산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스토리 산업의 부진과 높은 스타 의존도는 한류 지속에 독이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중문학, 만화·애니메이션 등 스토리를 생산하는 산업들이 한류 바람을 타지 못하는 것은 콘텐츠의 다양성은 물론 스토리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이 심화되어 한류 스타의 경쟁력에 지나치게 의존한 채 비슷한 스토리의 콘텐츠들이 반복될 경우 처음에는 한류를 신선하게 받아들인 외국의 소비자들이 싫증을 느끼게 되면서 한류의 지속성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셋째, 아시아 지역에서 한류에 대한 경쟁 인식이 높아지는 점은 위기가 된다. 최근 일부 아시아 국가 사이에 외부 문화 수용의 필요성 인식 수준이 낮아지는 것은 심할 경우 문화 국수주의로까지 이어져 한류가 들어갈 자리가 좁아질 수도 있다. 또한 혐한류(嫌韓流) 등 민간의 견제와 정부 차원의 외국 대중문화 규제처럼 경쟁 인식이 높아지는 점은 한류의 중심인 아시아에서의 지속 확산에도 제약이 될 수 있다.
시사점
한류의 확산과 지속성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극복하기 위해 첫째, 소설, 만화 등 이야기를 만드는 산업의 육성으로 콘텐츠의 스토리 풀(Story Pool)을 확장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화의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된 특징을 갖고 있는 한류 콘텐츠는 저작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수익모델의 개발이 보다 중요하다. 셋째, 콘텐츠의 내용 전달은 물론 수용자의 이해 수준과 방법까지 고려하여 번역 가능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넷째, 문화는 일방적인 것이 아닌 상호 작용하는 것으로 우리 스스로가 외부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대중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한류의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다섯째, 한류 확산을 대중문화 상품 자체를 넘어 다른 산업에서도 한국 브랜드가 확산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연구원 김필수]
*위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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