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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4 15:14
서울--(뉴스와이어)--한나라당 의원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다고 한다. 김대중 생가 방문은 누구에게나 자유이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과 수십년 간 대척점에 있었던 정당의 집단방문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민주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과 異名同根의 정당이다.

이번 방문은 호남에서의 의원 연수, 박근혜 대표의 잦은 호남 방문, 호남에 제2지역구 갖기, 서울 자치구와 전남 시군의 자매결연, 5.18묘지 집단참배 등 일련의 행사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호남에 다가서기 위한 한나라당의 노력 자체는 나쁘게 보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역 문제는 뿌리가 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런 역사성을 무시하고 정치적 필요에 따라 여는 표면적이고 단발적인 이벤트는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무슨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문제의 뿌리는 놔두고 가지만 손대서는 치유할 수 없다.

서진정책이라는 명칭도 문제이다. 호남을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한 영토확장의 대상으로 보는 의식이 담겨 있는 용어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수십년간 지속된 극심한 호남차별로 인해 호남은 소외와 낙후의 대명사가 되었다. 1980년 신군부의 광주항쟁 무력진압 및 지역감정 뒤집어씌우기와 김대중 사형선고로 호남의 소외는 극에 달했다. 지금 노무현 정권에서도 호남소외는 계속되고 있다. 전남.북이 각각 인구 200만이 붕괴된지 몇 년 되었고, 올해 1/4분기에도 전북은 9천명, 전남은 7천명의 순감소로 각각 전국 1,2위를 기록했다. 전남북이 각각 매년 군 하나가 없어진다. 인구감소는 국회의원수의 감소로 이어져 대변하는 정치세력의 약화로 연결된다. 인구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인구감소는 먹고 살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수 십년간 지속된 호남차별과 명예훼손, 김대중에 대한 용공조작과 흑색선전, 이런 것들이 호남사람들 가슴 속에 한을 남긴 것이다. 이런 모든 것의 중심에 당명만 바뀐 한나라당이 있다. 박정희의 민주공화당, 전두환의 민정당, 한나라당은 이런 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은 하의도 생가 방문을 하는 것은 좋으나 유람하듯이 또는 대권을 위한 정탐을 하는 기분으로 가서는 안된다. 서남해의 파고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YS와 DJ의 화해를 시도할 목적으로 서울 광주 대구를 돌며 세미나를 하고 두 분의 업적을 재평가한다는 보도가 있다. 어르신들이 서로 화해를 하는 것은 좋으나 이것은 지역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지역문제는 박정희와 김대중 사이의 문제이다. 김영삼과 김대중 사이에는 지역문제가 아니고, 민주화 투쟁의 동지이자 라이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영남을 대표하는 분이 아니다. 지역차별의 뿌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고 마침 그 분의 따님이 한나라당 대표이고 대권도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박정희와 김대중의 화해가 향후 지역문제를 푸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인사차 찾아온 박근혜 대표에게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당신에게 있다’라는 덕담 겸 주문을 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바 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그 동안의 지역차별과 대북송금특검에 대해 통렬한 자기반성과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문제를 풀기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머릿속 계산으로가 아니라 가슴속 진실로 접근하길 기대한다.

호남이 한나라당에 벽을 쌓은 적이 없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박정희의 민주공화당과 전두환의 민정당이 호남에 벽을 쌓은 것이다. 이제 자신들이 쌓은 벽을 자신들이 풀겠다고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하기 바란다. 민주당이 호남을 전세낸 바 없다. 열린당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나라당이 영남을 전세 낸 바도 없다. 지역문제를 만들어낸 당사자가 한나라당이다. 역대 정권이다. 결자해지의 노력을 진정성을 가지고 하길 다시 한번 기대한다.

2005년 5월 24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