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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5 14:18
서울--(뉴스와이어)--한화갑 대표는 오늘(5월 25일) 오전 7시 고려대학교 교우회관 대강당에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우회(회장 김소남) 초청으로「고경아카데미」에서 특별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주제는 ‘4강과 북한 핵문제’였다.

한 대표는「고경아카데미」개설이후 정당대표로는 처음으로 초청 받았으며, 이날 강연에는 이필상 교수(前 경영대학원장), 신만수 부학장, 박광태 교수와 김소남 교우회장, 권용식 사무처장 등 150여 교우들이 참석했다.

이날 한 대표 강연에서 북한 핵 문제는 6자 회담 틀 내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과 6자 회담의 틀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은 새로운 것이 없으며, 국민의 정부의 대북정책,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했으면서도 참여정부 출범 초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하는 등 오히려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열린당과의 통합과 열린당 해체를 묻는 질문에 통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혼자라도 마지막까지 민주당을 지킬 것이라며 청상과부로 수절하다 죽으면 열녀비라도 남는 것 아닌가? 라고 덧붙였다. 또한 열린당은 길게 봐야 노무현 대통령 퇴임과 함께 사라질 정당이다고 질문에 답했다.

2005년 5월 25일
민주당 대변인실


[한화갑 대표 특강 강연문]

4강과 북한 핵문제

한반도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라는 주변 4강의 이해가 복잡다기하게 얽혀 있는 유일한 분단지역입니다. 법적으로(de jure)는 아직도 전쟁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북한의 핵문제는 한반도 주변정세와 남북관계 전반을 교착상태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우리의 과제라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 북핵 위기의 원인과 6자회담

1985년 2월 북한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에 가입하였으나 NPT조약이 규정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와의 핵
안전협정은 맺지 않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은 미국의 핵위협 포기 및 남한 내 핵무기 철수 주장과 동시에 주한미군 핵과 북한 핵시설 동시사찰을 제의하면서 IAEA와의 핵안전협정에 서명하는 것을 미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91년 말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전술핵무기 폐기선언을 한 것에 이어 남북한 간의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서명함에 따라 92년 1월 북한은 IAEA와 핵안전협정에 서명을 하게 됩니다.

이어 92년 5월 북한은 16개 핵시설에 대한 최초보고서를 IAEA에 제출했으며 여섯 차례에 걸쳐 IAEA의 임시사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임시사찰이 완료되기 전에 IAEA가 북한이 미신고한 시설 두 곳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하면서 북·미간의 새로운 공방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제1차 북핵위기의 원인인데, 이러한 공방은 북한이 1987년 완공시켜 가동에 들어간 5MW급 흑연감속로에서 핵무기 개발용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이라는 의혹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후 1993년 3월 한·미간의 팀스피리트 훈련강행과 북한의 NPT탈퇴 선언, 그리고 IAEA와 유엔안보리의 대북결의안 채택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었습니다.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카터·김일성 간의 회담(1994년 6월)은 이러한 급박한 한반도 정세의 극적인 반전을 가져왔습니다.

이로써 북·미간에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갔었던 93~94년 북핵위기는 94년 10월 21일 제네바 합의로 수습되었습니다.

제네바 합의는 대북 경수로발전소 제공, 정치·경제관계 완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안전 확보, 핵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은 중유제공과 경수로 건설을 통해 전력을 지원받는 대신,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기존 핵원자로 및 관련 시설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그 시설에 대한 IAEA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기로 합의했습니다.

제네바 합의에 따라 1995년 3월에는 북한의 핵동결 대가로 북한에 1,000MW급 경수로 2기를 제공하기 위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설립되었습니다.

그러나 97년 부지정지공사를 시작으로 착공에 들어간 경수로 건설 사업은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면서 경수로 공급계약이 8개월가량 늦춰졌고, 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이 경수로 재원조달을 거부해 1년 이상 공사가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96년 9월 잠수함 침투사건, 98년 금창리 핵시설 의혹 등 우여곡절 속에서 진행되었던 경수로 건설 사업은 2002년 8월에 본관 원자로 건물의 최초 콘크리트 타설에 착수하였으며 2003년 8월에는 약 34%의 공정률을 보였습니다.

더욱이 99년 9월 북·미간의 전면대결보다는 관계개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페리보고서로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협상 분위기가 적극 조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북·미간의 대화 분위기는 2000년 10월 북·미공동 코뮤니케(US-DPRK Joint Communique)로 귀결되었고, 북한과 미국은 이를 통해 제네바 합의 이행의지를 밝히는 등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을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부시행정부의 등장으로 제네바 합의 실행을 포함한 북미관계 개선 가능성은 극도로 악화되었고,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면부정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에게 제네바 합의는 이전 행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의 표본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집권 초기부터 경수로를 화력발전소로 대체하려는 제네바 합의 재검토 움직임을 포함하여, 부시 행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나서는 대신 대북 압박정책으로 일관하였습니다.

특히 9.11 사태를 명분으로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2002년 연두교서에서 부시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라크, 이란과 함께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이라고 지목하였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들 대량살상무기 위협국가에 대한 일방적인 선제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실제로 북한을 핵 선제공격 대상으로 명시하는 등 제네바 합의에 구속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당시 한반도에 급격한 긴장완화를 가져온 6.15 남북공동선언과 김대중 정부의 대북포용정책 방향과 상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와중에 북한은 내부경제개혁조치(2002. 7. 1)와 함께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의 평양선언 발표 등 대외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봉쇄 및 선제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었고, 2002년 10월 미국은 또 다시 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2002년 10월 미국의 켈리 차관보 방북 이후 새롭게 불거지기 시작한 북핵위기는 고농축 우라늄(HEU : Highly 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의혹에서 시작되었고, 이것이 제2차 북핵위기입니다.

애초 상대방의 제네바 합의 이행의지를 불신하고 있었던 북·미 양국은 클린턴 행정부 말기 관계정상화 논의까지 발전하였으나 부시 행정부 출범으로 다시 최악의 갈등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이후 북한은 북·미간의 직접적인 대화와 북·미 불가침선언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반면, 미국은 북한의 선 핵포기를 주장하며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을 감행하면서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던 미국과 북·미 양자회담만을 고집하던 북한이 중국의 중재로 3자회담 틀을 수용하면서 4월 23일 베이징 3자회담이 전격적으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베이징 3자회담에서 미국의 對北 적대정책에 맞서기 위한 ‘물리적 억제력’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대북 경제지원과 불가침 약속,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동결과 수출 중단을 한 묶음으로 병행 처리해 나간 뒤 최종적으로 핵을 포기한다는 ‘대담한 제안’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제안한 단계적 포괄협상안을 거부한 부시 행정부는 선 핵포기 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포기에 대한 보상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2003년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양국은 북한의 핵포기를 압박하기 위한 ‘추가적 조치(further steps)’에 합의했으며, 연이어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에 대한 ‘강경한 조치(tougher measures)’를 공동성명에서 표명했습니다.

7월에는 미 하원이 경수로 중단을 위한 세출예산안을 통과시켰고, 이어 8월 한·미간의 을지포커스렌즈 군사훈련이 실시되는 등 대북압박과 한반도 군비증강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경에서는 8월 27~29일까지 제1차 6자회담이 개최되었습니다.

기대 속에 시작된 6자회담은 2004년 6월 3차 회담까지 진행되었으나, 10월 4일 북한인권법이 미 상원을 통과하자 북한은 4차 6자회담 개최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회의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1차 6자회담이 탐색전이고, 2차 회담이 상대방의 목표와 의도를 파악하는 자리였다면, 3차 회담은 구체적 대안이 모색되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돌파구가 열리지 못한 것이 3차 6자회담까지의 냉엄한 현실입니다.

현재 북한은 미국의 태도 변화와 제반 조건이 성숙되어야만 참여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무조건 회담으로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북핵 문제의 본질과 주변 4강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북한은 지난 2월 1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6자회담 참가 명분이 마련되고 회담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과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인정될 때까지 불가피하게 6자회담을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성명은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명료한 표현으로 핵무기 보유를 처음으로 공식 선언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본질적 이유는 북핵 문제의 해법을 둘러싼 북·미 양국의 대립 때문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북핵 위기를 미국으로부터 체제보장을 받고, 경제지원을 얻어 체제생존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반면, 미국은 이를 북한의 완전 항복과 가능하다면 정권교체 까지를 염두에 둔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PSI(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 즉,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과 MD(Missile Defense)로 對중국 포위망을 만들려는 구실을 북한의 테러 지원과 핵 보유에서 찾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체제보장 없이 핵개발을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과, ‘불량국가(rogue state)’이자 ‘악의 축(axis of evil)’이며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 of tyranny)’인 북한의 악행에 대한 보상은 있을 수 없다는 미국의 입장이 맞물리면서 대결과 갈등이 증폭되어 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핵사태의 실상을 잘 살펴보면 사실 북한과 미국간에 사안의 선후를 놓고 기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기도 합니다. 즉 미국은 북한의 선 폐기를 요구하는 반면, 북한은 미국과의 동시행동을 주장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과 미국 모두 극단적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핵문제는 결국 ‘대타협’ 또는 ‘거래’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 ‘대타협’ 또는 ‘거래’에 있어서 외상거래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를 불신하고 있는데, 먼저 내놓고 나중에 보자는 식의 거래는 성립이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일방적 굴복을 요구하면서 만일 여의치 않다면 강제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체제붕괴와 정권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행동에 옮길 수도 있습니다. 한편 북한 역시 미국과의 협상을 포기하고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핵포기가 아니라 핵무장이 오히려 자신의 체제보장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라는 착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 상황전개는 북·미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정치·군사적 부담을 동반하는 것이므로 실제 상황으로 옮기기는 힘들다는 것이 현실일 것입니다.

1) 미국의 입장

미국은 21세기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으로 반테러전을 상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와 반테러동맹체제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핵문제를 본질상 국제안보의 문제로 보며, 9·11 이후 현실화된 대량살상무기 반확산 조치의 핵심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입장이며,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물질적으로 보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미국의 기본원칙은 완벽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핵폐기(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와 다자회담의 틀을 통한 대화입니다. CVID원칙은 북한의 플루토늄 프로그램,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그리고 현존하는 핵무기들을 포함하는 모든 핵 프로그램들을 최근의 리비아의 경우와 같이 검증 가능하고, 다시 재구성할 수 없도록 폐기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사실상 리비아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나 6자회담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UN안보리 이사회 회부, 확산방지구상(PSI :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에 기반한 경제제재, 체제변환 등 대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 of tyranny)로 간주함으로써 ‘자유의 확산’이라는 명분으로 미국은 북한에게 또 다른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이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사용한 ‘폭정 종식(ending tyranny)’이라는 표현도 북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따라서 향후 있을 6자회담에서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2) 중국의 입장

중국은 북핵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평화적인 해결, 양자 간 대화에서 다자간 대화에 이르기까지 대화를 통한 해결, 북한의 안보상의 우려에 대한 고려 등을 기본 입장으로 취해왔습니다.

중국은 북·미간의 직접적인 대화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다자형태의 틀 속에서 양자 간 대화를 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여 6자회담을 성사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중국의 기본 입장은 한반도 평화를 통한 경제성장 지속과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과 위상의 제고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 관련, 중국 내에서 6자회담 전망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2·10 성명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북한 측의 벼랑끝 전술(Brinkmanship Tactic)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낙관론의 근거입니다.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어느 시점에 가서는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반면 비관론은 이미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한 문제 해결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설사 6자회담에 나온다고 해도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3) 일본의 입장

일본에게 북한은 국교정상화의 대상인 동시에 군사적 위협의 원천으로서, 대북 외교도 포용(engagement)과 봉쇄(containment)라는 양면성을 띠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수상은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통해 북일 수교를 자신의 정치적인 업적으로 만들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지지를 유지하려는 측면도 있음을 우리는 인식해야합니다.

일본의 북한 핵에 대한 입장은 그 기본에서 미국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일본은 북한 핵무기의 개발·보유·이전 절대 불용, 기존의 모든 국제합의 준수, 북한 핵 프로그램의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不可逆的)인 형태로 속히 폐기할 것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핵문제에 대한 접근의 기본 전략은 북한과 중국을 위협요인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한 신방위대강(‘2005년 이후에 관한 방위계획의 대강에 대하여’의 약칭)에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4) 러시아의 입장

러시아의 동아시아 전략은 중국과 안정적이고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유지가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안정은 물론 역내 국가간 군사적 충돌, 군비경쟁 등을 억제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러시아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불가피하게 일본 등 역내 국가들의 핵무장 등 군비 증강을 촉진시킬 것이며, 또한 여타 지역, 특히 러시아 남부 이슬람권 국가들로 이들 대량살상무기 및 이의 운반수단이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중국과 공동으로 북한으로 하여금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설득시키는 대북 설득 작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미국에게도 대북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양국 외무장관 명의의 공동성명(2003. 2. 26)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5) 우리의 대응

북한의 핵 보유는 동북아 질서 파괴는 물론 한반도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되기 때문에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만일 북한의 핵무기 실체가 확인될 경우 70~80년대처럼 주한미군의 전술핵이 다시 한반도에 배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북한의 핵 보유를 자신의 핵무장 정당화 논리로 적극 활용할 것이고, 일본의 핵무장은 대만과 중국, 러시아의 핵 태세에도 연쇄반응을 초래할 것입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에 대해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카드가 실상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제한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야말로 뛰어난 외교력이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북핵 불용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해야 합니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흔들리지 않게 유지해야 합니다. 6자회담과 병행하여 남북간의 직접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도적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소위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과거와 같은 ‘당근과 채찍(carrot and stick)’ 보다는 ‘스테이크와 해머(steak and hammer)’ 방식의 대타협 제안을 한국이 주변국들을 설득하면서 주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스테이크와 해머 방식은 글자그대로 북한을 대폭적으로 지원하되, 지원에 따르는 약속 위반시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타협의 방법은 미국이 북한에 체제보장을 확인해주고, 북한의 핵 폐기와 동시에 북한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해주는 것입니다.

북한의 경제개혁을 염두에 둔 경제지원은 6자회담 당사국들이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북·일수교, 북·미수교도 이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북한이 핵개발 등을 지속할 경우 UN안보리 상정 등 추가적인 압박 정책을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공조체제 확립과 중·러와의 협력관계도 강화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실보다 득이 많을 것입니다.

최근 독도문제로 인해 한·일관계가 악화되었지만, 우리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한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 편에서는 일본을 설득할 수 있는 한·일간 정책 파이프 형성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필요합니다. 납치문제가 일본의 대북 여론 악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일본의 대북 압박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고, 북·일수교 역시 이에 맞물려 난항을 걷게 될 것입니다.

독도문제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 한국은 일본의 우익세력과 침묵하고 있는 보수 세력들을 명확히 분리하여 대응해야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한국이 일본을 싸잡아 비판함으로써 오히려 한국을 이해하고 있는 일본의 정치가들과 국민들마저도 한국에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곤 했습니다.

따라서 극단적 우익세력과 보수세력, 시민단체 등에 대한 전략적인 분리 대응이 필요합니다. 향후 한·일관계는 우호협력관계를 견지하되, 사안별로 냉정하고 철저하게 분리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지금까지의 협력관계를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것을 주문하면서 6자회담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을 내놓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북한의 외교 행태를 보면, 그들은 궁지에 몰릴수록 비타협적으로 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북한을 경제적으로 질식시키고자 하는 미국 정책의 결과로 북한이 붕괴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입니다. 90년대 들어서 북한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10년 이상을 이미 버텨왔으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북한을 극한적 상황으로 내모는 정책은 북한이 경제 상황 타개를 위해 가장 비싼 가격을 부르는 구매자에게 플루토늄 판매 가능성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이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가져올 최악의 결과가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핵무기 하나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의 플루토늄은 오렌지 하나 정도의 크기라고 합니다. 이 정도 크기의 플루토늄 덩어리는 아마도 해상봉쇄를 통해서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인센티브 제공 없이 북한에 대폭적 양보를 요구하는 부시 행정부의 제안은 정책을 변화시키도록 북한을 설득할 가능성이 희박하며, 6자회담 참여국들의 지지를 얻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의 협상에서 북한에 대해 광범위한 요구를 제시해야 한다는 부시 행정부의 시각에 동의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지금까지 부시 행정부의 정책과는 달리 북한의 경제난 타개와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동시에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약속하고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동시에 주고받아야 합니다.

오랜 시간 경청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이만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5월 25일
민주당 대표 한화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