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회복과 일상의 복귀를 위한 ‘집으로 캠프’ 운영

2011-03-17 14:17
서울--(뉴스와이어)--김명철(가명,38세)씨는 퇴원일이 다가오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 정신과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동안 건강은 많이 회복되었지만, 퇴원 후 주변인들과 어떻게 지내야하는지, 사회생활을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할 지에 대한 막연함과 걱정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가족 또한 마찬가지. 병원에서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다고는 하지만, 과거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했다가 적응을 어려워했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과연 김씨를 위해 퇴원을 진행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 퇴원이 망설여진다.

김씨와 같이 정신과적인 질환으로 인해 입원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은 퇴원 이후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과정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다. 가족 또한 퇴원 직후의 일상을 전적으로 책임지기에는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정신과 입원은 얼마동안 해야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정신과적 증상으로 인한 입원치료는 자·타해 위험성을 기준으로 권고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외래치료를 통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국립서울병원 장안기 진료부장은 “초기에 치료를 잘만 시작한다면 6개월 내에 80% 이상은 증상이 사라져 얼마든지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입원과 잦은 재발은 사회적인 기능을 손상시키고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정신과 입원기간이 독일 26.9일, 영국 52일, 이탈리아 13.4일 등 평균 30일 정도로 조사되는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입원기간 평균이 158일로 약 5개월이 넘고, 1년 이상 입원하는 환자의 비율도 41.6%로 나타나 외국의 입원일 수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국가인권위원회, 2009).

또한 국내연구에 따르면 정신과입원환자의 100명 중 80명 이상은 초기 3개월 내 정신과 재입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의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하여 지역정신건강 서비스기관을 이용하는 신규 회원의 83%가 1년 동안 재입원 없이 정착하고 있는 수치를 고려할 때 커다란 인적, 사회적 손실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입원이 길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2007년 서울시정신보건센터에서 서울시내 병원의 정신증 진단 환자 97명을 대상으로 정신과 증상 발현 후 첫 치료 까지의 기간(DUP: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을 조사한 결과 약 84주로 나타났다. 이는 벤쿠버 56주, 뉴욕 52주, 버밍엄 30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기간이다. 다시말해, 정신과적인 증상이 나타난 후 바로 치료를 받지 않았음을 설명한다. 질환을 더욱 키우고 방치했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시정신보건센터 이명수 센터장은 “초기에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여 재발하는 경우가 2년 이내 50%, 5년 이내 80% 정도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정신질환의 만성화예방을 위한 병원과 지역사회기관 연계시스템의 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지역사회정신보건기관 이용률은 저조한데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2%가 정신보건관련기관을 알고는 있지만 보호자 및 본인의 동기부족으로 치료를 받지 않게 된다고 말해, 정신질환의 편견과 인식 개선 역시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서울시정신보건센터, 2009).

김 씨는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김 씨는 입원기간 동안 병원으로부터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받았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2주간의 캠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음프로그램’이었다. ‘이음프로그램’은 김 씨와 같이 증상은 호전되었지만, 병원생활로 인해 사회적응이 필요한 이들이나 혹은 퇴원이후 증상관리가 스스로 되지 않아 재입원을 반복하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딱히 돌아갈 집이 없는 경우에도 정신보건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거주할 수 있는 주거시설로의 연계가 가능하다.

반신반의한 마음을 갖고 ‘이음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김 씨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도 찾고, 직장도 생기고,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하며 “이음프로그램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빨리 사회에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음 프로그램’은 서울시민 중에 김씨처럼 퇴원 후 사회적응과 같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다양한 지역정신보건서비스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이다. 프로그램은 퇴원 전 환자에게 지역사회정신보건서비스 이용 동기를 강화하는 교육, 직접 체험해보는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정신보건센터의 1:1 집중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정신보건센터 정신질환통합지원팀(02-3444-9934 내선254)으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개요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2005년 전국 최초로 개소한 광역형 정신건강복지센터이다. 서울시민들의 정신건강 향상과 정신질환 예방,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있는 시민도 더불어 살며 회복되는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정신건강증진기관들과 협력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blutouch.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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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증진팀
김지은
02-3444-9934(내선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