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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7 08:51
서울--(뉴스와이어)--헌재 재판관 탈세행위에 이토록 ‘관대한’ 이유가 뭔가

이상경 헌법재판관이 10년 동안 임대소득을 줄여서 신고해 탈세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재판관이 신고를 누락한 금액은 3억원에 달하고 그에 따라 탈루한 소득세는 5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 재판관은 임차인과의 분쟁 중에 임대소득 누락 사실이 드러나자 ‘합의금’ 명목으로 2천만원을 임차인에게 제공했다고 한다.

탈세 사실이 드러난 후 이 재판관이 보인 태도 역시 문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모든 책임을 부인과 세무사에게 돌리면서 자신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건물이 그의 명의로 되어 있고 그가 2004년 2월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미 소득과 납세에 관한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으며, 임차인과 소송 과정에서 임대소득 축소신고와 관련된 문서를 2003년말에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몰랐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지금 우리사회는 공직자들이 부동산과 관련한 의혹만으로도 공직을 물러나야할만큼 도덕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헌법재판관이 소득을 줄여서 신고해 탈세를 했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 재판관의 탈세에 대한 일부 신문들의 보도태도는 다른 비리 사건 관련 보도와 비교해볼 때 상식 밖으로 ‘소극적’이다.
26일 조선일보는 10면에 <이상경 헌재 재판관 3억 탈세의혹>이라는 제목의 1단 기사를 싣는 데 그쳤다. 그가 ‘몰랐다’고 변명은 했지만 임대소득이 제대로 신고되지 않았음을 시인했고, 탈세사실이 명명백백함에도 조선일보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8면에 <“이상경 헌재재판관 임대소득 누락”>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큰 제목에 ‘탈세’ 대신 ‘임대소득 누락’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그 마저도 임차인의 ‘주장’으로 따옴표 처리했다. 뿐만 아니라 <세입자 “임대료 10년간 3억 축소신고 종용” 주장 / 李재판관 “누락사실 최근에 알아…세금 내겠다>라는 작은 제목을 달았다. 임차인의 주장과 이 재판관의 해명을 나란히 실어 이 재판관의 명백한 탈세사실을 ‘엇갈리는 주장’인 양 물타기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이상경 헌재 재판관 10년 간 세금 탈루>라는 제목의기사를 통해 이 재판관의 탈세 사실을 적시했으나 10면에 2단으로 짧게 보도하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한겨레신문은 1면에서 이 재판관의 탈세 사실을 보도했고, 경향신문은 9면에 5단기사로 실으면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다뤘다.

우리는 다른 공직자들의 비리 의혹 사건이나 노조의 비리 사건이 터지면 목소리를 높여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고, 들리는 바에 따르면 ‘특별취재팀’까지 동원해 ‘끝장취재’를 했던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들이 왜 이상경 헌법재판관의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이토록 ‘관대’한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지난 탄핵사태 이후 행정수도 이전에서부터 호주제 위헌소송과 신문법 위헌소송까지 사회 주요현안을 좌지우지할만큼 헌법재판소의 권한이 막강진 상황에서 헌법재판관이 그에 걸맞는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헌법재판소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상경 재판관이 ‘몰랐다’며 발뺌하기보다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의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아울러 우리는 헌법재판관들의 ‘도덕적 권위’를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나머지 헌재재판관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국세청의 납세 관련 조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게도 상세하게 이상경 재판관 탈세행위 관련 보도를 해줄 것을 촉구하는 한편 헌재재판관들 및 주요 사법부 관계자들의 납세실적과 관련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관련 탐사보도를 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일부 언론은 이것이 헌법재판관들과 사법부의 도덕성과 준법 정신을 제고해 우리 사회 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기초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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