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불모지 라오스에 선진기술을 전수하는 대한민국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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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투데이
2011-03-31 17:30
라오스 비엔티안--(뉴스와이어)--라오스에서 미용실과 학원을 운영하면서 오지마을에 봉사활동을 다니는 등 대한민국 아줌마의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주부가 있다.

라오스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산다는 비엔티안 중심가 ‘동팔란(Dongpalan)’공원 앞에는 한글로 또렷하게 ‘김영헤어아트’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운영하는 김영숙 원장(46)은 지난 2009년 가족들과 함께 라오스에 여행 왔다가 이곳에 눌러 앉은 좀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김 원장 가족이 라오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라오스로 가서 살지 않으면 이혼도 불사하겠다’는 신랑의 강한 압력(?)과 회유였다.

순수 한국식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김영헤어아트’에서 만난 김영숙 원장은 “남편은 라오스가 우리와 정서가 비슷하고 아직 미개발국가라 돈을 벌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여행 내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었다”고 회상하고 “한국에서는 적은 돈으로 먹고 살기가 힘들지만 라오스는 한국인의 기술과 근면함으로 무장하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며 당시를 얘기를 들려주었다.

한 달 만에 다시 라오스를 찾아 비엔티안에 둥지를 튼 김 원장은 “당시에는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지금 현 상황을 보니까 남편의 주장이 거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하고 “라오스는 한국처럼 서로 눈치 보거나 돈 버는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 같다”며 “정착 당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보건(16/남)이와 채연(14/여)이의 교육문제였는데 이곳에 잘 적응하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한국에서는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교육을 받지만 이곳은 영어와 태국어, 라오스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고, 또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잠재적 능력과 특성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며 “아쉬운 것이 있다면 외국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면 유교적 바탕의 한국인의 정서를 잃지나 않을까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이 라오스에 정착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미용실 허가와 이들에게 미용기술을 전수하기 위한 학원의 정부의 공식인가였다. 그러나 최근에 이 어려웠던 문제들도 비엔티안에서 교육사업을 하는 한국인의 도움으로 말끔히 해결되었고, 지금은 미용실과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다져 놓았다.

그는 라오스에 오기 전에는 안양에서 4개의 분점을 낼 정도로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는 헤어체인점을 운영했다. 당시 뛰어난 실력을 소유한 헤어디자이너들이 직원으로 있었기 때문에 직접 관리를 하지 않아도 미용실 운영에는 별 차질이 없었다.

그러나 미용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라오스는 자신이 직접 관리를 하지 않으면 고객이 줄어드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고, 그렇다고 모든 일을 혼자서 관리하기엔 시간적으로나 물리적으로 한계점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20년 동안 쌓아온 기술을 라오스 사람들에게 전수하기로 정하고 학원을 만들었다.

연습생 3명으로 시작한 지금의 ‘김영헤어기술학원’은 기초를 배우는 4개월간의 단기과정이지만 여기서 연마하는 기술은 한국의 선진미용기술로 주변의 유사한 라오스 학원보다 뛰어난 실력향상을 자랑하고 있다.

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김 원장에게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은 꾸준히 늘어 현재 이곳에서 배출한 원생들이 50여명을 넘어섰다. 또 이들 중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은 헤어샵의 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윈윈(Win-Win)’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이 800불의 라오스 경제상황은 원생들이 자비로 부담해야하는 연습용 가발과 장비 등 기자재 구입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연습용 가발은 개당 우리돈 2만원 선으로 한 달에 최소 2개 이상의 가발을 구입해 연습해야 실력향상이 빠르다는 것을 김 원장은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해 보자는 취지로 김 원장이 착안한 것이 바로 ‘미용무료봉사활동’이다. 한국의 수준급미용 기술도 소개하고 이들이 쌓은 실력도 테스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가 이렇게 현지 종업원들과 학원생들에게 경험을 쌓아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미용봉사는 한 달에 1~2번 정도 비엔티안의 사회봉사시설을 찾아다니며 머리를 깎아 주었다.

1년여 동안 벌써 15회의 무료봉사활동을 다녀온 김 원장은 “어차피 시작한 무료봉사활동이고 잘사는 마을보다는 좀 더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 특히 열악한 환경의 어린이들에게 봉사하자는 생각으로 비엔티안 시내에서 2~3시간정도 거리의 몽족을 찾아다니고 고산지대 원주민과 고아원 등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김영숙 원장이 박수를 받는 이유는 또 있다. 단순히 머리를 깎아주기만 하는게 아니라 봉사활동 갈 때마다 학용품과 과자, 빵 등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도 자비를 들여 구매하고, 머리를 깎은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또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는 김 원장의 남편은 미용봉사활동을 펼치는 동안에 자신의 인테리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남편인 김인규(50) 사장은 부서진 집을 수리해주고 어지럽게 널려 화재의 위험성에 노출된 전기 배선을 다시 깔아주는 등 자신의 손이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손수 고쳐주고 있다.

김 원장은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라 모두 기억에 남지만 고아원 방문했을 때 머리를 깎고 난 후 자리를 뜨지 않고 컷트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 남자 고등학생이 있었다”며 “여자도 아닌 남학생이 많은 관심을 보여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무료로 기술을 가르쳐 주겠다고 다짐하고 학원으로 찾아오라고 했다”고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 후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이어 “시골마을로 갈수록 전기시설이 미비해 봉사 중간에 전동식 헤어컷트기(바리캉)의 작동이 멈추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가위를 사용하는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가위로 손질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해 모든 사람들에게 이발을 해주지 못할 때가 가장 아쉽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자신의 소망에 대해서도 들려주었다. 그는 “라오스 최초로 한국인이 주관하는 미용 패션쇼를 개최하는 게 꿈”이라고 밝히고 “라오스가 미용교육과 인프라가 낙후된 곳이지만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점점 높아가는 추세”라며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우리의 미용기술을 전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이들에게 자립의 길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것이 부족한 라오스의 미용산업발전을 위해서는 물질적으로 풍부한 우리나라 미용업계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며 기술원조의 협조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는 또 “생색내고 물질적으로 도와줘야 국가 이미지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 개개인이 갖고 있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도 민간외교차원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 아니겠냐”며 “한국의 기술이 세계 최고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어려웠던 시기에 선진국들이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김 원장의 남편인 김인규 사장은 최근 미용실이 안정되자 건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남편은 점점 부족한 주택난에 착안, 한국형 원룸을 짓겠다며 미용실 인근 근린생활지역에 1,100㎡부동산을 4억 여원에 매입하고 건축설계와 행정 절차를 밟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김 원장은 “최초로 한국식 미용실도 만들고 최근에는 2층에 스파시설을 하는 바람에 남편의 기술을 활용할 기회가 없었다”며 “한국에서 20년 동안 인테리어와 전기설비를 직접 해왔기 때문에 원룸을 지어 임대하는 것은 적성에 딱 맞고 백수를 면하는 길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영숙 원장은 전라남도 장성 출신으로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서울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는 헤어디자이너의 열정적인 모습에 매료되어 23세때 부터 박길자 원장의 문하생으로 입문, 미용을 배우기 시작해 라오스까지 온 인물이다. 이곳에 정착한지 벌써 만 2년이 된 김 원장은 ‘억척스러우면서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대한민국의 아줌마’를 라오스에 알리며 민간 외교관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 자료는 은둔의 땅 라오스 현지소식 및 각종 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한국에 알리기 라오코리아타임즈가 코리아뉴스와이어를 통하여 발표하는 보도자료 형식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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