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트레이더 vs 전 세계 베테랑 시장 상인…흥정 배틀의 승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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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씽크빅 코스피 095720
2011-04-13 15:42
파주--(뉴스와이어)--하루에 수백억 원을 거래하는 런던 금융 전문가와 전 세계 베테랑 상인이 흥정 배틀을 벌이면 누가 이길까?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를 쓴 코너 우드먼은 하루 평균 110만원에 달하는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전 세계 베테랑 상인들과 대결을 벌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중국, 일본, 멕시코, 브라질 등 4대륙 15개국을 거쳤다. 여행 자금은 집을 팔아 마련한 2만 5000파운드(5800만원). 그의 거래 여행은 한 나라에서 물건을 사고, 다음 나라로 가서 물건을 파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그 험난한 대결의 기록이다.

코너 우드먼은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아더 앤더슨과 언스트 앤 영 등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서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로 일한 금융 전문가. 다니던 회사에서 그에게 현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유리 회사 구조조정을 맡겼다. 20여년 가까이 근무한 직원 400명에게 일일이 해고를 통지하다가 일에 회의를 느끼고 직장을 그만둔다. 자택에서 전화를 받은 그는 “제가 직장, 학벌, 인맥 같은 사회적 안전망을 떠나서도 돈을 벌 수 있을지 확인해보고 싶었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집을 팔아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부모님과 직장 동료, 친구들이 뜯어 말렸지만 그는 결심을 꺾지 않았다. 그에게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경제학 이론과 업무 경력, 비즈니스 감각에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는 것. “대학교 시절 근처에 놀 곳이 번번이 없어서 매주 학교 강당을 빌려서 클럽을 열었습니다. 매주 700~800달러씩 벌었어요. 그 돈을 모아 졸업하자마자 작은 아파트를 구입했어요. 그 아파트는 4년 뒤 정확히 2배에 처분했고, 그 돈으로 런던에 집을 샀지요”

짐작대로 그의 경제학 이론과 직장 경력은 세계 베테랑 시장 상인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비자와 비행기표 등의 이유로 일정은 미리 정해놓았기 때문에 한 나라에서 3~4일 안에 구매와 판매를 마쳐야 했다. 돌발사태가 발생하면 임무 수행 게임을 하듯 임기응변으로 대처해야 했다. 시간에 쫓기다보니 가격 협상에서도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첫 여행지인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1000마리 낙타들 사이에서 현금 5000달러(600만원)를 들고 낙타를 구하려고 했지만 한 마리도 살 수 없었다. 수단에서 낙타를 싸게 구입해서 이집트에서 시세차익을 얻으려 했던 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지의 독특한 낙타 거래 시스템을 몰랐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불가능했다. 미리 예약해둔 트럭 운송비만 날렸다.

수단의 낙타 상인들도 세계적인 말 산지인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말 상인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3일 동안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말 네 마리를 구입했다. 원래는 중국에 가져다가 팔 생각이었는데 말 독감이 유행하면서 중국 수출길이 막혔다. 말 네 마리와 함께 세계 일주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현지에서 처분하기로 한다.

그는 험악하고 능글맞은 수백 명의 키르기스스탄 말 상인들에게 둘러싸여 협상다운 협상도 해보지 못했다. 초보자가 고수들과 대결을 시도한 셈이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흥정을 할 때 악수를 하는데 흥정이 끝나기 전에 손을 놓으면 안 됩니다. 제가 원하는 가격과 상대방이 제시한 가격의 차이가 크면 몇 분 동안 악수를 해요. 협상이 길어지면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낙타 상인이 세상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줄 알았는데 말 상인들은 레벨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가 치른 말 가격이 시세보다 더 높았다.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실패를 거듭하며 현장 비즈니스의 생리를 터득한 그는 커피, 와인, 테킬라 등으로 큰 이익을 남겼고, 마지막 거래인 브라질산 친환경 목재로는 투자액의 2배를 벌기도 했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로 꼽는 거래는 일본에서의 생선 경매. 어선을 대절하여 꼬박 3일 동안 전갱이를 잡아 경매에 넘겼다. 임대료를 제하고 그가 손에 쥔 수익금은 150엔(2000원).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3일이었어요.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게 기뻤고 무엇보다 도덕적으로도 승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제껏 돈을 벌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습니다”

그는 중앙아시아에서 말을 사고팔 때나, 일본에서 생선을 사고팔 때나 전 세계에서 통하는 비즈니스 논리는 똑같다고 말한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중에 바보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가이드든 운전기사든 어떻게든 최초의 인맥을 만들고, 자기 재능을 총동원해 이익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세상 어디를 가나 거래의 3대 요소는 인맥, 신용, 잔꾀(guile)입니다”

25000파운드를 은행에 묻어 두었다면 6개월 동안 환율 변화로 7000달러의 시세차익을 올렸을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지난 6개월 간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그 편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 “런던에 있었으면 절대로 몰랐을 것을 세계 일주를 통해 알게 됐어요. 거대 기업이 세계 경제를 장악한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나가보면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작은 거래들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합니다. 그 말은 곧 개인에게도 수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는 뜻이죠. 차별화 포인트만 잘 찾으면 에스키모인에게도 얼음을 아주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그를 말렸던 직장 동료들은 경제 위기의 여파로 대부분 직장을 잃었다. 그는 책과 TV 다큐멘터리의 성공으로 강연이 쇄도하는 등 회사에 있을 때 못지않은 돈을 벌었다. 전직 애널리스트와 베테랑 상인의 대결의 승자는 누구일까? “협상과 흥정은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거래한 상인들도 가격을 조금 깎아 주는 대신 새로운 거래처를 얻거나, 상품을 홍보할 기회를 얻었죠. 그런 면에서 모두가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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