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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31 08:40
서울--(뉴스와이어)--안녕하십니까.

우리 단체는 1984년 전두환 군부권위주의 정권시절 언론민주화를 위해 창립된 이후 지금까지 언론자유와 언론민주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 언론관련 시민단체입니다.

지난 1990년 이후 본회는 주로 언론의 편파·왜곡보도감시, 신문시장의 불법탈법행위 감시, 민주적인 언론정책의 수립 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를 비롯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신장을 지향하는 한국의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기 위해 지난 수 십년 동안 노력해 왔으며, 올해 초 국회에서 제정된 신문법은 이러한 노력의 작은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귀하는 오늘 세계신문협회 총회에 참석해 한국의 언론상황과 맞지 않는 아래와 같은 발언을 하였습니다.

귀하는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향한 긴 여정이 완전하게 끝나지 않았다”면서 신문법의 신문시장 점유율과 관련한 조항을 두고 “독자의 신문 구독 선택권을 제한하려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또 신문법이 “발행인과 편집인을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귀하 외의 다른 참석자들도 신문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편집인포럼(WEF)에서 한 참석자는 “신문법에 의하면 시장점유율이 일정한 비율에 도달하면 못 사게 하겠다는 게 아닌가”라며 “한 정당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50%가 넘어간다고 해도 제한해야 하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신문법에 대한 귀하와 여타 참석자들의 발언이 한국의 언론상황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다음 몇가지 질문을 해봅니다.

1. 귀하는 한국의 언론 상황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귀하와 몇몇 참석자의 발언이 한국 사회에서 ‘거대족벌신문’으로 꼽히는 소수 신문사들이 신문법 제정에 반대하면서 내세웠던 논리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는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한국의 거대 신문들은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확한 사실보도를 생명으로하는 신문들이 편파·왜곡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독자들은 이들의 편파·왜곡보도가 특정 기득권세력과 결탁해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관철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신문 시장에서도 이들은 온갖 불법 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시장을 유지해왔습니다.

이들은 독자들에게 자전거, 선풍기, 비데 등 고가의 경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판촉을 해왔습니다. 거대 신문사들 간의 판촉 과정에서 폭력 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졌고 지난 1996년 심지어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거대 신문사들의 잘못된 판촉행위를 근절하고 독자들의 다양한 신문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신문법은 이와 같은 노력의 극히 일부가 반영된 것입니다.

따라서 귀하가 한국 정부가 메이저 신문들의 언론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그들의 영향력을 줄이려고 한다거나, 독자들의 자유로운 신문 선택권을 제약하려 한다고 발언한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입니다.

2. 귀하는 한국신문협회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한국신문협회는 지난 1961년 ‘관제협회’라는 이름으로 결성되어 군사독재정권의 언론탄압에 대해 저항은커녕 철저히 부역하거나 침묵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문협회는 신문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행위들에 침묵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언론탄압’인 양 매도해왔습니다.

한국신문협회는 철저하게 일부 메이저 신문사들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신문협회 내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은 자주 무시되어 버립니다.

지난해 10월 20일에도 신문협회는 정식으로 이사회를 열지도 않고 다른 회원사들의 의견을 묻거나 수렴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몇몇 족벌신문들의 주도로 신문시장 정상화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출하기도했습니다.

3. 우리는 한국의 언론 사주, 발행인들이 부끄럽습니다

‘높은 지위와 신분에는 당연히 높은 도덕성과 의무가 따른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오늘의 한국신문협회와 장대환 신문협회장에게 가장 적절한 경구일 것입니다.

한국 신문사주 중에는 무려 1천여개가 넘는 차명계좌를 만들어 악랄하게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실형이 확정되었던 사람도 있고. ‘증여세 포탈, 자녀 위장 전입, 특혜대출’ 등 각종 불법의혹과 도덕성 문제로 고위공직자 검증 과정에서 낙마한 사람도 있으며, 일부는 거액의 해외 도박으로 자신의 언론사를 거덜내기도 했습니다.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청렴해야할 언론사주들의 이와 같은 도덕적 해이에 대해 귀하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만일 당신 나라 언론사주가 이같은 탈법, 불법 행위를 일삼았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세계신문협회가 언론사주들의 모임인 것을 본회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사주들의 주장에 경도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사실은 확인하고 그를 기초로 의견을 내야 세계신문협회의 권위가 유지되지 않겠습니까.

한국의 신문시장은 메이저 언론의 불법, 탈법행위로 이미 죽었습니다. 시민사회는 죽은 신문시장을 살리고자 뒤늦게 신문시장에서 불법탈법행위가 판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포상제를 도입하고 신문유통원설립 등을 포함한 신문법을 만들었습니다. 시장에서 다양한 여론이 소통될 수 있게 하기 위해 일정한 점유율을 넘은 특정신문이 불공정거래행위를 할 때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습니다.

우리는 세계신문협회 관계자들이 한국의 언론상황에 대해 발언할 때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기초로 발언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일부 신문 언론사주들 쪽으로 편향된 세계신문협회 관계자들의 발언은 세계신문협회의 권위와 체면을 심하게 손상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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