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 일일드라마 저품격 방송언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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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2011-05-12 10:25
서울--(뉴스와이어)--방송 3사의 일일드라마에서 저품격 방송언어가 드라마 한 회당 평균 4회 이상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이 지난 4월 한 달간 각 방송사의 아침 드라마와 저녁 드라마 각각 4회씩(총 24회 분량)의 방송언어를 분석한 결과, 총 120건의 저품격 방송언어 사용 사례가 조사되었다.

이번에 주로 조사한 것은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 비속어·은어, 폭력적인 표현, 비표준어 등 저품격 언어 표현이다. 조사 결과, 비속어·은어 사용이 31%로 가장 많았고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27%로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속어와 인격 비하 표현 등의 사용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일일 드라마에서는 가족이나 고부 관계, 사돈 관계 및 직장 동료 사이 등에서 저품격 언어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친한 사이에서 저품격 언어의 사용이 더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

사례
▪당신은 나 아니었으면 온 세상 똘마니들한테 실컷 다 이용이나 당하고 어느 개천에 코를 박고 죽었는지 시체도 못 찾았을 인간이야. (SBS ‘호박꽃 순정’)
▪넌 그냥 재수 없는 자식일 뿐이야. (KBS1 ‘웃어라 동해야’)

개선안
▪당신은 나 아니었으면 온 세상 못된 사람들한테 실컷 다 이용이나 당하고 어느 곳에서 죽었는지 시체도 못 찾았을 사람이야. (SBS ‘호박꽃 순정’)
▪넌 그냥 못된 사람일 뿐이야. (KBS1 ‘웃어라 동해야’)

□ 비속어·은어

사례
▪이런 된장할 ……. (SBS ‘장미의 전쟁’)
▪왕따 돼 가지고 완전 떡 됐지. (KBS2, ‘사랑하길 잘했어’)

개선안
▪이런 젠장할 ……. (SBS ‘장미의 전쟁’)
▪따돌림받고 정말 바보 됐지. (KBS2, ‘사랑하길 잘했어’)

□ 폭력적인 표현

사례
▪네 입부터 돌려놓기 전에 주둥이 닫고 형 돈이나 갚어. (MBC, ‘당신 참 예쁘다’)
▪그런 헛소리도 한 번만 더 지껄이면 그때는 죽여버릴 줄 알아. (MBC, ‘남자를 믿었네’)

개선안
▪한 대 맞기 전에 입 닥치고 형 돈이나 갚어. (MBC, ‘당신 참 예쁘다’)
▪그런 헛소리도 한 번만 더 지껄이면 그때는 정말 혼날 줄 알아. (MBC, ‘남자를 믿었네’)

저녁 드라마보다 아침 드라마의 저품격 언어 사용 사례가 10%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저녁 드라마는 아침 드라마보다 시청률이 높고, 시청 층도 다양하기 때문에 언어 사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비속어 및 인격 비하, 폭력적 표현 등이 상당수 조사되었는데, 이러한 저속한 표현이 국민의 일상 언어생활에서 실제 쓰이는 표현이라 하더라도 방송의 공공성과 파급력을 감안할 때 적어도 지상파 방송에서만큼은 피해야 할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이번에 조사한 자료를 해당 방송사 제작진에게 보내 앞으로 방송 제작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개선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방송언어에 대한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방송언어의 품격이 점차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국어원 개요
국립국어원은 우리나라의 올바른 어문 정책을 연구·수행하고자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이다. 역사적으로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도운 ‘집현전’의 전통을 잇고자 1984년에 설립한 ‘국어연구소’가 1991년 ‘국립국어연구원’으로 승격되고, 2004년에 어문 정책 종합 기관인 ‘국립국어원’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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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
학예연구사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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