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뉴스와이어)--국립 경상대학교 인문학연구소(소장 유재천·국어국문학과)는 1일 오후 4시 남명학관 남명홀에서 문학평론가 정호웅 교수(홍익대)를 초청하여 '이병주의 문학세계'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父性의 서사-이병주의 '관부연락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정호웅 교수는 "한국 현대사에서 변화의 정도가 가장 크고 깊어 구성원들의 삶을 크게 바꾼 1940-1950년까지 10년간의 전체상을 복원하고자 한 장편 '관부연락선'은 이 점만으로도 한국문학사에 기록될 자격을 갖는다"고 말했다.

정호웅 교수는 "특히 1930년대 후반에서 해방 전까지의 일본 유학생 체험, 학병 체험, 어느 한쪽의 선택이 강요되었던 해방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기간 중도적 지식인으로서 견뎌내야 했던 힘든 시간들에 대한 구체적 증언은, 그 체험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소설 내 관점의 성격과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 희귀한 것이니 거듭 평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웅 교수는 강연에서 "'관부연락선'은 '역사의 진보'라는 관념에 갇혀 그 역사를 살고 만들었으며 이끌었던 '인간'을 역사에 종속된 것으로 인식하는 우리 문학의 지배적인 한 경향에 대한 근본 반성의 실천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정호웅 교수는 이병주의 장편소설 '관부연락선'의 주인공 유태림을 통해 식민지 지식청년이 식민 본국의 수도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현실과 해방정국의 혼란상 등을 분석한 뒤 "관부연락선의 서사를 이끄는 핵심원리는 父性이다"고 말했다.

정호웅 교수는 "'관부연락선'은 역사란 믿을 수 없는 일종의 자의(恣意)가 아닐까라는 회의 위에 서 있는 작품"이라며 "그 회의는 역사의 진보를 위해서라는 구호 아래 인간의 생명을 비롯해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들이 무참하게 유린되고 비정하게 내침 당하는 현실에 대한 근본 비판의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정호웅 교수는 "역사 속에 숨겨져 있는 칼날에 베여 행방불명되고마는, 회의하는 이방인 유태림을 통해 이 작품은 역사란 믿을 수 없는 자의임을 확인하고 나아가 역사의 진보라는 관념 속에 깃들여 있는 폭력적 속성을 증언하였다"고 지적했다.

또 "그 증언은 작가가 역사의 진보를 아예 믿지 않거나 부정하는 세계관의 소유자임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오히려 "그것과는 무관한 자리에서 작가는 역사의 진보라는 관념의 한 속성인 폭력성을 드러내보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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