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소재로 한 주말 드라마 언어 사용 수준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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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2011-06-15 11:04
서울--(뉴스와이어)--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은 지상파 방송 3사의 주말 저녁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위험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실태 조사를 통하여 밝혔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5월, 각 방송사의 주말 드라마 한국방송공사(KBS) 2TV ‘사랑을 믿어요(조정선 극본)’, 문화방송(MBC) ‘반짝반짝 빛나는(배유미 극본)’, ‘내 마음이 들리니(문희정 극본)’, 에스비에스(SBS) ‘내 사랑 내 곁에(김사경 극본)‘, ‘신기생뎐(임성한 극본)’ 총 다섯 편의 1회분(5월 15일(일) 방송분, 각 70분 분량) 방송언어를 분석한 결과, 39건의 저품격 방송언어 사용 사례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문화방송의 ‘반짝반짝 빛나는’과 ‘내 마음이 들리니’가 불필요한 외국어의 사용과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 비속어·은어·유행어, 폭력적인 표현, 불필요한 외국어 등을 대분류로 삼았다. 조사 결과,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이 12건으로 전체의 30.7%, 비속어·은어·유행어 사용과,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각각 11건으로 전체의 28.2%를 차지하여 그 뒤를 이었다. 국립국어원은 가족 간에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과 폭력적인 표현이 여과 없이 방송되는 주말 드라마가 시청자 가정 내에서의 언어 사용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
- 대체 언제까지 내 피만 빨아먹으면서 살 거야?(MBC, 내 마음이 들리니)
- 성질 급하더니 치매 속도도 빠르네. (MBC, 내 마음이 들리니)

비속어·은어
- 국이라도 좀 쌔벼오지. 이게 뭐냐, 이게. (MBC, 반짝반짝 빛나는)
- 남친을 택하느냐 다시 마 대표를 택하느냐. (SBS, 신기생뎐)

폭력적인 표현
- 니 아버지 어디 소리 안 나는 총 있으면 꽉 쏴서 죽이고 싶더라구. (KBS, 사랑을 믿어요)
- 우리 아들 신세 망치려면 죽어버려. (SBS, 내 사랑 내 곁에)

불필요한 외국어
- 나 원래 네 말대로 부모님들 킬러잖아. (KBS, 사랑을 믿어요)
- 몰라서 묻나? 레벨이 다르잖아. (MBC, 내 마음이 들리니)

현재 주말 저녁 드라마의 시청 등급은 15세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전 연령층에게 열려 있다. 그러므로 ‘성질 급하더니 치매 속도도 빠르네.’처럼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게 치매의 악화 속도가 빠른 것은 어머니의 성격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딸의 표현이나, ‘대체 언제까지 내 피만 빨아먹으면서 살 거야?’와 같이 함께 생활을 유지하는 부인이 자신의 피를 빨아 먹으며 살고 있다는 식의 표현은 가족 구성원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따라서 드라마의 제작진은 출연자의 언어 사용을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국립국어원은 지적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번에 조사한 자료를 해당 방송사 제작진에게 보내 앞으로 방송 제작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개선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방송언어에 대한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방송언어의 품격이 점차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국어원 개요
국립국어원은 우리나라의 올바른 어문 정책을 연구·수행하고자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이다. 역사적으로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도운 ‘집현전’의 전통을 잇고자 1984년에 설립한 ‘국어연구소’가 1991년 ‘국립국어연구원’으로 승격되고, 2004년에 어문 정책 종합 기관인 ‘국립국어원’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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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
황용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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