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분기 거시계량경제모형 재구축의 의의
통화, 재정 등 거시경제정책은 상당한 시차를 두고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정책의 수립 및 집행 과정에서 적절한 시계를 확보한 정확도 높은 경제예측이 매우 중요
경제예측은 계량경제학적 기법을 이용한 거시모형과 전망담당자의 주관적 판단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형태로 수행
일반적으로 시계가 짧은(예: 1~2분기) 전망시 거시모형에 의존하지 않고 월별지표 등의 최근 추세를 고려한 전망담당자의 주관적 판단만으로도 상당한 예측력을 확보할 수 있으나 보다 긴 시계에 대한 전망은 거시모형에 의한 체계적인 분석에 의하지 않고서는 예측력이 크게 저하
물가안정을 목표로 통화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기관으로서 한국은행은 거시모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경제예측모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제예측 및 정책효과분석에 활용해오고 있음
*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경제전망 과정에 모형을 활용함에 있어서 한 가지 모형에만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형태의 모형을 구축하고 목적에 따라 달리 사용하는 다모형접근방식(multi-model approach)을 따르고 있는데 한국은행의 경제예측모형 시스템도 전망의 시계 및 목적별로 다양한 형태의 모형으로 구성되어 있음.
경제예측모형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모형들 가운데 제반 경제변수간의 유기적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핵심모형은 분기 거시계량경제모형임
분기 거시계량경제모형은 소비, 투자, 물가 등을 결정하는 여러 행태방정식으로 구성된 규모가 큰 연립방정식 모형으로서 대내외여건이나 정책변화 등을 감안한 경제예측을 수행함에 있어서 근간이 되는 모형
한국은행의 분기 거시계량경제모형은 1980년대 이후 대체로 5년을 주기로 경제구조의 변화를 반영하여 개발·개선(BOK87, BOK92, BOK97)되어 왔음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외생적 충격과 구조조정 진행, 경제주체들의 행태변화 등 큰 폭의 구조변화를 겪음에 따라 새로운 모형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으나 재추정에 필요한 충분한 시계열이 확보되지 못하여 모형개발 작업이 지연되어 왔음
→ 경제전망의 정확성이 낮아지는 현상 경험
그러나 경제시계열이 점차 축적되고 2004년 말에는 2000년 기준 국민계정 시계열 자료가 새로 발표됨에 따라 당행은 그간의 모형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설명력 및 경제예측력이 보다 높은 신규모형을 개발
신규모형은 분기 원계열을 활용하여 추정한 BOK04 모형과 계절조정 시계열을 이용한 BOK04SA 모형 등 2개의 모형으로 구성*
* 경제전망 작업의 신속성 확보 차원에서 계절더미변수(seasonal dummy variables)를 이용하여 추정한 것이 BOK04 모형이고 경제변수간 인과관계를 좀더 정교하게 파악하기 위해 계절조정한 시계열로 추정한 것이 BOK04SA 모형임. 자료에서는 경우에 따라 신규모형들을 BOK04 모형으로 통칭하였음
Ⅱ. BOK04 모형의 특징
1. 모형의 규모 및 주요 개선 내용
(모형의 규모)
BOK04 및 BOK04SA 모형은 소득·지출이론을 중시하는 케인즈안(Keynesian)체계에 바탕을 둔 일반균형개념의 중규모 모형으로서 5개의 수요부문(최종수요, 대외거래, 금융시장, 부동산시장, 재정)과 4개의 공급부문(임금·물가, 노동, 잠재GDP, 자본스톡) 등 총 9개의 블록으로 구성
모형별로는 BOK04 모형은 48개의 행태방정식과 33개의 정의식을 포함하는 총 81개의 연립방정식 체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BOK04SA 모형은 행태방정식 46개와 정의식 26개로 총 72개의 연립방정식 체계로 구성
이들 모형은 외환위기 이전에 개발된 BOK97 모형과 비슷한 규모이나 예측능력을 상대적으로 높이기 위해 외생변수의 수를 크게 줄인 점이 구별
(신규 모형의 주요 개선 내용)
신규모형은 BOK97모형의 기본 골격을 유지함으로써 기존 모형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경제구조 및 경제주체의 행태 변화와 통계편제 방식 변경 등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설계되었음
또한 경제개방 확대 등을 반영하여 해외여건의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하게 계측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貯量(stock)과 流量(flow) 변수의 관계를 명시적으로 고려하는 등 모형을 선진화하였음
각 블록별 주요 개선내용은 다음과 같음
민간소비 함수에 가계대출 등 유동성제약 변수를 고려하고 설비투자 함수의 설명요인으로 기대심리지표와 불확실성지표를 포함
BOK97 모형의 구축시점과는 달리 현재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하고 있고 금리가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경로를 명시적으로 정식화
외환위기 이후 금융 및 자산 가격의 변화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커진 점을 반영하기 위해 금리 등 금융변수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구분 설계
경제 개방화가 급속히 진전되었음을 감안,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구매력 변화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 지표를 설명변수로 활용
자본스톡, 잠재GDP 등 공급블록을 보다 확충하여 공급충격의 영향에 대한 분석이 가능토록 하고 내생화된 자본스톡을 통해 잠재GDP가 내생적으로 결정되고 GDP갭률을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
UN, OECD 및 IMF 등 국제기구에서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국민계정편제기준(1993 SNA: System of National Accounts)에 의한 국민계정의 2000년 기준년 개편결과를 모형 추정시 반영
2. 모형의 추정 및 예측력
(모형의 추정)
BOK04와 BOK04SA 모형 모두 1990년 1·4분기부터 2004년 4·4분기까지의 60개 분기자료를 이용하여 추정
BOK04 모형은 계절조정전 원계열을 직접 사용하고 BOK04SA 모형은 계절조정된 시계열을 사용
개별 행태방정식은 통상최소자승법(OLS)을 이용하여 추정하되 개별 시계열이 불안정(non-stationary)하고 변수들 사이에 공적분관계가 성립하는 경우 선정된 변수들간의 장기적 관계와 단기동학적 구조가 동시에 고려될 수 있도록 오차수정모형(error-correction model)을 구성
(모형의 예측력)
2000년 1·4분기부터 2003년 4·4분기까지 기간에 대하여 동태적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일반적으로 예측력 평가에 널리 사용되는 자승평방근퍼센트오차(RMSE% : root mean squared percent error)*를 계산한 결과 두 모형 모두 대부분의 변수에 대해 RMSE%가 5% 이내의 수치를 나타냄으로써 모형의 동태적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
Ⅲ. 정책모의실험 결과
콜금리, 정부지출, 국제유가 등 주요 정책 또는 관심 변수들의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및 시차구조를 신규모형을 통해 알아보기 위하여 정책모의실험을 실시
주요 변수들을 3년간(2001년 1·4분기~2003년 4·4분기) 실제치보다 증가 또는 감소시킬 경우 GDP, 물가, 경상수지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시산하는 방식으로 실시
* 편의상 원계열을 이용하여 추정한 BOK04 모형의 결과만 제시
① 콜금리가 실제치보다 25bp 낮았을 경우
GDP는 콜금리 하락에 따른 회사채 유통수익률의 하락 등으로 가용자금 및 금융자산이 늘어나고 소비 및 투자수요가 확대되는 데 기인하여 6분기까지 크게 오르다가(1차연도인 2001년 연간 0.09%) 총수요압력 증가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負의 실질잔고효과가 나타나면서 증가폭이 점차 축소
소비자물가는 1차연도에는 콜금리 하락 영향이 크지 않으나(1차연도 연간 0.06%) 수요압력이 현재화하면서 임금상승 등과 맞물려 2차연도 상반기까지 큰 폭으로 상승
경상수지는 소득증대에 따른 수입증가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 충격이 발생한 첫해인 2001년에 2.8억달러 내외 악화되며 이후 악화폭이 확대
② 정부지출(경상지출 기준)이 실제치보다 1조원 증가하였을 경우
정부 총지출에서 약 85%를 차지하는 경상지출이 1조원 증가할 경우 정부소비 증가 및 이에 따른 2차 효과 등으로 GDP는 첫해 0.04% 오르며 3차연도인 2003년에는 0.11% 증가
소비자물가는 GDP 증가로 서서히 올라 3차연도에 0.04%까지 차이가 발생하였으며 경상수지는 소득증대에 따른 수입증가 효과로 충격 발생후 3년 동안 약 10억달러 악화
③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였을 경우
GDP는 수출단가 하락에 따른 수출물량 증가와 뒤이은 내수진작 효과로 첫해 0.07% 증가하나 이후 물가상승 등으로 내수가 다소 위축되면서 증가폭이 다소 축소
소비자물가는 원화표시 수입단가의 상승이 비용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한편 수출증가로 총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확대되어 연평균 0.1% 정도 상승
경상수지는 주로 수출물량 증가에 의한 수출증대 효과에 힘입어 연평균 5.2억달러 정도 개선
④ 국제유가(Dubai유 기준)가 1% 상승하였을 경우
GDP는 국내물가 상승에 따른 내수둔화 및 수출감소 등으로 첫해 0.02% 내외 감소
소비자물가는 에너지관련 수입단가 상승과 이에 의한 비용인상 요인 발생 등으로 충격발생 1분기 후부터 크게 상승하여 첫해 0.02%, 3년 연평균 0.04% 정도 상승
경상수지는 총수요 감소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유수요의 가격 비탄력성으로 원유 수입금액이 증가하고 운송비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도 악화되어 연평균 2억달러 정도 악화
⑤ 세계교역물량이 1% 감소하였을 경우
GDP는 수출물량 감소를 통해 연평균 0.57% 정도 낮아지고 소비자물가는 성장둔화로 총수요 압력이 크게 줄어들어 연평균 0.31% 정도 하락
경상수지는 교역량 축소에 따른 수출감소가 소득감소에 의한 수입수요 감소를 상회하여 연평균 11억달러 내외 악화
Ⅳ. 평가 및 향후 개선 방향
경제구조가 복잡다기화되고 세계경제와의 연관성도 날로 심화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예측의 정도 제고에 기초가 되는 정합성 높은 모형의 확보가 매우 중요
이번에 한국은행 경제예측모형 시스템의 핵심모형인 분기 거시계량경제모형(BOK04 및 BOK04SA)이 새롭게 구축됨에 따라 향후 당행의 경제예측 및 정책효과분석 능력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기대
다만 동 모형들은 과거자료를 이용한 추정기법에 의존하여 설계되었으므로 경제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할 경우 현실 설명력 및 미래 예측력이 저하될 수 있음
따라서 경제예측의 정도 제고 및 정책효과분석의 유용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거나 경제구조 변화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추가될 때마다 상시적으로 모형을 재정비하는 것이 중요
또한 최근의 경제이론 및 컴퓨팅 기술의 발전을 반영하여 계량경제모형을 더욱 선진화시키고 경제전망시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거시전망의 확률분포까지 감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모형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
한편 신규모형의 구축으로 핵심모형의 현실 설명력이 높아져 모형설정의 오류에 의한 전망오차 발생은 상당히 축소되더라도 경제상황의 급변, 예기치 못한 경제내외적인 충격 등으로 야기되는 예측오차는 모형 재구축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미시적 모니터링 기능강화 등을 통해 모형설정 이외의 부분에서 예측오차를 줄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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