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올해 들어서 건설경기는 위축되는데 부동산 가격은 들썩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건설 기성액은 지난 1분기에 2.8% 증가에 그쳤다. 반면 강남 재건축이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나 각종 개발관련 토지 가격은 언제 투기가 재연될지 모르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한편으로 투기 재발을 막기 위해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고 부동산 세제를 강화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지나친 건설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양도세 부담을 낮추는 등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과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면서도 건설경기 불씨를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부동산 버블 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전문가 제임스 스미스 박사는 최근 미국의 부동산 가격상승은 버블이라고 볼 수 없으며 앞으로도 건설경기는 호황을 지속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미국의 주택소유율을 살펴보면 지난 95년 64% 수준이던 것이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2004년에는 69%를 기록했다. 장기간 안정세를 보이던 주택소유율이 이렇게 급등한 데에는 가계의 구매력향상이나 모기지 활성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늘어나고 있는 고령 인구이다. 연령별로 보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령 인구의 주택소유율이 가장 높다. 앞으로도 고령 인구는 늘어날 것이고 이들의 주택소유 욕구가 높기 때문에 주택건설 경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역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남의 얘기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늘어날 고령 인구들의 주택수요, 은퇴시기를 앞둔 베이비 붐 세대들이 노후 대비를 위해 어떤 투자 패턴을 보일 것인가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부동산 세율 조정과 단기적인 투기 대책만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된다.

앞으로 부동산 및 건설경기 대책은 다수의 국민들이 양질의 주거환경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와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재산을 늘리려는 투자 목적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수립돼야 한다. 일부 극성투기 세력의 문제로만 보고 접근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잠재적인 투자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거환경이 좋은 강남과 같은 곳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은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다시 높여 놓을 것이다. 이 같은 싸이클이 형성되면 어떤 수요 대책도 투기를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중산층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주택과 주거 환경을 충분히 공급할 것이라는 신뢰를 시장에 주어야 한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주택공급에 나선다면 부동산 투기 억제와 건설경기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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