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영 시인 ‘너를 닮은 빈집 하나’ 출간…추억과 맞닿아 있는 인생의 흔적들을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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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솜
2011-06-27 16:11
서울--(뉴스와이어)--인생의 아름다운 흔적을 담아낸 오무영 씨의 두 번째 시집 ‘너를 닮은 빈집 하나(도서출판 한솜)’가 출간되었다. 오무영 시인의 시는 풍경처럼 다가온다. 혼자 돌아다니다 집을 잃었던 어린 시절처럼 지금도 시간날 때마다 정처없이 길을 걷는다는 시인은, 그답게 시의 구절마다 다채로운 풍경을 담았다.

본문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작은 어촌 구룡포에서’ 중 눈에 띄는 시는 ‘비켜 가는 구름’과 ‘하늘 정원’이다

먼 산 잘 보이던 길/ 빌딩과 굴뚝이 가로막고/ 콘크리트 기둥이 밀고 들어와서/ 마지막 숲의 전도사 자리마저 내주었다/ 갈 데 없는 폐기물/ 터지고 윤기 잃은 나무토막/ 수없이 대못에 박히며/ 몸짓으로 나누던 온기/ 눈을 감는다/ 양지에 누운 듯이 가벼워지는 몸/ 미소를 머금은 파란 잔디, 숨소리 들리고/ 예쁜 치마 머리맡에 걸치며 다가오는 소녀/ 여기가 하늘 정원인가?/ 산업 폐기물 반입 금지함 (‘하늘 정원’ 중에서)

어릴적 추억을 간직했던 푸른 숲은 이제 빌딩과 콘크리트 사이에서 갈 길을 잃었다. 한없이 따뜻하기만 했던 푸른 정원이 삭막하고 차디찬 곳이 되었다.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차갑게 변한 것일까? ‘산업 폐기물 반입 금지함’이라는 마지막 구절이 쓸쓸함과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2장 ‘붉은 단풍 속으로-백양사에서’는 ‘자전거 바퀴살’이라는 시가 인상적이다.

숨막히는 줄 모르고/ 바퀴통에 묶여 굴러가던 바퀴살/ 그 굴레를 벗어나 노랑꽃 우거진 들길을/ 마음대로 달리고 싶었다/ 쉴 적마다 짐짓/ 가냘픈 몸 흔들어 이음새를 넓혔다/ 기름칠하던 손길은 헐거워, 녹슨 살은 비켜 가고/ 그예 쓰레기더미에 버림받았다/ 멋대로 구르고 싶던 녹슨 살의 생/ 가슴 벅차서 쓰레기더미를 헤치고 나와서/ 몇 번이고 홀로 서 보았다/ 바로 설 수도 없는 걸. (‘자전거 바퀴살’ 중에서)

바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누구나 일탈을 꿈꾼다. 하지만,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행복감은 그것을 잃고 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시인은 이 점을 ‘자전거 바퀴살’에 빗대어 꼬집고 있다. 자유를 갈망하던 바퀴는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굴레에서 벗어나자마자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버리고 만다. 바퀴를 보며 힘들지만 힘차게 달릴 수 있었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혼자서는 설 수조차 없는 바퀴로 인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는 사실, 바퀴가 우뚝 일어나 쌩쌩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지도 모른다. 자신과 꼭 닮아 있는 바퀴가 신나게 자유를 누리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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