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관광인프라 확충 위한 규제개혁 방안’ 보고서 발간
유럽을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호텔에서의 하룻밤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번쯤 꼭 방문해보고 싶어하는 숙박시설이 얼마나 있을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산림을 활용한 휴양시설, 고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숙박시설의 건축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행 국토계획법 상 경사도가 21도 이상인 산지에는 관광숙박시설을 포함한 건축물의 신·증축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문화재보호법에서는 고궁 등 문화재를 숙박시설로 이용하는 것은 물론 주변 100m 이내에 건축물을 건축하는 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 확충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가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최근 발간한 ‘관광인프라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 방안’ 보고서를 통해 숙박시설, 레저시설 등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한 규제개혁 및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은 139개국 중 32위로 GDP 규모(13위), 국가경쟁력 순위(22위)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관광 관련 규제(53위)가 많고 정책지원(94위)은 부족하여 숙박, 레저시설 등 관광 인프라(56위) 확충이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한 규제개혁방안’ 보고서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08년 이후 외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여 1,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1인당 호텔 객실 수는 스위스, 독일 등 관광선진국은 물론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주변국에 비해서도 크게 부족하다. 작년 10월 영암 F1 그랑프리 대회 당시 약 16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렸으나, 숙박시설 부족으로 외국 취재진이 경기장 인근 러브호텔에 투숙한 사실이 해외에 보도되는 등 국가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손님을 맞을 방도 마련하지 않은 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만 열을 올린 셈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수도권 지역의 관광호텔 객실 이용률은 91.2%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외국인 관광객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각종 토지이용 규제로 숙박시설 확충이 어렵기 때문이다.
관광숙박업계는 수도권 지역 숙박난 해소를 위해 기존 관광숙박시설의 증축을 계획하고 있지만 기존 건물이 도시계획조례상 용적률 상한에 놓여있어 사실상 추가적인 객실 확보가 불가능하다.
또한 현행 건축법에서는 관광호텔 사업장 중 도시계획시설 설치예정지로 지정된 부지를 대지면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는 관광호텔의 가용 연면적 및 건축면적이 줄어들어 증축 등 부지활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부지확보가 어려운 수도권의 특성 상, 숙박시설의 신축을 통한 객실 확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존 시설의 증축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하며, “관광숙박시설에 대한 용적률을 완화하는 한편, 도시계획시설 미집행 부지를 대지면적에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수도권 지역의 숙박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산업은 대외무역법 상 수출산업으로 분류되어 있어, 외화획득을 위한 원료사용 지원 대상이다. 그러나 관광호텔·테마파크 등 관광서비스업에 사용되는 전력 및 도시가스는 일반용 요율을 적용받고 있다. 수출산업으로 분류되는 제조업 공장은 일반용에 비해 20~30% 저렴한 산업용 요율을 적용받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보다 외화 가득률이나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관광산업이 제조업에 비해 비싼 전력·가스요금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산업간 형평성 위배 뿐 아니라, 높은 전력·가스요금이 호텔 객실료, 유원시설 입장료 등에 전가되어 관광상품의 가격 경쟁력 저하를 초래한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책목적 달성을 위해 관광산업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제시되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공공부문 에너지 위기단계 조치계획’에 따라 골프장 야간조명 사용을 금지시킨 것은 고유가 시대의 에너지 절감을 위해 관광·레저시설 운영의 희생을 강요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그로 인해 최근 국내 골프장들은 야간 라운딩을 운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과거에는 영업종료 후 실시하던 코스 보수 작업을 주간 영업시간을 이용해 진행하고 있다. 야간조명 사용금지로 인한 에너지 절감액은 18홀 골프장 기준 5,200만원에 불과한 반면, 사실상 야간 영업 금지로 인한 매출손실은 약 14억 6천만원에 육박한다. 이에 대해 골프장 업계는 지경부 장관을 상대로 ‘에너지 사용 제한 집행정지’를 신청하였으며, 법원은 업계의 손해 예방을 위해 본안 판결 선고 전까지 당분간 조명타워 점등금지 조치의 집행을 정지하도록 했다.
전경련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관광인프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 25選을 발표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관광인프라의 확충 없이는 차별화된 관광아이템, 관광분야 전문인력 확보 등 소프트웨어 부문의 강화가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숙박·레저 등 외국인 관광객이 ‘머무르고’, ‘즐길 수 있는’ 시설 확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개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61년 민간경제인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설립된 순수 민간종합경제단체로서 법적으로는 사단법인의 지위를 갖고 있다. 회원은 제조업, 무역, 금융, 건설등 전국적인 업종별 단체 67개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기업 432개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외자계기업도 포함되어 있다. 설립목적은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올바른 경제정책을 구현하고 우리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는데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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