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국제학교 만든 한국인 부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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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투데이
2011-07-27 12:45
라오스--(뉴스와이어)--동남아시아의 최빈국 라오스에서 열정으로 시작해 어느덧 번듯한 국제학교를 설립해 운영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부부가 있다.

사립대학과 국제학교가 밀집된 교육의 중심가 비엔티안 ‘싸판통(Saphanthonh)’에 위치한 ‘샤론국제학교(Sharon International School)’의 백규현, 이진숙 부부가 주인공들이다.

이들 부부는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지난 2005년 1월, 샤론국제학교를 개교했고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하며, 미국 텍사스 커리큘럼 교육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샤론의 교육은 교과서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인성교육과 다양한 체육활동을 통한 정신건강교육 등 기존의 라오스 교육방식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끊임없는 노력으로 라오스정부도 이들 부부가 만든 학교를 ‘국제학교’로 인정했으며, 미국 텍사스 주정부도 미국식 커리큘럼을 따르는 국제학교로 인정했다.

학교에서 처음 만난 이진숙 교장은 “다른 국제학교에 비해 저렴한 수업료를 받아 교육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지만, 지금은 입소문이 퍼지면서 현재 재 입학률은 100%에 육박할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치부만 있었던 이곳에 학부형들이 초등학교 과정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해 현재 4학년까지 운영 중”이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집무실에서 만난 백규현 원장은 때마침 해외자원봉사단의 활동 지원을 맡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백 원장은 기자를 만난다는 것이 멋쩍었는지 “말주변은 이진숙 교장이 나보다 낫다”며 아내에게 인터뷰를 떠맡겼다.

차 한잔과 함께 대화를 시작한 이진숙 교장은 “10년 전 여행 차 라오스를 방문한 게 인연이 됐다”며 지난 시절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이 교장은 “국내에서 유치원을 운영한 경험도 있고 해서 그런지 라오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말하고 “처음 라오스에 와서 동독대 부설 유치원을 찾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와 너무 다른 환경 속에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을 보고 충격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으로 돌아간 이 교장은 “우리가 라오스를 위해 보람된 일을 해보자”고 다짐하고는 남편과 교육을 통해서 기쁨을 나누자는 뜻을 품고, 지난 2002년 아이들과 함께 라오스로 오게 됐다고 했다.

이 교장은 “라오스에서 교육 사업을 시작하기 전 현지 언어를 습득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2년 동안 언어 배우는데 몰두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라오스언어를 배운 것이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막상 교육 사업을 시작하려니 유치원 임대와 절차상의 문제 등 많은 난관에 부딪치고 무엇보다 내가 추구하는 교육의 목적은 라오스인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가르치고자 함이었는데 현지교사와 대화하면서 서로 뜻이 달라 계획수정이 불가피 했다”며 특히 “현지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사를 찾기가 쉽지 않았고, 교재와 수업시스템 등을 글로벌 시대에 맞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과 미국의 커리큘럼을 접목한 국제학교설립으로 방향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튿날 다시 만난 백규현 이사장도 당시 상황을 들려주었다. 그는 “라오스 방문 당시 만난 한국인을 통해 사전정보조사 자료를 받던 중, 라오스정부가 외국인에게 교육사업기회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무릎을 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큰아들의 반대가 심했다”며 “사춘기였던 아이는 라오스에 오기 싫어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애를 많이 먹었다”고 어려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백 이사장의 끈질긴 설득 끝에 라오스에 오게 된 가족은 오자마자 또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부부는 라오스에서 교육 사업을 시작했고 자녀들은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던 것.

그는 “당시 아이들과 헤어져 있는 것을 집사람이 많이 힘들어 했다”며 “부모의 보살핌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가족이 외국에 나와 있는 것만으로 힘든데, 떨어져 있어야만 했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 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그래도 아이들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였고, 공부도 곧 잘해 큰 아들은 현재 미국 댈러스에서 대학생활을 한다”며 “군 제대 후 잠깐 라오스에 같이 지내는 지금은 문서번역이나 통역 등 아이들이 버팀목이자 나에게는 큰 힘이 되어준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백규현 이사장은 교육사업 외에도 다양한 봉사활동과 라오스를 위해 헌신하는 인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는 매년 군 단위로 1~2곳의 학교를 지정해 화장실 리모델링을 지원하고, 교과서가 없어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과서 지원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백 이사장은 “전교생이 167명인 비엔티안주 싸이쏨본의 초등학교에 교과서를 지원해준 적이 있었다”며 “당시 5학년이던 한 학생이 자신만의 교과서를 처음 가져본다고 기뻐하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면서 “그날 이후로 없는 아이들, 열악한 환경의 어린이들에게 교과서 지원 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화장실 지원과 교과서지원 등의 비용은 우리학교에서 발생한 몇 푼 안되는 수익과 한국의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그러나 “보다 많은 라오스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라주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못내 아쉬워했다.

이뿐 아니라 백규현 이사장은 비엔티안 시내에 ‘깽빠양 고아원’을 설립, 12명의 불우한 아이들을 보살피고, 외곽 지역 나노초등학교 지원 등 다양한 NGO활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또 라오스 교육부의 요청에 의해 태풍 하이마로 큰 피해를 입은 보리캄싸이주의 초등학교 복구 및 지원책을 찾기 위해 직접 방문하는 등 도움이 절실한 곳이면 어디든 거절하지 않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런 백규현 이사장이 자신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경험한 것과, 라오스 생활과 도전을 꿈꾸는 한국인들에게도 아낌없이 조언했다.

그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라오스는 미소가 있고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자존심 또한 무척 강한 사람들”이라면서 “가장 먼저 그들의 문화와 품성을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흔히들 라오스의 좋은 점만 보고 이곳 생활을 쉽게 생각하는데, 보이지 않는 문화의 차이점을 보다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며 “라오스인은 가족생활중심체의 습성을 가졌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사업이나 봉사활동 등에 신경을 쓴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이사장은 또 “라오스는 우리가 할 일이 많은 곳이며 사람들 또한 흡수력이 강하고 사고방식과 지식, 그들의 노하우 얻기 위해서는 사랑으로 접근하면 훌륭한 친구와 사업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부정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지만, 우선 긍정적 사고방식을 갖고 움직인다면 10~20년 뒤에는 반드시 달라 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라오스 생활에 익숙해진 이진숙 교장은 “우리 학교는 양질의 교육을 라오스 어린이들에게 보다 저렴하게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2월에 신축해 이전한 초등학교에 작은 도서관이 하나있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는 공간으로는 조금 작은 편”이라며 “지금의 도서관을 보다 크고 많은 책들을 구비해 아이들의 꿈도 더 크게 키워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의 열정만으로 라오스에 정착한 이진숙, 백규현 원장 부부는 남들에게는 라오스에서의 목표를 모두 이룬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 부부의 라오스 정착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었다. 그들에게 좋은 열매를 맺기를 기대해 본다.

(이 자료는 은둔의 땅 라오스 등 아세안 지역 현지소식 및 각종 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한국에 알리기 아세안투데이가 코리아뉴스와이어를 통하여 발표하는 보도자료 형식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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